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보현보살 뜻 — 문수보살과 짝을 이루는 실천의 보살 사만타바드라(편길보살·연명보살), 흰 코끼리의 상징, 화엄경 보현행원품의 보현보살 10대원과 선재동자, 균여의 보현십원가와 예불대참회문, 석굴암 보현보살상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4

보현보살은 석가모니불(또는 비로자나불)의 오른쪽에서 부처님을 모시며 부처님의 '행원(行願)', 곧 실천과 서원을 대표하는 보살입니다.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짝을 이루어 실천의 보살로 불리고, 흰 코끼리를 탄 모습으로 많이 표현되며,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담긴 보현보살 10대원이 그 핵심 가르침입니다. 중생의 목숨을 길게 해 주는 덕이 있다고 하여 연명보살(延命菩薩)이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1. 보현보살 뜻과 이름의 유래

보현보살은 산스크리트어로 사만타바드라(Samantabhadra)이며, 한자로는 소리를 옮겨 삼만다발타라(三曼多跋陀羅)라고 적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보현보살상」 항목은 이 이름이 '넓게 뛰어나다'는 뜻이어서 편길보살(遍吉菩薩) 또는 보현보살(普賢菩薩)로 번역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넓을 보(普)에 어질 현(賢)을 쓰는 이름 그대로, 모든 곳에 두루 나타나 선한 행을 펼치는 보살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같은 사전 「보현보살」 항목에 따르면 보현보살은 문수보살과 함께 모든 보살의 으뜸이 되어 언제나 여래가 중생을 제도하는 일을 돕고 널리 펼칩니다. 또 중생들의 목숨을 길게 하는 덕을 지녔다고 하여 보현연명보살, 연명보살이라고도 부릅니다. 대승불교 경전 가운데에서는 문수보살보다 조금 늦게 등장하며, 『대방광불화엄경』, 『묘법연화경』, 『관보현경』 등에 그 모습과 역할이 설해져 있습니다.

2.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차이 — 지혜와 실천

절에 가면 석가모니불 좌우에 두 보살이 서 있는 삼존 형식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때 부처님의 왼쪽에는 지혜의 문수보살, 오른쪽에는 실천의 보현보살이 자리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보현보살이 사상적으로 문수보살과 같은 맥락에 있으며, 지혜의 보살인 문수에 대하여 그 지혜를 실제로 행하는 '실천적 행원자'를 뜻한다고 설명합니다.

알기 쉽게 말하면 문수보살이 '바르게 아는 것'을 상징한다면, 보현보살은 '안 것을 몸으로 행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불교에서 지혜와 실천은 수레의 두 바퀴처럼 함께 가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두 보살이 늘 짝을 이루어 부처님을 모시는 것입니다. 형상에서도 짝이 드러나는데, 문수보살은 사자를 타고 보현보살은 흰 코끼리를 탄 모습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수보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게시판의 문수보살 뜻 글에서 함께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3. 보현보살 10대원, 열 가지 큰 서원

보현보살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보현행원'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보현보살은 모든 부처님의 본원력에 근거해 중생을 이롭게 하겠다는 원을 세우고 수행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삼으며, 이를 압축한 것이 10대원입니다. 그 열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하는 것(예경제불, 禮敬諸佛)
둘째, 부처님을 우러러 찬탄하는 것(칭찬여래, 稱讚如來)
셋째, 널리 공양하는 것(광수공양, 廣修供養)
넷째, 스스로의 업장을 참회하는 것(참회업장, 懺悔業障)
다섯째, 남이 지은 공덕을 함께 기뻐하는 것(수희공덕, 隨喜功德)
여섯째, 부처님께 설법해 주시기를 청하는 것(청전법륜, 請轉法輪)
일곱째, 부처님께 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시기를 청하는 것(청불주세, 請佛住世)
여덟째,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는 것(상수불학, 常隨佛學)
아홉째, 항상 중생의 뜻에 수순하는 것(항순중생, 恒順衆生)
열째, 지은 모든 공덕을 두루 회향하는 것(보개회향, 普皆廻向)

「보현행원품」은 예배든 찬탄이든 공양이든 참회든 어느 하나를 행하더라도 지극한 정성으로 하되,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와 중생의 업과 번뇌가 다할 때까지 행해야 하며 그 생각이 끊어지지 않고 지치거나 싫어하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10대원이 보현보살의 본원이자 모든 구도자가 실천해야 할 조항으로서 우리나라에서 널리 신봉되어 왔다고 적고 있습니다. 남의 공덕을 시기하지 않고 함께 기뻐하는 수희공덕, 내가 쌓은 선행을 모든 이에게 돌리는 보개회향처럼, 오늘의 일상에서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4. 화엄경 보현행원품과 선재동자 이야기

「보현행원품」의 정식 이름은 『대방광불화엄경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大方廣佛華嚴經入不思議解脫境界普賢行願品)』으로, 40권본 『화엄경』 안에 들어 있습니다. 이 품은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에게서 보리심을 일으킨 뒤 53선지식을 차례로 찾아가 도를 묻고,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찾아갔을 때 보현보살이 들려준 법문을 담고 있습니다. 구도의 여정이 지혜의 문수보살에게서 시작해 실천의 보현보살에게서 완성된다는 구조 자체가 두 보살의 관계를 잘 보여 줍니다.

