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보살은 불교에서 지혜(반야)를 상징하는 보살로, 산스크리트어 만주슈리(Manjushri)를 한자로 옮긴 문수사리(文殊師利)의 준말입니다. '만주'는 훌륭하다·묘하다, '슈리'는 복덕이 많다·길상하다는 뜻이어서 문수보살이라는 이름은 '훌륭한 복덕을 지닌 분'이라는 의미가 되고, 같은 뜻으로 묘길상(妙吉祥)이라고도 부릅니다. 절의 대웅전에서는 석가모니불의 왼쪽(부처님 기준), 대적광전에서는 비로자나불의 왼쪽에 모셔지며, 오른쪽의 보현보살과 짝을 이룹니다. 오른손에 지혜의 칼, 왼손에 푸른 연꽃을 들거나 사자를 탄 모습으로 표현되고,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평창 오대산이 문수보살이 늘 머무는 도량으로 신앙되어 왔습니다. 아래에서 문수보살 뜻과 이름, 경전 속 역할, 모습과 상징, 문수보살의 10가지 서원, 자장율사와 오대산 문수신앙, 세조와 상원사 문수동자 이야기까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문수보살 뜻 — 문수사리·만주슈리·묘길상이라는 이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문수보살을 "불교에서 많은 복덕과 반야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라고 정의합니다. 문수는 문수사리(文殊師利) 또는 문수시리(文殊尸利)를 줄인 말이고, 범어 원어는 만주슈리입니다. 백과사전의 풀이에 따르면 '만주'는 달다, 묘하다, 훌륭하다는 뜻이고 '슈리'는 복덕이 많다, 길상하다는 뜻이어서 둘을 합하면 '훌륭한 복덕을 지녔다'는 의미가 됩니다. 같은 백과사전의 「문수보살상」 항목은 만수사리(曼殊師利), 묘길상이라는 다른 이름도 함께 소개합니다. 다음백과(브리태니커)는 여기에 묘음보살, 그리고 '언어의 주인'이라는 뜻의 바기슈바라라는 이름을 덧붙입니다.
문수보살이 '지혜의 보살'로 불리는 이유는 반야경과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은 문수보살이 부처님이 돌아가신 뒤 인도에서 태어나 반야의 도리를 널리 편 이로 전해지며, 『반야경』을 결집하고 편찬한 이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문수보살은 '모든 부처님의 스승이요 부모'라고 표현되어 왔는데, 반야경이 지혜를 중심으로 다룬 경전이고 지혜가 부처를 이루는 근본이기 때문에 생긴 표현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문수보살은 깨달음의 바탕이 되는 지혜 그 자체를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낸 보살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백과사전은 문수보살이 아주 오래전에 이미 성불하여 용존상불·대신불·신선불이라는 이름을 가졌으나 석가모니의 교화를 돕기 위해 보살의 자리에 머물고 있으며, 미래에는 보견여래(普見如來)로 불릴 것이라는 설도 함께 전합니다.
경전 속의 문수보살 — 유마경의 병문안과 화엄경의 선재동자
문수보살은 거의 모든 대승경전에 등장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문수보살상」 항목은 그중에서도 두 장면을 대표로 꼽습니다. 첫째는 『유마경』(유마힐소설경)입니다. 병을 앓는 재가 수행자 유마거사를 석가모니를 대신해 문수보살이 찾아가 병문안을 하고, 둘이 대승의 '불이(不二)' 법문을 놓고 문답을 나누는 장면으로, 지혜제일의 대보살이라는 문수보살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둘째는 『화엄경』 입법계품입니다. 깨달음을 구하는 소년 선재동자가 보살행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처음 묻는 상대가 바로 문수보살입니다. 불교신문 연재 「이야기가 있는 조선시대 불상」은 문수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보살행을 아는 지혜를 이루려면 반드시 선지식(좋은 스승)을 찾아야 한다며 남쪽 나라의 덕운스님을 찾아가라고 안내하는 내용을 소개합니다. 문수보살이 구도의 길을 처음 열어 주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화엄경에서 문수보살은 보현보살과 함께 비로자나불의 양쪽 협시보살이 되어 삼존을 이룹니다. 백과사전은 보현보살이 세상 속에서 실천하는 구도자의 모습을 보일 때 문수보살은 사람들에게 지혜의 좌표가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흔히 '지혜의 문수, 실천(행원)의 보현'이라고 짝지어 기억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문수보살 모습과 상징 — 지혜의 칼, 푸른 연꽃, 사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문수보살은 일반적으로 연화대에 앉아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푸른 연꽃을 든 모습입니다. 때로는 위엄과 용맹을 상징하는 사자를 타고 있기도 하고, 경전 두루마리(경권)를 든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다음백과는 오른손의 칼을 '무명(無明)의 구름을 잘라 버리는 지혜의 칼'로, 왼손에 든 것을 패엽(야자잎)으로 된 반야바라밀경으로 설명하며, 문수보살이 흔히 왕자처럼 치장한 모습으로 표현된다고 소개합니다. 칼은 번뇌와 어리석음을 끊는 지혜를, 사자는 그 지혜의 용맹함을 나타낸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수보살상」 항목은 문수보살의 도상이 관음보살처럼 뚜렷한 특징을 보이지는 않아서 일반 보살의 모습이나 동자의 모습, 사자를 탄 모습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석가모니불이나 비로자나불의 협시보살로 모신 예가 많고 단독상은 많지 않은데, 통일신라의 대표작으로 경주 석굴암의 문수보살상이 꼽힙니다. 오른손으로 잔을 받쳐 들고 본존을 향해 서 있는 우아한 모습입니다. 「보살상」 항목은 경북대학교에 소장된 사자 탄 문수보살 석상도 신라 작품으로 소개합니다.
