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모든것

진적굿 뜻 — 무당이 자신과 몸주신을 위해 여는 신굿, 꽃맞이굿·단풍맞이굿 등 시기별 이름과 주기, 내림굿과의 차이, 황해도 진적굿 세 유형과 서울 진적굿 대신말명거리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5

진적굿은 무당(만신)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자기가 모시는 신령을 위해 여는 굿입니다. 무당이 몸주신과 신당의 신령들에게 감사와 축원을 올리고, 한 해 동안 써 온 신력(영험)을 되살리며, 신부모·신동기·신제자와 단골 신도들과의 유대를 확인하는 정기 의례입니다. 보통 매년 하거나 2~3년에 한 번 열고, 경우에 따라 1년에 두 번 열기도 합니다. 봄에 하면 꽃맞이굿, 가을에 하면 단풍맞이굿·신곡맞이굿·햇곡맞이굿이라고 부르며, 서울굿에서는 천신(薦新)굿의 하나로 봅니다. 신내림을 받는 내림굿이 무당이 되는 첫 굿이라면, 진적굿은 무당이 된 뒤 정기적으로 신을 다시 모시는 굿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아래에서 진적굿 뜻, 굿의 종류 속 위치, 다른 이름과 시기, 굿판의 모습, 서울과 황해도 진적굿의 특징, 신점이나 점집을 찾는 사람이 알아 두면 좋은 점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진적굿 뜻 — 무당이 자신을 위해 올리는 신굿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굿' 항목은 전국에서 행해지는 굿을 목적에 따라 세 갈래로 나눕니다. 첫째는 무당 자신의 신굿인 무신제(巫神祭), 둘째는 민가의 개별적 제의인 가제(家祭), 셋째는 마을 공동의 제의인 동제입니다. 이 가운데 무신제는 다시 강신제와 축신제로 나뉩니다. 강신제는 무당이 될 사람이 자신에게 내린 신을 받아 무당이 되는 성무의례로 내림굿·신굿·명두굿·하직굿 등으로 불립니다. 축신제는 해가 바뀔 때마다 신의 영험을 주기적으로 재생시켜 무당의 영험력을 강화시키는 제의이며, 사전은 그 예로 진적·꽃맞이굿·단풍맞이굿·대택굿·신령굿과 제주도의 신질바르는굿을 듭니다.

디지털진도문화대전의 '무속' 항목도 굿을 재수굿, 궂은굿, 신굿으로 나누면서, 신굿에는 신들린 사람이 무당이 되기 위한 내림굿과 일단 무당이 된 뒤 자기가 모시는 신들에게 바치는 진적굿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항목은 진적굿을 무당의 재수굿이라고 할 수 있다고 표현합니다. 일반 가정이 집안의 재수와 안녕을 빌며 재수굿을 하듯, 무당은 자기 신당과 무업의 번창을 빌며 진적굿을 한다는 뜻입니다. 같은 항목은 세습무는 이러한 신굿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입니다. 진적굿은 신이 내려 무당이 된 강신무, 곧 만신에게 고유한 굿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꽃맞이굿·단풍맞이굿 —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이름

진적굿은 여는 계절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황해도굿을 다룬 학술 논문 '황해도 진적굿의 구성과 의미'(한국학술지인용색인 KCI 수록)는 봄에 하면 꽃맞이굿, 가을에 하면 단풍맞이굿·신곡맞이굿·햇곡맞이굿 등 다양한 이름을 갖는다고 정리합니다. 신곡맞이와 햇곡맞이라는 이름에서 보듯 가을 진적굿은 새로 거둔 곡식을 신령께 먼저 올린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서울 진적굿을 다룬 논문 '서울 진적굿과 바리공주의 상관성'은 진적굿을 천신굿, 곧 새로 난 것을 신에게 먼저 바치는 굿으로 보고, 매년 혹은 이태 걸러 또는 삼 년마다 올리는 정기제라고 설명합니다.

열리는 주기는 무당의 형편에 따라 다릅니다. 앞의 황해도 진적굿 논문에 따르면 매년 하기도 하고, 2~3년에 한 번씩 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1년에 두 차례 열기도 합니다. 정해진 날짜가 법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라, 무당과 신당의 사정, 신령의 뜻을 살펴 택일한다는 점에서 다른 굿과 같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무속제의가 택일과 금기, 청신, 대접과 기원, 송신의 순서로 진행된다고 설명하는데, 진적굿 역시 신을 청하고 대접한 뒤 돌려보내는 이 기본 틀 위에서 진행됩니다.

