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모든것

터주신(터줏대감)과 업신(업구렁이·업두꺼비) 뜻 — 집터와 재물운을 지키는 가신신앙과 터주가리 이야기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터주신(터줏대감)은 집의 울타리 안 집터를 지키며 집안의 재수를 관장하는 가신(家神)이고, 업신(業神)은 구렁이·족제비·두꺼비 등의 모습으로 집안에 머물며 재물과 복록을 불려 준다고 믿어온 재물신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옛 가정에서는 뒤꼍 장독대 옆에 짚으로 엮은 터주가리와 업항아리를 모시고, 시월상달 고사나 무당의 재수굿(대감거리) 때 정성껏 제물을 올렸습니다.

무속이나 신점 상담에서 집터가 세다, 터줏대감을 잘 대접해야 한다, 혹은 집안에 업이 들어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우리 전통 가신신앙(家神信仰)에서 집 건물 자체를 지키는 성주신, 안방의 삼신할머니, 부엌의 조왕신과 더불어 집터와 재물운을 맡아 온 핵심 신격이 바로 터주신과 업신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터주」, 「업」, 「가신신앙」, 「대감굿」 항목을 바탕으로 두 신의 역할과 모시는 방식을 정리합니다.

터주신(터줏대감)이란 — 울타리 안 집터와 재물 운수를 관장하는 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터주」 항목은 터주를 민간신앙에서 집의 터를 지켜준다는 가신으로 정의합니다. 집의 대들보에 깃들어 건물과 가주(집주인)의 평안을 총괄하는 신이 성주신(성조신)이라면, 터주는 집이 들어앉은 땅과 마당, 뒤꼍 등 울타리 안의 터 전체를 맡아 다스리는 지신(地神)입니다.

전통 사회에서는 집터의 기운이 그 안에 사는 가족의 길흉화복과 재수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터주를 흔히 터줏대감이라 높여 불렀고, 집안의 재물 운수와 토지 문서를 관장하는 복신으로 여겼습니다. 새집으로 이사하거나 집안에 우환이 생겼을 때, 또는 가을 추수를 마친 음력 시월상달에 고사를 지낼 때 성주신 다음으로 가장 정성껏 모셨던 대상이 바로 이 터주입니다.

터주가리 만드는 법 — 장독대 옆 짚가리와 햅쌀 단지

터주를 모시는 신체(神體)를 터주가리 또는 터주단지라고 부릅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집의 뒤꼍이나 장독대 가까이에 작은 오지항아리나 단지를 놓고, 그 안에 그해 농사지은 햅쌀(또는 벼)을 가득 담은 뒤 위를 고깔 모양으로 엮은 짚가리(주저리)로 덮어 비바람을 막아 두었습니다.

해마다 가을 추수가 끝난 음력 10월 상달이 되면 묵은쌀을 꺼내 떡이나 밥을 지어 집안 식구끼리 나누어 먹고, 다시 깨끗한 햅쌀로 갈아 넣었습니다. 터주단지의 쌀은 집안의 복이 담긴 것이라 여겨 남에게 주지 않고 반드시 가족끼리 먹었으며, 쌀을 갈아 넣을 때는 주부가 정화수를 떠 놓고 비손을 하거나 무당을 불러 굿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업신(業神, 업구렁이·업두꺼비) — 집안에 복을 가져다주는 동물 재물신

터주와 나란히 뒤꼍이나 곳간에 모셔진 또 다른 재물신이 바로 업(業, 업신)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업」 항목은 업을 집안 재물의 운수를 관장하는 가신으로 정의하며, 집안 한구석에 눈에 보이지 않게 깃들어 있다고 믿어졌다고 설명합니다. 업은 주로 동물이나 사람의 형상으로 상징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렁이(뱀)를 뜻하는 긴업(뱀업)과 족제비업, 두꺼비업입니다. 그 밖에도 돼지업, 소업, 개업, 그리고 어린아이 모습을 한 인업(人業) 등이 전해집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집안에서 커다란 구렁이나 두꺼비, 족제비가 나타나면 그 집의 업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 하여 절대 죽이거나 쫓아내지 않고 다른 곳으로 나가지 못하게 조심하며 보호했습니다. 만약 업구렁이를 해치거나 집안에 부정한 일이 생겨 업이 집 밖으로 나가 버리면 집안 재물이 흩어지고 가세가 기운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업 역시 작은 항아리에 쌀을 담아 업항아리(업단지)로 모시거나 터주가리처럼 짚주저리를 씌워 성주(업성조)나 터주(업대감) 옆에 함께 모셨고, 제주도에서는 이러한 뱀 형상의 부신(富神)을 칠성신(안칠성·밧칠성)이라 불러 「칠성본풀이」 무가로 전승해 왔습니다.

