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웅전(大雄殿)은 절에서 석가모니불을 모신 중심 법당이고, '대웅(大雄)'은 '위대한 영웅'이라는 뜻의 석가모니 부처님 별호입니다. 대웅전에는 보통 석가모니불을 가운데 두고 왼쪽·오른쪽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시며, 격을 높여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 부를 때는 석가모니불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함께 모시기도 합니다. 반면 비로자나불을 모시면 대적광전, 아미타불을 모시면 극락전(무량수전), 약사여래는 약사전, 관세음보살은 원통전(관음전), 지장보살은 명부전(지장전)이라고 부릅니다. 즉 전각 현판의 이름만 읽어도 그 안에 어느 부처님이나 보살님이 계신지 대부분 알 수 있습니다.
절에 가면 일주문과 천왕문을 지나 마당 한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한 건물을 만나게 됩니다. 많은 분이 이 건물을 무조건 대웅전, 안에 계신 분을 무조건 석가모니불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절마다 주 법당의 이름도, 모신 부처님도 조금씩 다릅니다.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대웅전', '명부전', '시왕', '지장신앙' 항목, 불교신문 기획연재 '불전②-대웅전', 국가유산청 월간 국가유산사랑의 전문가 기고 '전각 안의 부처 그는 누구일까요?'를 바탕으로 대웅전의 뜻과 안에 모시는 분들, 그리고 절의 여러 전각 이름을 구별하는 방법까지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대웅전 뜻 — '대웅'은 번뇌를 이긴 석가모니의 별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대웅전을 "사찰에서 석가모니불을 봉안하는 불교건축물"이라고 정의하고, 격을 높여 대웅보전이라고도 하며 항상 사찰의 중심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대웅'은 석가모니의 별호, 곧 다른 이름입니다.
왜 '큰 영웅'이라고 부를까요? 불교신문 연재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큰 힘으로 네 가지 마군, 곧 사마(四魔)를 항복 받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합니다. 사마는 번뇌마(煩惱魔), 음마(陰魔), 사마(死魔), 타화자재천자마(他化自在天子魔)로, 마음을 흔드는 번뇌와 몸과 마음을 이루는 요소에서 오는 괴로움, 죽음, 그리고 수행을 방해하는 하늘의 마왕을 가리킵니다. 칼이나 창으로 적을 이긴 영웅이 아니라 자기 안의 번뇌와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 낸 영웅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름 끝에 '보(寶)'자를 더해 대웅보전이라 부르는 것은 불교신문의 설명대로 대웅전의 위상과 격을 높이기 위한 방편입니다. 다만 대웅보전이라고 부를 때는 안에 모시는 부처님의 구성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이 차이는 아래에서 따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대웅전에는 누구를 모실까 — 석가삼존, 삼세불, 삼신불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대웅전은 사바세계의 교주인 석가모니불을 중심에 두고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협시(脇侍), 곧 좌우에서 모시는 보살로 봉안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 세 분을 함께 '석가삼존'이라고 부릅니다.
격을 높여 대웅보전이라 할 때는 주불로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모시며, 각 여래상 좌우에 다시 협시보살을 봉안하기도 합니다. 국가유산청 기고문은 이를 법화사상에 입각해 『묘법연화경』을 주 경전으로 삼는 법화계 사찰의 불전으로 설명하면서, 석가·약사·아미타불이 한 조를 이루는 삼세(三世) 불상이나 항마촉지인을 지은 석가모니불 중심의 삼존불을 안치한다고 적었습니다.
대웅전에 삼세불을 모시는 다른 방식도 있습니다. 석가모니불을 가운데 두고 좌우에 미륵보살과 갈라보살(羯羅菩薩)을 모시는 것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갈라보살이 정광여래, 곧 과거불이고 미륵보살은 미래에 성불해 미륵불이 될 미래불이므로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하는 삼세불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그 좌우에 석가모니의 제자 가섭과 아난의 상을 모시기도 하는데, 불교신문은 화순 쌍봉사 대웅전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삼신불(三身佛)을 모시는 대웅전도 있습니다. 삼신은 법신(法身)·보신(報身)·화신(化身)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법신은 비로자나불, 보신은 아미타불과 약사여래, 화신은 석가모니불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우리나라 대웅전의 삼신불은 선종의 삼신설을 따라 비로자나불·노사나불·석가모니불을 봉안하는 것이 통례이며, 이런 절은 화엄학을 중시하던 사찰이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합니다.
