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모든것

쌀점 뜻 — 무당이 쌀알을 던져 보는 신점, 척미점 보는 방법과 쌀알 숫자 해석, 『선조실록』 속 쌀점 이야기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쌀점은 무당이나 보살이 점상 위에 올린 쌀을 집어 던지거나 한 움큼 쥐어 뿌린 뒤, 손에 잡히거나 상 위에 떨어진 쌀알의 개수와 흩어진 모양으로 길흉과 신의 뜻을 읽는 전통 점법입니다. 한자로는 척미점(擲米占), 쌀알을 센다고 해서 산점(算占)이라고도 부르고, 제주도에서는 '제비쌀점'이라고 합니다. 쌀알이 홀수인지 짝수인지, 몇 알인지를 보는데, 홀수와 짝수 중 어느 쪽을 좋게 보는지는 자료와 무당마다 다르게 전해집니다.

신점을 보러 점집에 갔다가 무당이 쌀을 한 줌 집어 상 위에 흩뿌리고 한참 들여다보는 모습을 본 분이 많을 거예요.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쌀점」·「점복」·「점쟁이」 항목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왕조실록사전의 「쌀점(擲米)」 항목을 바탕으로, 쌀점의 뜻과 보는 방법, 쌀알 숫자 해석법, 그리고 조선시대 기록에 남은 쌀점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쌀점 뜻 — 쌀알에 실린 신의 뜻을 읽는 신시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쌀점을 "쌀을 가지고 숫자를 세어 길흉을 판단하는 점법"이라고 정의합니다. 대부분 무당·보살·명도 등이 사소한 문제로 찾아온 사람에게 앞일을 알려 줄 때 쓰고, 신들을 청해 기원을 드린 뒤 굿의 효험이나 건강을 물을 때에도 쓴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사전의 「점복」 항목은 한국의 점을 여러 갈래로 나누는데, 그중 신시점(神示占)은 점치는 사람의 몸 대신 어떤 물건에 신령이 깃들게 하고 그 물건에 나타난 징표로 미래를 예측하는 점법입니다. 이때 쓰는 물건이 쌀·엽전·방울·신장간·재 같은 것들이고, 쌀을 쓰는 것을 척미점, 돈을 쓰는 것을 전점, 방울을 쓰는 것을 영점이라고 구분합니다. 조선왕조실록사전도 쌀점을 "쌀이 놓여진 모습을 보고 신의 의사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신시점의 일종"이라고 풀이합니다. 쌀점 끝에 나오는 말은 결국 쌀알을 통해 드러났다고 믿는 신의 뜻, 곧 신의(神意)를 전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쌀점 보는 방법 — 던지고, 쥐고, 세고, 들여다보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소개하는 쌀점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알고 싶은 일을 물으면서 제상에 올려 둔 쌀을 손가락으로 조금 집어 위로 던져 올린 다음 손바닥으로 받아, 손에 잡힌 쌀알의 수를 세는 방법입니다. 다른 하나는 쌀 무더기에서 한 움큼을 쥐어 상 위에 던진 뒤 그 숫자를 세어 길흉을 정하는 방법입니다.

조선왕조실록사전은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적고 있습니다. 먼저 강신무가 점을 보러 온 사람(문복자)의 나이를 묻고, 점상이나 소반에 쌓아 둔 쌀을 조금 집어 던진 뒤 입으로 주문을 외면서 손가락으로 쌀을 가려냅니다. 그리고 떨어진 쌀알의 분포와 개수, 곧 홀수인지 짝수인지, 가로로 놓였는지 세로로 놓였는지를 보고 음양과 홀짝의 이치에 따라 점괘를 읽는다고 합니다.

「점복」 항목에는 또 다른 방식도 나옵니다. 상 위에 쌀을 뿌려 흩어진 상태를 보고 점을 치기도 하고, 상을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는 쌀알의 수로 점을 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조선왕조실록사전 역시 쌀알이 신의 힘으로 쟁반에서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것을 좋은 운으로 여겨 신의 뜻을 전한다고 적었습니다.

쌀알 숫자 해석법 — 홀짝법과 생기법

쌀알을 센 뒤 길흉을 판단하는 방법도 두 가지로 전해집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첫째는 홀수가 나오면 길하고 짝수가 나오면 불길하다고 보는 해석입니다. 홀수 가운데서도 7이 가장 좋고, 그다음이 9·3·5·1 순서라고 합니다. 다만 사전은 이 방식이 글을 모르는 여자 무당 가운데 드물게 보이는 것으로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덧붙입니다. 반대로 조선왕조실록사전은 대개 홀수를 흉운, 짝수를 길운으로 본다고 적고 있어, 홀짝의 길흉 해석은 자료마다 엇갈립니다.

