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모든것

뒷전 뜻 — 굿의 맨 마지막 거리에서 영산·상문·수비 같은 잡귀를 마당에서 먹여 돌려보내는 의례, 장님타령·신칼점 등 뒷전 순서와 지역별 거리굿·도진, 부정굿과의 짝 관계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4

뒷전은 굿의 맨 마지막에 마당에서 간소한 상을 차려 놓고, 굿판에 따라 들어온 잡귀·잡신에게 밥과 술을 먹여 돌려보내는 굿거리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뒷전' 항목은 뒷전을 "중부지방의 굿에서 잡귀를 돌려 보내는 마지막 굿거리"로 정의하고, 굿이 부정굿으로 시작해 뒷전으로 끝나는 형식은 전국적으로 예외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지역마다 이름이 달라 황해도에서는 마당굿, 평안도에서는 뜰덩굿, 동해안에서는 거리굿, 전라도에서는 중천멕이, 제주도에서는 도진이라고 부릅니다. 아래에서 뒷전 뜻과 뒷전에서 대접하는 영산·상문·수비 같은 존재, 무당이 장님이나 해산모로 분장해 벌이는 재담, 마지막 신칼점, 지역별 뒷전의 모습, 그리고 첫 거리인 부정굿과의 짝 관계까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뒷전 뜻 — 굿판의 마지막 손님을 대접하는 거리

무당굿은 여러 개의 '거리'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거리' 항목에 따르면 거리는 굿의 한 절차를 세는 단위로 '석' 또는 '석수'라고도 하며, 굿 전체는 대체로 십여 차에서 이십여 차의 거리로 구성됩니다. 흔히 '열두거리'라고 하지만 이는 실제 숫자라기보다 여러 제차가 있다는 개념적인 표현입니다. 이렇게 여러 거리로 이루어진 굿에서 대부분의 거리는 비교적 독립성이 강해 빼더라도 진행에 큰 지장이 없지만, 굿을 여는 부정굿과 굿을 닫는 뒷전(거리굿)만큼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거리로 꼽힙니다. 다소 간소해질 수는 있어도 생략되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뒷전에서 상대하는 대상은 성주·제석·대감처럼 굿의 주인공으로 모셔지는 신이 아닙니다. 백과사전은 뒷전을 "중요한 신이 아닌 잡귀들을 한꺼번에 풀어서 먹이는 제차"라고 설명합니다. 앞선 거리에서 신을 모실 때는 집 안 굿청에 성대한 상을 차리지만, 뒷전은 마당에서 나물·떡·밥·술 정도로 간소하게 상을 차려 놓고 합니다. 굿에서 신을 청하고 대접하고 즐겁게 놀린 뒤, 그 신들을 따라왔거나 주변을 떠돌던 존재들까지 빠짐없이 먹여서 돌려보내야 비로소 굿이 끝난다고 보는 것입니다. 서울굿 성주받이를 소개한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자료도 걸립 대목에서 "뒷전을 잘해야 비로소 제대로 된 굿"이라는 점이 강조된다고 전합니다.

뒷전에서 대접하는 잡귀 — 영산·상문·수비는 누구일까

뒷전의 주된 대상은 생전에 한을 품고 죽은 영산(靈山), 그리고 그를 따라온 수비·상문 같은 존재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들이 인간의 삶에 해악을 입힐 수 있는 존재이지만 정식 무속의 신으로 대접받지는 못하며, 뒷전에서 밥과 술을 먹으면 물러가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백과사전 '잡귀' 항목을 보면 이런 존재들의 범위가 더 넓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잡귀는 집안을 맡은 가신이나 마을을 맡은 동신과 달리 정처 없이 떠도는 외계신에 속하며, 대개 해를 끼친다는 점에서 사귀(邪鬼)라고도 불립니다. 크게 불행하게 죽은 사람의 사령(死靈), 병을 일으키는 역신, 그 밖의 잡신으로 나누는데, 사령에는 객귀·영산·손각시·몽달귀신·도령귀신, 역신에는 호구신·마마·두역신·우두신, 그 밖의 잡신에는 도깨비·수비·두억시니 등이 있습니다. 수비는 굿에 모여드는 온갖 잡귀를 뜻하는 말로 수배신(隨陪神)·수부(隨夫)라고도 씁니다.

