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천수경 뜻 — 천수천안관세음보살 대비심과 신묘장구대다라니, 가범달마 번역 경전과 한국 독송본의 차이, 정구업진언부터 사홍서원까지 순서와 구성, 도천수대비가와 독송법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8

천수경(千手經)은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으로 중생을 살피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대비심(大悲心)과 그 공덕을 담은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중심으로 한 경전으로, 한국 불교에서 거의 모든 법회와 예불의 첫머리에 독송되는 가장 친숙한 경전입니다. 본래 경전의 정식 이름은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경』이며, 당나라 때 가범달마(伽梵達磨)가 한문으로 옮긴 번역본이 널리 쓰였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절에서 외우는 천수경은 이 경전의 핵심인 다라니에 여러 진언과 발원문, 참회문을 덧붙여 한국에서 의식용으로 엮은 독송본입니다.

아래에서는 천수경 뜻과 이름의 의미, 경전의 성립과 한국 독송본의 특징, 순서와 구성, 핵심인 신묘장구대다라니, 그리고 처음 독송할 때 알아 두면 좋은 점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천수경 뜻, 이름에 담긴 의미

천수(千手)는 천 개의 손을, 천안(千眼)은 천 개의 눈을 뜻합니다. 불교에서 천이라는 숫자는 정확히 천이라는 개수보다 한량없이 많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천 개의 눈은 세상 곳곳에서 괴로워하는 중생을 빠짐없이 본다는 지혜를, 천 개의 손은 그 중생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건져 낸다는 자비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은 관세음보살의 자비가 가장 크게 드러난 모습으로 이해됩니다.

정식 경명에 들어 있는 광대원만(廣大圓滿)은 넓고 크며 두루 원만하다는 뜻이고, 무애(無礙)는 걸림이 없다는 뜻이며, 대비심(大悲心)은 중생의 고통을 내 고통처럼 여기는 큰 자비의 마음을 말합니다. 다라니(陀羅尼)는 산스크리트어 다라니를 소리대로 옮긴 말로, 가르침을 잊지 않고 지니게 하는 힘, 또는 그런 힘을 지닌 신비한 주문을 가리킵니다. 이름을 이어 읽으면 천 개의 손과 눈을 가진 관세음보살의 넓고 크고 걸림 없는 대자비의 마음을 담은 큰 다라니를 설한 경이라는 뜻이 됩니다.

경전의 성립과 한국 독송본 천수경

관세음보살 신앙은 인도에서 대승불교와 함께 발달했고, 천수천안관세음보살 신앙은 밀교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봅니다. 이 계통의 경전은 중국에서 여러 차례 번역되었는데, 그 가운데 당나라 가범달마가 번역한 본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널리 읽혔습니다. 경전에는 관세음보살이 과거에 이 다라니를 듣고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천 개의 손과 눈을 갖추게 해 달라고 서원했고, 그 서원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한국에서 천수 신앙은 신라 때부터 확인됩니다. 『삼국유사』에는 경덕왕 때 눈먼 아이를 위해 어머니가 분황사 천수대비 그림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하자 아이가 눈을 떴다는 도천수대비가(도천수관음가) 이야기가 전합니다. 이는 천수관음에게 기도하는 신앙이 일찍부터 민간에 퍼져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우리가 지금 독송하는 천수경은 원래 경전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중심에 두고 앞뒤에 진언과 계청, 발원, 참회, 사홍서원 등을 붙여 의식에 쓰기 좋게 편집한 한국 고유의 독송본입니다. 그래서 같은 이름이어도 중국이나 일본의 천수경 독송과 구성이 다르며, 학계에서는 조선 후기 이후 의식집이 정비되면서 지금과 비슷한 형태가 자리 잡은 것으로 봅니다.

천수경 순서와 구성

한국 독송본 천수경은 크게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첫째,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입니다.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한다는 진언으로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흔히 마술 주문처럼 쓰이는 수리수리 마수리라는 말이 이 진언에서 나왔다는 설명이 자주 소개됩니다.