둘째, 더 일반적인 것은 생기법(生氣法)에 따른 해석입니다. 생기법은 그날의 일진과 나이를 팔괘에 맞춰 운수를 보는 방법으로, 역학에 조예가 있어야 터득할 수 있다고 사전은 설명합니다. 팔괘 순서에 따라 일상생기·이중천의·삼하절체·사중유혼·오상화해·육중복덕·칠하절명·팔중귀혼의 여덟 단계로 나누고, 쌀알의 수를 여기에 맞춰 풀이합니다. 쌀알은 열 단위로 끊어 세기 때문에 11알, 12알, 13알은 각각 1, 2, 3으로 취급합니다.

사전이 예로 든 제주도 심방 안사인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1은 소원이 이루어질 괘, 2는 불길할 괘, 3은 어려운 문제가 풀릴 괘, 4는 혼이 날 일이 생길 괘, 5는 재앙이 일어날 괘, 6은 행복해질 좋은 괘, 7은 죽을 만큼 위험한 괘, 8은 이별할 일이 생길 괘입니다. 여기에 9는 천액이 내릴 괘(구궁천액), 10은 기원이 이루어질 좋은 괘(십지괘)가 더해집니다. 사전은 쌀점 괘에 대한 무당의 해석이 일정하지 않고, 무녀마다 달리 풀이하기 때문에 서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혀 둡니다.

조선시대 기록 속 쌀점 — 『선조실록』의 무녀 이야기

쌀점은 오래전부터 기록에 등장합니다. 조선왕조실록사전은 『선조실록』 선조 32년(1599) 3월 25일 기사를 용례로 들고 있습니다. 한 제독이 어떤 무녀를 꾸짖으며, 그 무녀가 동·진 두 아문에 드나들면서 제독의 나이를 묻고 쌀을 던져 길흉을 점쳤다고 말하는 대목입니다(원문 "問提督年歲 擲米占其吉凶"). 나이를 먼저 묻고 쌀을 던지는 방식이 오늘날 전해지는 쌀점 방법과 그대로 겹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조선왕조실록사전은 쌀점과 관련된 말로 미복(米卜)을 들고, 참고문헌으로 『경국대전』, 『청장관전서』, 『오주연문장전산고』, 이능화의 『조선무속고』(1927), 무라야마 지준의 『조선의 점복과 예언』(1933) 등을 제시합니다. 그만큼 쌀점은 조선시대 문헌부터 근대 민속 조사까지 꾸준히 다뤄진 대표적인 무속 점법입니다.

신점·공수와 쌀점은 어떻게 다를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점쟁이」 항목은 점치는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눕니다. 점치는 사람에게 신이 내려 공수로 미래를 말하는 신점(神占), 주문을 외워 신의 뜻이 물건에 나타나게 하고 그 형상으로 점을 치는 영점(靈占), 점책을 풀어 점을 치는 역점(易占)입니다. 쌀점은 돈점·산통점 등과 함께 영점에 속한다고 설명합니다.

한편 「무당」 항목에 따르면 강신무는 신내림으로 얻은 영력으로 점을 치고, 공수를 내려 신의 뜻을 무당의 목소리로 전합니다. 실제 점집에서는 신점과 쌀점을 함께 쓰는 경우가 많아, 무당이 공수를 내리면서 쌀점으로 신의 뜻을 한 번 더 확인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쌀은 우리 생활에서 가장 귀한 곡식이었고 굿상과 고사상에 빠지지 않는 제물이었기에, 신의 뜻을 묻는 도구로 쓰였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쌀점은 정해진 하나의 공식이 있는 점법이 아니라 지역과 무당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전통입니다. 같은 숫자가 나와도 무당마다 풀이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보면, 신점 자리에서 무당이 쌀알을 들여다보며 하는 말을 훨씬 차분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쌀점」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4064 / 「점복」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9840 / 「점쟁이」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9853 / 「무당」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8976 /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왕조실록사전 「쌀점(擲米)」 https://dh.aks.ac.kr/sillokwiki/index.php/쌀점(擲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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