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모든것

상달고사 지내는 법 — 시월상달 팥시루떡과 북어 세 마리, 성주·터주·삼신께 올리는 가을 집고사와 2026년 날짜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달고사는 한 해 농사가 끝난 음력 10월(시월상달)에 좋은 날을 골라 성주·터주·삼신(제석)·조왕 같은 집안의 신(가신)께 붉은 팥시루떡과 막걸리, 북어를 올리고 집안의 평안을 비는 가을 고사입니다. 2026년 음력 10월 1일은 양력 11월 9일(월)이니, 올해 상달고사는 11월 9일부터 12월 초순 사이에 날을 잡으면 됩니다.** 고사를 마친 뒤 시루떡을 이웃과 나누어 먹는 것이 오랜 관례예요.

요즘은 개업고사나 차 고사, 뱃고사처럼 '고사'라는 말을 더 자주 듣지만, 그 뿌리는 바로 이 가을 집고사에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고사」·「고사음식」·「상달」 항목과 디지털양주문화대전,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자료를 바탕으로, 시루떡 냄새가 온 동네에 퍼지던 상달고사 이야기를 천천히 들려 드릴게요.

시월상달이란? — 햇곡식을 신께 올리기 가장 좋은 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상달」 항목은 음력 10월을 '1년 중에서 가장 신성한 달'로 여겨 '시월 상달'이라 불렀다고 설명합니다. 한 해 농사가 끝나 하늘에 추수 감사의 제사를 올릴 수 있는 달이기 때문이에요. 고구려의 동맹, 예의 무천, 마한의 제천이 모두 10월에 열렸고, 고려의 팔관재도 10월 보름에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나라에서 종묘에 맹동제를 지내는 것으로 그쳤지만, 민간에서는 마을에서 동제를, 집에서는 가신제를 지내는 풍습이 오래 이어졌다고 해요.

백과사전은 이때 마을에서 무당이 주관하는 동제가 오늘날의 도당굿·대동굿·별신제로 이어졌고, 집에서는 가신 가운데 으뜸인 성주를 위해 무당을 불러 성주굿을 하며 「성주풀이」를 불렀다고 적고 있습니다. 음력 10월은 양력으로 대개 11월에 해당하니, 서양의 11월 추수감사절과도 시기가 겹친다는 점이 흥미롭지요. 지금 우리가 10월 3일 개천절을 기념하는 것도 고대의 10월 제천 전통과 맞닿아 있다고 백과사전은 풀이합니다.

고사와 굿은 어떻게 다를까? — 집안 단위의 '중간 크기' 의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고사」 항목에 따르면 고사는 '음력 10월 상달에 집안의 안녕을 위해 가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민간의례'입니다. 한자로 告祀라고 쓰지만 정말 한자어에서 온 말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해요. 최남선은 '고시레·고사·굿'을 같은 어원으로 보고, 작은 의례를 고시레, 굿만큼 크지는 않은 중간 크기의 의례를 고사라고 했습니다. 장구를 울리고 무악을 갖추어 춤을 추는 것이 굿이라면, 고사는 그보다 작은 규모라는 것이지요.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백과사전은 제사가 혈연, 곧 조상을 중심으로 한 의례라면 고사는 집터와 땅, 곧 지연을 중심으로 한 의례라고 구분해요. 그래서 고사는 원칙적으로 집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지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고사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에서 특히 많이 지냈고, 궁중에서도 지냈는데 궁중 기록인 '고사발기'를 보면 떡과 술, 북어가 중요한 제물이었다고 해요.

상달고사 상차림 — 붉은 팥시루떡, 백설기, 막걸리, 북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고사음식」 항목은 고사상에 시루·떡·술·돼지머리·북어·과일을 차린다고 설명합니다. 떡은 붉은 팥시루떡과 백설기 두 가지를 쪄요. 팥시루떡을 쓰는 이유는 붉은색이 화를 피하게 하고 악귀를 쫓는다고 믿었던 오래된 신앙에서 비롯되었고, 백설기의 흰색은 신성함을 뜻합니다.

성주·터주·조왕·수문신에게는 팥시루떡을 시루째 올리기 때문에 고사 날에는 시루를 여러 개 찌는데, 그 가운데 성주신께 가장 큰 시루를 드린다고 해요. 아기를 점지하고 지켜 주는 삼신(제석)께는 작은 시루에 찐 백설기를 따로 올립니다. 술은 막걸리를 큰 사발에 담고, 돼지머리와 북어는 희생의 뜻을 지닌 제물이며, 과일은 그 계절에 나는 것을 씁니다.

서울 사대부가의 상차림은 더 구체적입니다. 성주신께는 큰 시루의 팥시루떡을 대청 대들보 아래 소반에 받쳐 놓고, 정화수 사발을 떡 위에 얹은 뒤 그 위에 북어 세 마리를 올렸어요. 삼신께는 안방 다락 한쪽에 백설기 시루를, 터주신께는 장독대에 팥시루떡과 막걸리, 돼지머리를, 조왕신께는 부뚜막 한 단 높은 곳에 시루떡과 북어, 정화수를 올렸다고 합니다.

