불교

석굴암과 불국사 — 김대성이 두 생의 부모를 위해 세운 토함산의 불국토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4

경주 토함산에 오르면 동해를 바라보며 앉은 부처님과, 돌 위에 지어 올린 아름다운 절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석굴암과 불국사입니다. 1995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함께 이름을 올린 이 두 곳은, 약 1,200년 전 신라 사람들이 꿈꾸던 '부처님의 나라'를 오늘까지 고스란히 전해 주고 있어요. 오늘은 석굴암과 불국사에 담긴 이야기를 천천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 한 사람이 두 생의 부모를 위해 지은 절

석굴암과 불국사는 모두 신라 경덕왕 10년인 751년, 당시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짓기 시작해 혜공왕 때인 774년에 완공되었다고 전합니다. 두 유산은 같은 사람이 계획하고 비슷한 시기에 완성한 셈이지요.

여기에는 『삼국유사』에 실린 따뜻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김대성은 가난한 집에 태어났다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다시 부잣집에 태어나 재상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재상이 된 김대성은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부모를 향한 효심이 천 년을 넘는 불교 유산으로 남은 것이지요.

■ 석굴암 — 화강암으로 쌓아 올린 석굴 사원

석굴암은 자연 동굴을 판 것이 아니라, 화강암을 다듬어 사람이 직접 돔 모양으로 쌓아 올린 석굴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처음 이름은 '석불사(石佛寺)'였다고 해요.

안으로 들어가면 직사각형의 전실, 좁은 통로인 비도, 둥근 천장의 주실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전실 양쪽 벽에는 팔부신장이, 비도 입구에는 금강역사상이, 그 안쪽에는 사천왕상이 부처님을 지키고 있어요. 주실 한가운데에서 조금 비켜난 자리에는 본존불이 앉아 계시고, 둘레 벽에는 범천과 제석천, 보살, 십나한이 새겨져 있습니다. 본존불 바로 뒤 벽 한가운데에는 자비의 보살로 알려진 십일면관음보살상이 자리하고 있지요.

■ 불국사 — 돌 기단 위에 펼쳐진 부처님의 나라

불국사는 사람이 쌓은 석조 기단 위에 목조 건물을 지은 절입니다. 돌과 나무가 어우러진 모습 덕분에 고대 불교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아요.

불국사 안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보물 같은 유산들이 모여 있습니다. 다보탑과 석가탑, 청운교와 백운교, 연화교와 칠보교, 금동아미타여래좌상, 그리고 비로자나불까지 모두 국보로 지정되어 있어요. 수학여행 사진 속 그 돌계단과 두 탑이 바로 이곳의 주인공들이랍니다.

■ 세계가 인정한 신라 불교 예술의 걸작

유네스코는 석굴암의 조각과 불국사의 석조 기단, 그리고 두 석탑을 동북아시아 고대 불교 예술의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특히 석굴암은 건축과 수리, 기하학, 종교,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유산으로, 불국사는 불교의 가르침을 건축으로 잘 형상화한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어요.

가을이 깊어 가는 요즘, 토함산 단풍길을 따라 불국사에서 석굴암까지 걸어 보는 건 어떨까요. 김대성이 두 생의 부모에게 바친 마음처럼, 우리도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며 조용히 합장해 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출처: 국가유산포털 '석굴암과 불국사' 유네스코 등재유산 소개(heritage.go.kr),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석굴암과 불국사'(unesco.or.kr), 문화체육관광부 어린이 누리집 '한국의 세계유산 - 석굴암·불국사'(mc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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