무당의 굿판에서 만나는 터줏대감과 대감놀이

무당이 주관하는 서울·중부 지방의 재수굿에서는 대감거리(대감놀이)를 통해 터줏대감과 업대감을 흥겹게 대접합니다. 백과사전 「터주」 및 「대감굿」 항목을 보면, 무당은 전복 차림에 벙거지를 쓰고 소다리를 얹은 시루를 머리에 인 채 안마당과 뒤꼍 장독대를 돌며 술과 떡을 뿌립니다. 이는 대감신이 자신이 관장하는 집터를 직접 둘러보는 의례입니다.

이때 무당이 부르는 「대감타령」에는 욕심이 많은 내 대감, 탐심이 많은 내 대감이라는 구절이 반복됩니다. 백과사전은 이를 한국인의 솔직한 재물 기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합니다. 대감신은 놀기 좋아하고 대접받기 좋아하는 성격이라 정성껏 대접하면 그만큼 재수(재물운)를 불려 준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시월상달 안택고사와 터주·업 모시기의 절차와 금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터주」, 「업」, 「고사」 항목을 종합하면, 옛 가정에서 터주와 업을 모시는 일은 일 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가을 시월상달(음력 10월)의 가장 큰 집안 행사였습니다. 집안의 주부는 생기복덕이 맞고 부정이 없는 길일을 택해 목욕재계하고, 대문 앞에 황토를 펴거나 금줄을 쳐 외부의 부정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이어 붉은 팥시루떡과 백설기, 정화수, 북어, 술과 과일을 정성껏 준비해 안방의 삼신과 마루의 성주신께 먼저 올린 뒤, 뒤꼍 장독대 옆의 터주가리와 업항아리 앞에 상을 차렸습니다.

특히 터주단지와 업항아리 안에 넣어 두었던 지난해의 묵은쌀을 꺼내고 새로 수확한 햅쌀을 채워 넣을 때는, 짚으로 새로 고깔 모양의 주저리를 깨끗하게 엮어 덮어 주었습니다. 이때 꺼낸 묵은쌀로 지은 밥이나 떡은 집안의 재물복이 흩어진다 하여 담장 밖 남에게 나누어 주지 않고 반드시 집안 식구들끼리만 먹었습니다. 만약 집수리를 하거나 땅을 파야 할 때도 터주신이 노하지 않도록 손 없는 방향과 날짜를 살폈는데, 이를 어겨 탈이 나는 것을 동티(동토)라 불렀을 만큼 집터와 가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깊었습니다. 만약 터주단지가 깨지거나 업구렁이가 다치는 일이 생기면 무당에게 신점을 보거나 안택고사를 다시 올려 집터의 기운을 달래 주었을 정도로, 터주와 업은 전통 가정이 삶의 터전을 소중히 가꾸어 온 상징이었습니다.

현대 주거 환경에서 이해하는 집터와 가신신앙

오늘날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에서는 장독대 옆에 짚으로 터주가리를 세우는 풍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사할 때 손 없는 날을 살피고, 새 보금자리에 들어가며 시루떡을 맞춰 나누거나 집안의 평안과 재물운을 기원하는 마음은 옛 터주·업 신앙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가신신앙의 다른 주인공들이 궁금하시다면 성주신과 성주풀이 이야기, 시월상달 상달고사 지내는 법, 삼신할머니와 금줄 이야기를 함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터주」(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9144),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업」(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6244),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가신신앙」(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0250),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감굿」(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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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참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터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업」,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가신신앙」,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감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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