상달고사 지내는 법 — 택일부터 떡 나눔까지

디지털양주문화대전 「상달고사」 항목은 경기도 양주 지역의 순서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먼저 집안 식구들의 일진을 보고 10월 가운데 길한 날을 고릅니다. 이때 마을에 초상이나 출산 같은 부정이 있으면 고사를 동짓달로 미뤄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좋은 날을 가려 금줄을 치고 황토를 깔아 집 안에 부정이 들지 않게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고사는 양주의 경우 삼신(제석) → 성주 → 터주 → 대감 → 업의 순서로 올리고, 장독을 칠성이라 하여 칠성에도 백설기를 놓았습니다. 가신을 모두 위한 다음에는 부엌(조왕), 우물, 광, 화장실, 마당, 대문간 등 집안 곳곳에 떡을 조금씩 떼어 놓아 탈이 없기를 빌었어요. 백과사전에 따르면 의례는 주로 주부가 제물을 차리고 절한 뒤 두 손을 모아 비손하거나 축원하는 방식이었고, 지역에 따라 집주인 남자가 지내기도 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자료에는 터주가리 안 항아리에 넣어 두었던 묵은 벼를 햇벼로 갈아 넣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시루떡은 두어 말쯤 해서 동네에서 나눠 먹었고, 단골 무당을 불러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해요. 백과사전은 고사떡을 이웃과 나누는 관례 덕분에 집집마다 떡을 주고받으며 인정을 나누는 기회가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무당·승려·판수가 지내는 고사 — 안택고사와 고사반

고사를 조금 크게 지내고 싶을 때는 무당이나 승려를 불렀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무당이 고사를 할 때는 제금만 울리면서 축원하여 집안의 안과태평을 빌어 주었어요. 맹인 점복자인 판수(맹격)를 부르면 주로 안택경을 읽어서 '안택고사'라 했는데, 무당의 고사보다 조금 더 큰 규모였습니다. 안택고사는 시월보다 정월에 많이 지내서 '정월안택'이라는 말도 생겼고, 새해 운수를 비는 뜻이 함께 담겨 있었다고 해요.

승려를 부를 때는 떡을 하지 않고 '고사반'을 차렸습니다. 그릇에 쌀을 수북이 담고 실타래를 감은 숟가락을 꽂아 세운 것으로, 실타래는 수명 장수, 특히 아이들의 건강과 장수를 비는 뜻이었어요. 걸립승들은 이 고사반 염불을 하며 마을을 돌기도 했습니다. 「상달」 항목에는 지역에 따라 10월 소날(축일)이나 말날(오일)에 터주단지·조상단지·삼신단지의 곡식을 햇곡으로 갈아 넣는 것으로 굿을 대신했다는 이야기도 나와요.

2026년 상달고사 날짜, 말날과 병오일 이야기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자료를 바탕으로 한 날짜 표에 따르면 2026년 음력 10월 1일은 양력 11월 9일(월)입니다. 「상달」 항목은 시월 말날에 말의 신께 제사하는 풍습을 소개하면서, 같은 말날이라도 무오일은 '무(戊)'가 무성하다는 '무(茂)'와 소리가 같아 가장 좋은 날로 여겼고, 반대로 병오일은 '병(丙)'이 병(病)과 소리가 같다고 하여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고 적고 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달력에서 2026년 10월 23일이 경오일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세어 보면, 올해 음력 10월 안의 말날은 양력 11월 16일(갑오일)과 11월 28일(병오일)이 됩니다. 옛 풍습을 따르고 싶은 분이라면 11월 28일 병오일은 피하는 것이 전통에 맞겠지요. 마침 2026년은 병오년이기도 하니 재미있는 우연입니다. 다만 고사 날짜는 집안 식구의 일진을 함께 보아 정하는 것이 원래 방식이니, 택일이 어렵다면 단골 무당이나 점집에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아파트에 살아 대들보도 장독대도 없는 요즘이라도, 햇곡으로 찐 시루떡 한 접시를 놓고 한 해를 무사히 보낸 데 감사하는 마음만큼은 그대로 이어 갈 수 있습니다. 떡을 이웃과 나누며 "올 한 해 고마웠어요" 하고 인사를 건네 보는 것, 그것이 상달고사가 오래도록 지켜 온 마음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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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고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3626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고사음식」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3640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상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7036 , 디지털양주문화대전 「상달고사」 http://www.grandculture.net/yangju/toc/GC04301518 ,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https://contents.history.go.kr/front/km/print.do?levelId=km_036_0040_0020_0030_0050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정보 월별음양력 https://astro.kasi.re.kr/kor/life/pageView/5 , 명월당 「음력 10월 1일은 양력 몇 월 며칠?」(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자료 기준) https://myeongwol.kr/lunar/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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