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감거리(대감놀이)는 서울·중부 지방의 굿에서 집터와 재복을 관장하는 대감신을 청해 놀리며 재물과 번영을 비는 굿거리이고, 창부거리는 광대신(예능신)인 창부신을 모셔 일 년 열두 달의 횡수(뜻밖의 액운)를 막고 흥을 돋우는 굿거리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두 거리는 무당의 재담과 춤, 타령이 가장 활발하게 펼쳐져 재수굿의 흥취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핵심 제차입니다.
서울이나 경기 지역의 굿판 영상을 보면 무당이 벙거지를 쓰고 돼지머리나 소다리를 든 채 익살스럽게 재담을 주고받으며 돈을 꽂는 장면, 혹은 고운 색동소매 옷을 입고 부채를 펴 들고 멋스럽게 타령을 부르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대감거리와 창부거리입니다. 이 두 거리가 왜 굿판에서 가장 흥겹고 중요한 순서로 꼽히는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대감」, 「대감굿」, 「창부굿」, 「굿」 항목을 바탕으로 상세히 알아봅니다.
대감신(大監神)이란 누구인가 — 벼슬한 조상부터 집터의 수호신까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감」 항목은 대감을 인간의 재복과 집안의 평안 및 번영을 담당한다고 믿는 무속 신격으로 정의합니다. 특히 서울·경기 지역과 황해도·평안도 등 중부 이북 강신무 권역에서 두텁게 신봉되며, 대감이라는 명칭은 신라 시대 이후의 무관 관직명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신을 뜻하는 고대어 검·감에서 왔다는 설이 함께 전해집니다.
굿판에서 모시는 대감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아 흔히 만대감이라고 부릅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서울·경기 굿의 대감거리는 크게 안대감(윗대감)과 바깥대감(아랫대감)으로 나뉩니다. 윗대감에는 최영 장군을 모시는 상산대감, 나랏대감인 별상대감, 오방신장 아래의 신장대감, 신당 앞의 전안대감, 그리고 굿을 의뢰한 제가집의 벼슬한 조상인 군웅대감과 몸주대감 등이 포함됩니다. 아랫대감에는 마을을 지키는 도당대감·부군대감, 대문을 지키는 수문장대감, 집터를 지키는 터줏대감(터대감), 재물을 맡은 업대감·천량대감 등이 모셔집니다.
대감거리(대감놀이)의 진행 — 시루를 이고 추는 춤과 대감타령
백과사전 「대감굿」 항목에 따르면, 재수굿이나 경사굿 열두거리 가운데 대감놀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굿 전체를 대감놀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대감신을 위한 상에는 팥떡시루와 쇠족(소다리) 두 개, 그리고 막걸리 한 사발이 차려집니다. 무당은 윗대감을 놀 때 협수와 전복을 입고 안올림벙거지(전립)를 쓴 채 삼지창과 청룡도를 들고 춤을 추다가, 바깥대감 순서가 되면 겉옷을 벗고 등거리만 걸친 소탈한 차림으로 바꿉니다.
터줏대감이 강신하면 무당은 소다리를 얹은 떡시루를 머리에 이고 안마당과 장독대, 뒤꼍을 돌며 술과 떡을 뿌립니다. 이어 굿청으로 돌아온 무당은 제물이 적다며 집주인과 익살스러운 승강이를 벌이다가, 욕심이 많은 내 대감, 탐심이 많은 내 대감으로 시작하는 「대감타령」을 부릅니다. 대감신은 먹고 마시며 놀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제가집과 구경꾼들이 복채(별비)를 내놓으며 신명 나게 함께 놀아 줄수록 더 큰 재물복을 내려 준다고 믿었습니다. 이때 손님들이 무당의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무감(대감무감)이 어우러지며 굿판은 잔치마당이 됩니다.