절에서 문수보살을 찾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백과사전은 우리나라 사찰 대웅전에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좌측에 문수보살을 모시는 경우가 많고, 대적광전에도 비로자나불 좌측에 문수보살을 모시며, 문수신앙이 특히 강한 절에는 문수보살상만 모신 문수전(文殊殿)을 따로 둔다고 설명합니다.
문수보살 10대원 — 미워하는 이까지 깨달음으로 이끄는 서원
다른 불보살처럼 문수보살에게도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열 가지 큰 서원(십대원)이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정리된 내용을 쉬운 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루도록 갖가지 방편으로 불도에 들게 한다. 둘째, 문수를 비방하고 미워하며 해치려는 중생까지 모두 보리심(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내게 한다. 셋째, 문수를 사랑하든 미워하든, 바르게 살든 나쁜 짓을 하든 모두 보리심을 내게 한다. 넷째, 문수를 속이거나 업신여기고 삼보를 비방하는 교만한 이들도 보리심을 내게 한다. 다섯째, 문수를 천대하고 방해하며 찾지 않는 이까지 보리심을 내게 한다. 여섯째, 살생을 업으로 삼거나 재물 욕심이 많은 이도 보리심을 내게 한다. 일곱째, 모든 복덕을 깨달음의 길에 돌려 중생이 복을 받게 하고 수행자들이 보리심을 내게 한다. 여덟째, 육도의 중생과 함께 태어나 그들을 교화한다. 아홉째, 삼보를 비방하고 악업을 짓는 이들도 위없는 도를 구하게 한다. 열째, 자비희사의 넓은 마음으로 중생을 끊임없이 제도해 깨달음을 이루게 한다.
눈에 띄는 점은 열 가지 가운데 여러 서원이 '나를 미워하고 비방하는 사람까지' 깨달음으로 이끌겠다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지혜가 완성되면 분별심과 차별의식, 우열을 가리는 마음이 사라진다는 백과사전의 설명과 맞닿아 있는 대목입니다. 또 백과사전은 문수보살을 본존으로 하는 기도법으로 천재지변과 일식·월식, 병란 등을 피하는 문수팔자법(文殊八字法)이 있다고 소개합니다.
오대산 문수신앙 — 자장율사가 연 문수보살의 상주처
우리나라 문수신앙은 삼국시대부터 이어졌고, 그 기틀을 놓은 이는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자장은 화엄경에서 문수보살이 머무는 곳으로 말하는 중국 청량산(오대산)에서 수행하며 태화지의 문수보살 석상 앞에서 7일 동안 기도해 범어로 된 사구게를 받았고, 한 노승에게서 그 뜻풀이와 함께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를 받았습니다. 이때 신라에 구층탑을 세워 나라를 편안하게 하라는 부탁과 함께, 신라의 오대산이 문수보살이 머무는 곳이라는 가르침을 들었다고 합니다.