둘째,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과 개경게, 개법장진언입니다. 사방과 중앙의 신들을 편안하게 하고, 경전을 펼치며 가르침을 만나는 기쁨을 노래하는 부분입니다. 개경게의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는 위없이 깊고 미묘한 법은 백천만 겁이 지나도 만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셋째, 천수천안관자재보살 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 계청과 발원입니다. 관세음보살께 다라니를 청하며 나무대비관세음 원아속지일체법처럼 원아로 시작하는 열 가지 서원을 올립니다.

넷째, 핵심인 신묘장구대다라니입니다.

다섯째, 사방찬과 도량찬, 참회게와 참제업장십이존불, 십악참회입니다. 도량을 깨끗이 하고,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열 가지 악업을 하나하나 참회합니다.

여섯째, 준제진언과 여래십대발원문, 발사홍서원입니다. 중생을 건지고 번뇌를 끊고 법문을 배우고 불도를 이루겠다는 네 가지 큰 서원으로 마무리하며, 마지막에 삼보께 귀의하는 귀명례로 끝납니다.

이 흐름은 몸과 입과 마음을 정화하고, 서원을 세우고, 다라니로 자비를 불러일으키고, 참회한 뒤, 다시 큰 서원으로 돌아오는 수행의 순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 천수경의 핵심

신묘장구대다라니(神妙章句大陀羅尼)는 신비롭고 묘한 구절로 된 큰 다라니라는 뜻으로, 흔히 대비주(大悲呪)라고도 부릅니다.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로 시작하는 이 다라니는 산스크리트어 원문을 한자 소리로 옮긴 것을 다시 우리말 소리로 읽기 때문에 글자 하나하나의 뜻을 풀기보다 소리 그대로 외우는 전통이 이어져 왔습니다. 다라니는 번역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소리에 담긴 힘과 여러 뜻을 한정하지 않으려는 이유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됩니다.

내용을 학자들이 대략 풀어 보면, 삼보와 관세음보살께 귀의하고 그 덕을 찬탄하며, 관세음보살이 중생을 번뇌와 두려움에서 건져 주기를 청하는 구절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경전에서는 이 다라니를 지극한 마음으로 외우면 여러 재난과 병을 벗어나고 악한 업이 소멸한다고 설하고 있어, 한국 불자들은 기도와 49재, 각종 법회에서 이 다라니를 세 번 또는 여러 번 반복해 독송합니다.

천수경 독송할 때 알아 두면 좋은 점

천수경은 분량이 길지 않아 한 번 독송하는 데 보통 10분 안팎이면 충분하므로, 처음 불교를 접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외우기 좋은 경전으로 꼽힙니다. 사찰의 새벽 예불과 사시 불공, 각종 재(齋)의 시작에 거의 빠짐없이 독송되기 때문에 천수경을 알면 절의 의식 흐름을 이해하기 훨씬 쉬워집니다.

처음 독송할 때는 다음을 기억하면 도움이 됩니다. 먼저 한글 독송본을 보며 소리를 정확히 따라 읽고, 뜻풀이 해설서를 함께 보면서 각 단락이 무엇을 하는 부분인지 이해합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는 뜻보다 소리에 집중해 천천히 반복하면 어느새 외워집니다. 목탁 소리에 맞춰 대중과 함께 독송하면 박자가 잡혀 더 수월합니다.

무엇보다 천수경의 중심은 관세음보살의 대자비를 내 마음에 일으키는 데 있습니다. 경을 외우는 횟수보다, 독송을 통해 남의 괴로움을 살피는 눈과 도우려는 손을 내 안에 기르는 것이 천수경이 전하려는 뜻이라고 많은 스님들이 설명합니다.

정리

천수경은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대비심과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의식용으로 진언·발원·참회·서원을 엮은 독송본입니다. 신라의 도천수대비가에서 보이듯 천수관음 신앙은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고, 지금도 거의 모든 법회의 처음을 여는 경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천수경」·「천수관음」·「도천수대비가」 항목, 『삼국유사』 권3 분황사천수대비 맹아득안, 불교신문 불교상식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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