창부거리(창부굿)의 뜻 — 피리 불던 광대가 된 예능과 액막이의 신
대감거리 뒤, 열두거리의 마지막인 뒷전거리 바로 앞(열한 번째 거리)에 자리하는 것이 창부거리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창부굿」 항목은 창부(倡夫)를 무속의 광대신(廣大神)으로 정의하며, 생전에 피리나 젓대(대금)를 잘 불던 이름난 광대가 죽어서 창부신으로 추앙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굿판에서 피리와 젓대를 불던 악공 광대들이 무당의 남편이나 가족으로서 무속과 깊은 인연을 맺어 왔던 역사가 신격에 반영된 것입니다.
창부거리를 할 때 무당은 창부옷이라는 특별한 무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창부옷은 몸통이 초록색이고 양팔에는 길고 넓은 색동소매가 달려 있으며, 앞과 겨드랑이 밑이 트여 춤추기에 편한 옷입니다. 무당이 이 옷을 입고 오른손에 부채를 들면 곧 창부신이 되어 공수를 내리고 멋들어진 춤사위를 펼칩니다.
창부타령과 열두 달 홍수(횡수)막이 — 예술로 풀어내는 한 해의 평안
창부거리의 백미는 공수 뒤에 부르는 무가 「창부타령」입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창부타령」의 앞부분에는 전라도 남원의 광대가 서울로 올라오는 여정을 그린 노정기(路程記)가 곁들여지고, 이어 서울 성안에서 한바탕 논 뒤 일 년 열두 달에 드는 홍수(橫數, 뜻밖의 나쁜 운수인 횡수)를 달마다 막아 주는 사설이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정월에 드는 홍수는 이월 개춘에 막아 내고, 이월 한 달에 드는 홍수는 삼짇날로 막아 낸다는 식으로 정월부터 섣달까지 열두 달의 액운을 노래로 풀어냅니다. 즉, 창부거리는 광대신의 예술적 흥취로 신과 인간을 즐겁게 하는 동시에, 한 해 동안 닥칠지 모르는 횡액을 예방하는 액막이 기능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서울굿 열두거리 속 대감·창부거리의 위치와 무감(巫感) 문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굿」, 「대감굿」, 「창부굿」 항목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의 전통 재수굿 열두거리는 부정거리로 굿청을 정화한 뒤 가망거리, 말명거리, 상산거리(별상거리), 대감거리, 제석거리, 성주거리, 호구거리, 신장거리, 창부거리, 뒷전거리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지역과 만신에 따라 일부 순서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앞부분의 거리들이 높은 신령과 조상을 엄숙하게 맞이하고 축원을 올리는 시간이라면, 후반부의 대감거리와 창부거리는 신과 인간이 한데 어우러져 신명을 풀고 현실적인 복록과 액막이를 기원하는 축제 공간입니다.
특히 대감거리에서는 굿을 의뢰한 제가집 주인이나 참석한 단골 손님들이 무당이 입던 대감 복식(전복과 벙거지)을 빌려 입고 부채를 든 채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무감(대감무감)을 섭니다. 백과사전 「강신무」 항목에서도 설명하듯 일반인이 굿판에서 무감을 설 때 흥분 상태나 몰아의 기쁨을 맛보더라도 이를 신병이라 부르지는 않으며, 오히려 가슴속에 쌓인 답답한 기운을 풀고 대감신의 복을 받아 가는 건강한 정화 의례로 여겼습니다. 이어 창부거리에서 광대신의 구성진 창부타령으로 열두 달 횡수까지 막고 나면, 참가자들은 비로소 한 해를 살아갈 마음의 위안과 활력을 얻게 됩니다.
굿거리의 구조를 알면 보이는 우리 무속의 지혜
대감거리와 창부거리는 엄숙하기만 한 의례가 아니라, 재물에 대한 소망과 뜻밖의 재액을 피하고 싶은 마음을 해학과 노래, 춤으로 승화시킨 서울·경기 굿의 정수입니다. 굿의 전체 구조와 다른 거리들이 궁금하시다면 굿이란 무엇인가 — 청신·대접·송신, 지역별 굿의 종류 총정리, 그리고 굿 권유받았을 때 결정 전 확인할 체크리스트를 함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감」(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3989),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감굿」(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3993),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창부굿」(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5430),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굿」(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6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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