자장은 643년(선덕여왕 12) 귀국해 황룡사에 구층탑을 세우고 오대산 중대에 적멸보궁을 지어 오대산을 문수신앙의 중심 도량으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신라의 태자 보천과 효명이 오대산에 문수보살을 중심으로 한 오방위 신앙을 세웠다는 기록이 있으며, 통일신라의 보천은 오대산 중대가 1만 문수보살이 머무는 도량임을 강조했다고 백과사전은 전합니다. 「문수보살상」 항목은 이러한 신앙이 『삼국유사』 탑상편의 「대산오만진신(臺山五萬眞身)」 조 등에 보인다고 소개합니다.
백과사전이 꼽는 대표적인 문수도량은 오대산과 춘천 청평사이며, 이 밖에도 삼각산 문수암, 김포 문수암, 평창·옥천·서산·구미·김제·익산·고창의 문수사, 고성·울주의 문수암 등이 있습니다. 고창 문수산 문수사는 자장이 석굴에서 7일 기도하던 중 땅속에서 문수보살이 나오는 꿈을 꾸고 그 자리를 파 보니 문수석상이 나와 문수전을 지었다는 창건 설화를 지니고 있는데, 백과사전은 당시 신라와 백제의 대립 관계로 볼 때 자장이 이곳에 절을 세웠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입니다.
세조와 상원사 문수동자 — 국보 목조문수동자좌상의 이야기
문수신앙을 더욱 널리 퍼뜨린 계기는 조선 세조와 평창 오대산 상원사의 인연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상원사」 항목에 따르면 1464년(세조 10) 세조의 병세가 악화되자 정희왕후가 신미대사와 학열의 자문을 받아 상원사를 중창했고, 1466년(세조 12) 세조가 직접 오대산에 들러 낙성식이 열렸습니다. 이때 전해지는 이야기가 유명한 문수동자 설화입니다. 세조가 상원사 인근 계곡에서 목욕을 할 때 등을 밀어 준 동자승이 바로 문수보살이었고, 그 뒤 오래 앓던 병이 나았다는 것입니다. 불교신문은 세조가 "임금의 몸을 씻었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자 동자도 "문수동자를 만났다고 말하지 말라"고 답하고 사라졌다는 이야기와 함께, 지금도 상원사 입구에 세조가 옷과 갓을 걸었다는 관대걸이가 있고 문수전에는 그 장면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고 전합니다.
상원사 문수전에 모신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은 1984년 국보로 지정된, 높이 98cm의 조선 전기 불상입니다. 두 갈래로 묶어 올린 동자 머리에 앳된 미소를 띤 얼굴이 특징입니다. 1984년 7월 불상 안에서 발원문 등 복장유물 23점이 나와 함께 보물로 지정되었는데, 발원문에 따르면 이 상은 1466년 세조의 딸 의숙공주와 남편 정현조가 세조의 수복과 득남을 빌며 조성해 오대산 문수사에 봉안한 것입니다. 백과사전은 오랫동안 세조의 등을 밀어 준 동자승 전설과 관련된 상으로 알려져 왔지만, 발원문을 통해 실제 조성 내력이 밝혀졌다고 설명합니다. 연대와 발원자가 뚜렷하고 단독으로 봉안된 드문 예여서 조선 초기 조각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상원사에는 이 밖에도 725년(성덕왕 24)에 만들어 현존하는 우리나라 범종 가운데 가장 오래된 상원사 동종이 남아 있습니다.
정리하면, 문수보살 뜻은 '훌륭한 복덕을 지닌 지혜의 보살'이며, 절에서는 부처님 왼쪽에서 보현보살과 짝을 이루고, 우리나라에서는 자장율사 이후 오대산이 문수보살의 도량으로 신앙되어 왔습니다. 시험이나 공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지혜를 구할 때 문수보살께 기도하는 불자가 많은 것도 이런 상징 때문입니다. 오대산 상원사를 찾는다면 문수전의 동자상과 관대걸이, 동종을 함께 살펴보면 문수신앙의 역사를 한 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비의 보살은 관세음보살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buddhism/2340), 지옥 중생을 구하는 보살은 지장보살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buddhism/2308), 미래불은 미륵보살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buddhism/2357), 병을 고쳐 주는 부처님은 약사여래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buddhism/2374)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웅전에 누구를 모시는지는 대웅전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buddhism/1994) 글을 참고하세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문수보살」·「문수보살상」·「보살상」·「상원사」·「평창 상원사 목조 문수동자 좌상」·「평창 상원사 목조 문수동자 좌상 복장유물」·「문수산 문수사」 · 다음백과(브리태니커) 「문수보살」 · 불교신문 「이야기가 있는 조선시대 불상 ④ 평창 상원사 문수동자상」 ·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지정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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