대웅전 안을 둘러보는 법 — 수미단, 닫집, 영산회상도, 신중단
대웅전 안에 들어가면 부처님이 앉아 계신 높은 단이 먼저 보입니다. 이 불단을 수미단(須彌壇)이라고 하는데, 불교 세계관의 중심에 있는 수미산 꼭대기에 부처님이 앉아 자비와 지혜의 빛을 발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불교신문은 수미단에 화려한 색채와 기이한 형태의 동식물 문양이 새겨지고, 주변에는 천의를 날리는 비천의 모습이 그림이나 조각으로 장식된다고 설명합니다.
부처님 머리 위 천장에 매달린 작은 집 모양의 구조물은 닫집, 다른 말로 목조보개(木造寶蓋)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닫집에 여의주를 입에 문 용과 극락조 등을 장식하고, 천장에는 보상화문과 연화문을 조각해 경전에 나오는 '하늘에서 보배 꽃이 비처럼 내린다(천우보화)'는 의미를 나타낸다고 적었습니다. 불교신문은 이를 석가여래 설법 때 나타난 꽃비의 상서를 표현한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부처님 뒤에 걸린 큰 그림, 곧 후불탱화는 주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입니다.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제자들을 모아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불화입니다. 다만 삼신불이나 삼세불을 모신 경우에는 세 여래를 함께 그린 삼여래탱화를 모십니다.
대웅전 안에는 부처님을 모신 상단 말고도 불법을 지키는 신중(神衆)을 모신 신중단과 돌아가신 분의 영가를 모신 영단이 함께 마련됩니다. 신중단에는 신중탱화, 영단에는 감로탱화를 봉안하는데, 불교신문은 보통 신중단은 왼쪽에, 영단은 오른쪽에 조성된다고 설명합니다. 또 불단 양편에는 촛대와 향로, 그리고 중생의 업을 비추어 본다는 업경대(業鏡臺)가 놓이는 경우가 많으며, 업경대는 주로 나무로 만든 사자가 업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전합니다.
대웅전과 대적광전, 극락전, 약사전, 미륵전은 어떻게 다를까
국가유산청 기고문은 규모가 작은 절은 대개 대웅전을 법당으로 삼지만, 큰 절은 대웅(보)전 말고도 대적광전·대광명전을 중심으로 극락(보)전, 약사전, 미륵전, 영산전, 팔상전, 응진전, 원통(보)전, 명부전 등 여러 전각을 거느린다고 설명합니다. 이름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대적광전·대광명전은 『화엄경』을 주 경전으로 하는 화엄계 사찰의 주 법당입니다. 비로자나·노사나·석가모니불의 삼신불을 모시거나,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 지권인을 지은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십니다.
극락전(극락보전)에는 극락왕생을 돕는 무량수불, 곧 아미타불이 주존으로 모셔집니다. 국가유산청 기고문은 아미타불의 손 모양이 보통 왼손을 아래에 두고 오른손을 어깨 위로 들어 엄지와 중지를 맞댄 아미타인이라고 설명합니다.
약사전에는 사람의 병을 고쳐 주는 의사와 같은 약사불이 모셔지며, 손에 약그릇을 든 약기인을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고문은 살아서는 아프지 않고 오래 살고(무병장수) 죽어서는 극락에 가기를 바라는(극락왕생) 마음 때문에 극락전과 약사전이 대웅전 다음으로 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륵전은 용화전이라고도 부르며, 먼 미래에 세상에 내려와 중생을 제도한다는 미륵불을 모십니다. 머리에 보관을 쓰거나 손에 연꽃가지나 연꽃 봉오리를 든 모습이 미륵의 특징이라고 기고문은 설명합니다.
팔상전·영산전·응진전, 원통전과 명부전까지
팔상전과 영산전의 주인공도 석가모니불입니다. 국가유산청 기고문에 따르면 팔상전은 부처가 되기 전의 전생부터 열반까지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나타내고, 영산전은 깨달음을 얻은 뒤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나타내는 불전입니다. 응진전(나한전)은 석가모니의 제자인 16나한 또는 500나한을 모신 전각으로, 이곳에서도 주불은 항마촉지인을 지은 석가모니불입니다.