진적굿 굿판의 모습 — 만신이 여는 잔치

진적굿은 다른 굿보다 잔치의 성격이 강합니다. 황해도 진적굿 논문은 진적굿을 만신이 한바탕 잔치처럼 여는 굿이라고 표현합니다. 진적굿을 여는 만신과 친분이 있는 신부모와 여러 신동기, 신제자들이 참석하고,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만신들도 인사를 하러 옵니다. 이들은 함께 어울려 굿을 하고, 굿거리 중간중간에 음식과 술을 나누면서 정을 확인합니다. 신도들도 대부분 참석해 굿이 진행되는 동안 내리는 공수를 받으며 한 해의 운수를 점치기도 하고, 그동안 못다 한 속 이야기를 나눕니다. 논문은 이 때문에 진적굿을 황해도굿 가운데 가장 인간적이고 소통이 중심이 되는 굿이라고 평가합니다.

여기서 공수는 굿 도중 신이 내린 무당이 신의 말로 전하는 말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강신무의 굿에서 무당이 격렬한 춤을 통해 신이 내리면 신으로 전환해 공수를 내려 인간의 미래사를 예언한다고 설명합니다. 진적굿은 무당 자신의 굿이지만 단골 신도들도 이 자리에서 공수를 받기 때문에, 무당과 신도가 한 해의 관계를 다시 다지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황해도 진적굿의 세 가지 유형과 기능

같은 진적굿이라도 무당의 경력과 계보에 따라 규모와 구성이 다릅니다. 황해도 진적굿 논문은 진적굿을 세 유형으로 나눕니다. 첫째는 황해도 재수굿과 같은 굿거리 흐름으로 진행하는 형태로, 경력이 짧은 만신이 주로 연행합니다. 둘째는 재수굿과 같은 굿거리에 경력이 많은 만신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굿거리를 결합한 형태입니다. 셋째는 둘째 유형에 결례나 계보에 따라 전승되는 여러 굿놀이를 더한 형태입니다.

논문이 정리한 진적굿의 기능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진적굿은 그 굿을 여는 만신의 위상이 굿판에서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새로운 신명을 맞아들이는 자리가 되며, 준비 과정에서 같은 신부모를 모신 신동기들끼리 일체감을 확인하게 하고, 신도들과 소통하며 관계를 세우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굿놀이의 재담과 몸짓, 노래로 명과 복을 주겠다고 전하는 대목은 굿판에 온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는 말이어서 전달 효과가 크다고 평가합니다.

서울 진적굿의 특징 — 대신말명거리와 선대 무당

서울 진적굿에는 일반 가정의 천신굿에는 잘 보이지 않는 특별한 거리가 강조됩니다. '서울 진적굿과 바리공주의 상관성' 논문은 그 대표로 대신말명거리를 듭니다. 이 거리는 무업을 전수해 준 선대 무당과, 무당의 조상신 격인 무조신 가운데 하나인 대신을 위한 제차입니다. 즉 진적굿은 지금 모시는 신령뿐 아니라 자신에게 무업을 물려준 앞선 만신들까지 함께 모시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이 논문은 또 진적굿이 정기제이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의 제약으로 굿의 규모나 순서가 줄어드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어, 굿의 온전한 모습을 비교적 잘 지켜 연행하는 편이라고 설명합니다. 논문은 서울굿에서 각별히 모셔지는 최영 장군 신앙, 신격을 드러내는 의대, 바리공주를 모시는 도령돌기 같은 실제 의례를 근거로 서울 진적굿과 무조신 바리공주의 관계를 살폈습니다.

무당·신점·점집을 찾는 사람이 알아 둘 점

진적굿은 신도가 의뢰해서 하는 굿이 아니라 무당이 스스로 여는 굿입니다. 따라서 다니는 점집이나 신당에서 진적굿에 초대받았다면, 그 무당이 자신의 신령을 정기적으로 모시며 신당을 꾸려 가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신도는 손님이자 단골로 참석해 공수를 듣고 덕담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반대로 재수굿·치병굿·진오귀굿처럼 신도 집안을 위해 하는 굿과 진적굿은 목적이 다르므로, 굿을 권유받았을 때는 어떤 목적의 굿인지, 비용과 일정은 어떤지 미리 분명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당 추천을 받을 때도 신당을 오래 꾸리며 신도와 꾸준히 관계를 맺어 왔는지가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진적굿은 강신무가 몸주신과 신당의 신령, 선대 무당께 감사하고 신력을 새롭게 하는 정기 신굿이며, 계절에 따라 꽃맞이굿·단풍맞이굿으로 불리고, 신부모와 신제자, 신도가 함께 어울리는 잔치 같은 굿입니다. 내림굿이 무당의 시작이라면 진적굿은 무당이 그 길을 이어 가는 굿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굿'(무신제·강신제·축신제 분류, 공수 설명), 디지털진도문화대전 '무속'(재수굿·궂은굿·신굿 분류), 학술논문 '황해도 진적굿의 구성과 의미'(KCI), '서울 진적굿과 바리공주의 상관성 - 대신말명거리를 중심으로'(K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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