경전은 10대원을 듣고 읽고 외우고 남에게 설하는 공덕이 비교할 수 없이 크며, 이들이 마침내 생사를 벗어나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왕생한다고 밝힙니다. 끝에는 보현보살이 본문의 뜻을 요약해 읊은 게송이 실려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보현행원을 특별히 중시해 방대한 『화엄경』 가운데 이 한 품만을 따로 떼어 책으로 간행·유포했습니다. 1630년(인조 8)과 1760년(영조 36)에는 한글 언해본도 간행되었고, 조선 세조 연간(1455~1468)에 금속활자 을해자로 찍은 단양 구인사 소장본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은 2009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법화경』에도 보현보살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보현보살권발품」은 보현보살이 흰 코끼리를 타고 나타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법화경을 수행하는 이들을 지킨다고 설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보현보살을 본존으로 삼아 모든 존재의 참모습을 관하며 죄장을 참회하는 보현삼매가 법화경 신앙과 함께 천태종 등 법화신앙 계열 종파에서 널리 행해졌다고 설명합니다.

5. 한국의 보현신앙 — 균여의 보현십원가와 예불대참회문

고려 광종 때의 고승 균여(均如)는 「보현행원품」을 바탕으로 향가 「보현십원가(普賢十願歌)」, 곧 「보현십종원왕가」를 지어 불교의 가르침을 대중에게 쉽게 전하고자 했습니다. 어려운 한문 경전의 뜻을 우리말 노래로 풀어 백성들이 따라 부를 수 있게 한 것으로, 보현행원이 한국 불교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음을 보여 주는 예입니다.

선종에서도 보현행원은 일상의 수행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선종에서는 행원품을 근거로 「예불대참회문(禮佛大懺悔文)」을 만들었고, 우리나라 선종에서는 보현행원 사상이 모인 이 참회문을 저녁마다 외우며 108배를 하는 것을 일과로 삼았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찰과 불자들이 108배 참회 기도를 할 때 이 예불대참회문을 독송합니다.

다만 같은 사전은 보현보살이 관세음보살이나 지장보살처럼 현세의 이익이나 내세의 구원을 직접 약속하는 성격이 상대적으로 약했기 때문에, 독립된 신앙으로 널리 유행하지는 못했다고도 평가합니다. 그래서 보현보살은 대개 단독 기도의 대상이라기보다 수행과 실천의 모범으로 존중받아 왔습니다.

6. 보현보살상과 불화, 어디서 볼 수 있을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보현보살상」 항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보현보살상은 단독으로 만들어진 예가 거의 없고, 대부분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모니불이나 비로자나불의 오른쪽 협시보살로 표현되었습니다. 통일신라의 대표작은 경주 석굴암 석굴의 보현보살상으로, 왼손에 경책을 잡고 본존을 향해 우아하게 서 있는 모습이 당시의 뛰어난 조각 솜씨를 보여 줍니다. 코끼리를 탄 보현보살상의 예로는 많이 파손되었지만 법수사 비로자나삼존불의 보현보살상(경북대학교 소장)이 전합니다.

불화에서도 단독상은 없지만, 고려시대 사경의 변상도에서 보현보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리움미술관 소장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국보, 1986년 지정), 호림박물관 소장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 권34(1334년, 보물, 1984년 지정),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대방광불화엄경행원품신중합부』(1350년)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호림박물관본과 국립중앙박물관본에는 보현보살이 화면 중앙의 주존으로 그려져 있으며,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을 뵐 때 보살의 털구멍에서 광명의 구름과 부처·보살, 꽃과 향과 보배가 나왔다는 경전 내용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14세기 사경 가운데 화엄경 행원품이 여러 점 전한다는 사실은 고려 말 보현행원 신앙이 유행했음을 알려 줍니다.

정리하면, 보현보살은 '알면 행하라'는 불교 실천의 상징입니다. 절에서 석가모니불 오른쪽의 보살, 혹은 흰 코끼리를 탄 보살을 만나면 보현보살 10대원 가운데 한 가지라도 오늘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관세음보살 뜻, 지장보살 뜻, 미륵보살 뜻, 약사여래 뜻 글도 신이말했다 불교 게시판(https://sinimalhaetda.com/board/buddhism)에서 함께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보현보살」(E0023602)·「보현보살상」(E0069213)·「보현행원품」(E0023618)·「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E0073193), 『대방광불화엄경』 입법계품(보현행원품), 『묘법연화경』 보현보살권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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