원통전(원통보전)과 명부전은 부처가 아닌 보살이 주인공입니다. 원통전에는 보관에 아미타불을 모신 관세음보살이 계시고, 명부전에는 스님처럼 머리를 깎은 지장보살이 계십니다. 기고문은 오늘날 절마다 관음재일과 지장재일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명부전에 대해서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자세히 전합니다. 명부전은 저승의 세계를 상징하는 건물로, 심판관인 시왕(十王)을 모셔 시왕전, 지장보살을 주불로 모셔 지장전이라고도 부릅니다. 지장보살 좌우에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을 협시로 모시고, 그 좌우에 명부시왕상과 동자상 10구, 판관 2구, 녹사 2구, 문 입구의 장군 2구 등 모두 29개의 존상을 갖춥니다. 시왕은 진광왕, 초강왕, 송제왕, 오관왕, 염라왕, 변성왕, 태산왕, 평등왕, 도시왕, 전륜왕으로, 흔히 저승의 왕으로 아는 염라대왕은 그중 다섯째 왕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49일까지 7일마다, 그 뒤 100일과 소상·대상까지 열 번에 걸쳐 각 왕에게 심판을 받는다고 여겨, 명부전은 조상의 천도를 비는 사십구재 등의 근본 도량으로 쓰입니다. 지장신앙 항목에 따르면 '지장'은 산스크리트어 크시티가르바(Ksitigarbha)를 옮긴 말로 모든 것을 품은 대지를 뜻합니다.
절에서 법당 이름과 부처님 알아보는 팁
첫째, 전각 현판 가운데 글자를 먼저 읽으세요. '대웅'이면 석가모니불, '적광·광명'이면 비로자나불, '극락·무량수'면 아미타불, '약사'면 약사여래, '미륵·용화'면 미륵불, '원통·관음'이면 관세음보살, '명부·지장·시왕'이면 지장보살입니다.
둘째, 손 모양을 보세요. 석가모니불 삼존에서 볼 수 있는 항마촉지인은 석가모니불,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 지권인은 비로자나불, 엄지와 중지를 맞댄 아미타인은 아미타불, 약그릇을 든 모습은 약사불을 알아보는 단서입니다.
셋째, 이름과 불상이 꼭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국가유산청 기고문은 대웅전인데 아미타불이 주불이거나, 대웅보전인데 비로자나불이 주존인 사례도 있다고 소개합니다. 원래는 맞았지만 나중에 사찰의 성격이나 발원에 따라 현판을 바꾸었거나 불상을 새로 조성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조선 후기 들어 종파나 사찰 성격과 상관없이 주 법당과 주불이 '대웅전'과 '석가모니불'로 일반화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넷째,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웅전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예산 수덕사 대웅전(국보, 1962년 지정)을 비롯해 안동 봉정사, 서산 개심사, 강화 전등사, 창녕 관룡사, 고창 선운사,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구례 화엄사, 부산 범어사, 하동 쌍계사 대웅전 등을 보물로 소개합니다. 또 경주 불국사 대웅전은 1765년(영조 41)에 중창된 정면 5칸, 측면 5칸 건물로 앞마당 좌우에 다보탑과 석가탑이 서 있으며 2011년 12월 30일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해남 미황사 대웅전은 1754년(영조 30)에 다시 지은 건물로 석가모니삼존불상을 모시고 있으며 1988년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정리하면 대웅전은 '번뇌를 이긴 위대한 영웅' 석가모니 부처님의 집이고, 절의 다른 전각들도 각자 모신 분의 이름을 현판에 걸고 있습니다. 다음에 절에 가시면 현판과 손 모양을 한번 살펴보세요. 같은 절이 훨씬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웅전'(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4628), '불국사 대웅전'(E0024940), '해남 미황사 대웅전'(E0020054), '명부전'(E0018277), '시왕'(E0032413), '지장신앙'(E0054367) / 불교신문 '불전②-대웅전'(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76905) / 국가유산청 월간 국가유산사랑 '전각 안의 부처 그는 누구일까요?'(김창균 동산문화재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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