같은 항목은 잡귀를 대하는 방법으로 예방과 사후 처리를 들면서, 온갖 잡신에 대해서는 모든 굿의 맨 끝 과정인 거리풀이(뒷전거리·거리굿)에서 무당이 영산상 같은 작은 상을 차려 대접하고 무가를 구송해 잡신들을 퇴송(退送)시킨다고 설명합니다. 즉 뒷전은 잡귀를 무섭게 쫓아내는 자리라기보다, 굶주린 손님을 마지막으로 먹여 달래서 해를 끼치지 않도록 보내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뒷전 순서 — 재담과 타령, 허수아비, 신칼점

뒷전은 무당굿 가운데 연극적인 성격이 가장 강한 거리 중 하나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이 제차에서는 장구잡이와 무당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소박한 연극을 연출하는데, 무당은 음탕한 장님이나 바람둥이, 해산모(아이를 낳는 여인) 등으로 분장해 골계적인 재담을 하고, 이를 장님타령·해산타령이라고도 부릅니다. 마을의 모든 액을 품은 상징적 존재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해학적으로 죄를 묻는 시늉을 한 뒤 태워 버리기도 합니다.

우리역사넷이 소개한 서울 성주받이의 뒷전(가진뒷전·갖은뒷전·각인뒷전·안당뒷전이라고도 함)은 성주를 모시는 모든 굿거리를 마치고, 뒷전상을 제외한 상 위의 음식을 모두 거둔 뒤에 벌어집니다. 여기에는 걸립·대감·텃대감·지신·맹인·서낭·영산·상문·수비 등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만신(무당)이 장구잽이와 재담을 주고받고 타령을 부르며 각 신격으로 바뀌어 한바탕 놀고 퇴장하는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대감 대목에서는 만신이 팥떡시루를 이고 밖으로 나가 집 곳곳에 술을 뿌리며 집안의 나쁜 것을 몰아내고, 텃대감 대목에서는 대주(집안의 가장)에게 장난스러운 말을 던지며 집을 잘 짓고 재수와 재물이 많아진다는 덕담을 나눕니다. 굿을 의뢰한 제가집 사람들도 이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뒷전의 끝은 대개 정해진 방식으로 마무리됩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제상의 제물을 조금씩 떼어 문밖에 버리고, 집 안에서 마당 밖으로 신칼을 던져 잡귀가 물러갔는지 확인합니다. 이때 칼끝이 바깥쪽을 향하면 잡귀가 물러갔다고 믿습니다. 굿 전체를 마무리하는 이 신칼점이 끝나야 굿판이 정리됩니다.

지역별 뒷전 — 마당굿·뜰덩굿·거리굿·중천멕이·도진

뒷전에 해당하는 거리는 전국에 있지만 이름과 모습은 지역마다 다릅니다. 황해도는 마당굿, 평안도는 뜰덩굿, 동해안은 거리굿, 전라도는 중천멕이, 제주도는 도진이라고 부릅니다.

동해안 별신굿의 거리굿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거리굿' 항목에 자세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거리굿'이라고도 하며, 각 굿거리에서 청배한 신들을 따라온 수비들을 풀어먹이는 굿입니다. 남자 무당인 화랭이가 주무와 반주무를 맡고 여자 무당은 참가하지 않습니다. 굿청의 제물을 조금씩 거두어 한데 섞어 큰 그릇에 담고, 탁주 한 말을 술통째 놓아둔 채 제상과 신위를 치운 뒤 진행합니다. 서당 훈장을 풍자하는 사장거리, 과거거리, 귀신 문열기, 관례거리, 골매기할매거리, 장님거리, 해녀거리, 어부거리, 출산거리처럼 사람 사는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보여 주는 대목이 이어지고, 한 대목이 끝날 때마다 바가지에 음식을 담아 제장 밖에 버립니다. 백과사전은 거리굿이 유교적 도덕률을 풍자하고 사람의 치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무의(巫儀)이면서 민속극적 의의도 지닌다고 평가합니다.

제주도의 도진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도진' 항목은 도진을 "제주도 지방의 굿에서 신을 돌려보내는 마지막 굿거리"로 설명하며 육지의 뒷전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제주 굿은 처음에 모든 신을 청하는 초감제를 장시간 격식 있게 하는 반면, 신들을 돌려보내는 도진은 간소하게 처리됩니다. 심방이 평복 차림으로 서서 "도해로다. 도진합서 행차도진 하옵소서……"로 시작하는 노래를 부르면 옆에 앉은 소미가 북을 치며 한 구절씩 따라 부르고, 옥황상제부터 삼승할망, 홍진국대별상, 초공·이공·삼공에 이르기까지 신의 위계에 따라 차례로 돌려보냅니다. 디지털제주문화대전의 제주큰굿 절차를 보면 도진은 군웅만판에서 뒤맞이로 이어지는 송신 의례 부분에 들어가며, 도진 뒤에 가수리와 뒤맞이가 이어집니다.

부정굿과 뒷전 — 굿의 처음과 끝은 왜 짝을 이룰까

뒷전을 이해하려면 굿의 첫 거리인 부정굿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부정굿' 항목에 따르면 부정굿은 굿을 할 때 제청의 불결하고 부정한 것을 깨끗하게 가셔내기 위해 굿의 맨 처음에 하는 거리입니다. 서울 지역에서는 작은 소반에 떡·전·과일·나물을 차리고 아무것도 넣지 않은 물, 재를 넣은 물, 고춧가루나 소금을 넣은 물 세 그릇을 놓습니다. 무당은 "앉아서 본 부정 서서 들은 부정 마루 넘어 오든 부정 재 넘어 오든 부정"처럼 여러 부정을 나열한 뒤 호구·영정·말명·영산·상문 등을 불러 기원하고, 신칼로 물을 찍어 제장 안팎에 뿌립니다. 소지를 올린 뒤 신칼을 던져 칼끝이 바깥을 향할 때까지 점을 칩니다.

부정굿의 대상에 영산·상문이 들어 있고, 마무리가 신칼점이라는 점에서 부정굿과 뒷전은 서로 거울처럼 닮았습니다. 처음에는 신을 모시기 전에 굿판을 깨끗이 하고, 끝에서는 신을 보낸 뒤 남은 존재들까지 먹여 보내 굿판을 다시 일상의 공간으로 돌려놓는 셈입니다. 백과사전이 "부정굿에서 시작하여 뒷전으로 끝나는 형식은 전국적으로 예외가 없다"고 적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편 뒷전을 단순히 잡귀를 풀어먹이는 거리로만 보지 않는 연구도 있습니다. 2016년 발표된 서울 노들제굿 뒷전거리에 관한 학술 논문은 뒷전에 터주·지신·업양·장독 등 마당과 관련된 신령이 들어온다는 점에 주목해, 뒷전거리가 마당의 여러 신령을 불러 재수와 복을 비는 거리이기도 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대청의 성주, 부엌의 조왕처럼 마당의 신령을 모시는 거리라는 해석입니다. 무당집이나 굿당에서 굿을 지켜볼 기회가 있다면, 굿이 다 끝난 것 같은 순간 마당에서 벌어지는 이 마지막 놀이까지 함께 보는 것이 굿을 온전히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굿 전체의 흐름이 궁금하다면 신이말했다 무속 게시판의 재수굿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2108) 글에서 서울 재수굿 열두거리를, 대감거리(대감놀이)와 창부거리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1739) 글에서 뒷전에도 등장하는 대감신을, 성주풀이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2345) 글에서 성주받이의 내력을 함께 읽어 보세요. 잡귀 가운데 마마신을 모시는 굿은 손님굿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2143) 글에, 신칼과 방울 같은 무구는 무당 방울과 부채의 의미(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1682) 글에 정리했습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뒷전」·「잡귀」·「거리」·「거리굿」·「도진」·「부정굿」 ·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성주받이 뒷전」 · 디지털제주문화대전 「제주큰굿」 · 학술 논문 「서울 노들제굿 뒷전거리의 의미」(2016, doi.org/10.21318/tkf.2016.05.63.171)

👉 신이말했다 카페 가입하고 새 글 알림 받기: https://cafe.naver.com/910401
https://sinimalhaetda.com
http://pf.kakao.com/_XrLFX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댓글 0

댓글은 승인된 회원만 쓸 수 있어요. 로그인 · 회원가입

[광고] 수원 청소업체 더원클린 010-9982-6805
광고 · 우리 사이트에 업체를 홍보하고 싶다면 카톡으로 광고 문의
🟢 네이버 카페 바로가기📗 공식 블로그 꿀팁 보기💬 카톡 1:1 상담+ 카톡 채널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