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개신교)

사도신경 뜻과 전문 — 누가 만들었나, '장사되어'와 '저승에 가시어' 개신교·천주교 번역 차이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도신경(使徒信經, 라틴어 Symbolum Apostolicum)은 성부·성자·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다는 내용을 열두 줄 남짓으로 압축한 기독교의 대표적인 신앙고백문입니다. 이름은 '사도'가 붙었지만 열두 사도가 직접 쓴 글은 아니고, 4세기 고대 로마 신경을 바탕으로 5세기 중반 남부 갈리아(지금의 프랑스 남부)에서 지금과 거의 같은 형태가 갖춰진 것으로 봅니다. 8세기부터 라틴 전례에서 쓰였고, 오늘날 한국에서는 장로교·감리교·성결교·순복음·구세군·성공회·루터교회와 천주교가 예배와 예식에서 공식적으로 고백합니다.

주일 예배를 시작할 때 온 교인이 함께 외우는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라는 문장, 교회에 다녀 본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사도신경이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왜 어떤 교회는 외우고 어떤 교회는 외우지 않는지까지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위키백과 「사도신경」(한국어판)과 「Apostles' Creed」(영어판) 항목에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도신경의 뜻과 유래, 전문, 그리고 개신교와 천주교 번역의 차이를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도신경 뜻 — '신경'은 그리스도인을 알아보는 표식이라는 말

'신경' 또는 '신조'로 번역되는 라틴어 심볼룸(Symbolum)은 원래 '사람을 알아보기 위한 표식이나 증표'를 뜻하는 그리스어 심볼론(σύμβολον)에서 나온 말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이 단어가 '그리스도인의 뚜렷한 표식', 곧 신앙고백을 가리키게 되었는데, 이런 쓰임은 3세기 중엽 성 치프리아노와 성 페르밀리아누스의 편지에서 처음 확인됩니다. 페르밀리아누스는 삼위일체 신앙고백을 "삼위일체의 신조"라고 부르며 세례 예식에 꼭 필요한 부분으로 여겼습니다.

여기에 '사도'라는 말이 붙은 기록은 390년경 밀라노 회의가 교황 시리치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 나옵니다. 성 암브로시우스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 편지에는 "로마 교회가 항상 순수하게 보존해 온 사도들의 신앙고백을 신뢰하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열두 사도가 한 사람씩 한 조항을 맡아 열두 조항의 신경을 완성했다는 이야기가 이미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실제로 6세기 무렵부터는 각 조항을 특정 사도에게 짝지어 주는 전통이 생겼고, 중세 서방 미술에서는 열두 사도가 각자 한 조항씩 들고 있는 '크레도 아포스톨로룸(Credo Apostolorum)' 그림이 바로크 시대까지 즐겨 그려졌습니다.

사도신경은 누가 만들었나 — 세례 문답에서 자라난 고백문

학계는 사도신경이 사도들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읍니다. 그 출발점은 마태복음 28장 19절,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라는 이른바 지상명령에서 나온 짧은 세례 고백이었습니다. 세례를 받으려는 사람에게 "아버지를 믿습니까, 아들을 믿습니까, 성령을 믿습니까" 하고 묻고 답하던 문답이 점점 길어지면서 고대 로마 신경이 되었고, 이 초기 형태는 180년 무렵 이미 글로 정리되어 있었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신조 문구는 150~180년 사이에 쓰인 《갈릴리에서의 유언》에 들어 있는 "전능하신 아버지와 우리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와 보혜사 성령과 거룩한 교회와 죄의 사함을 믿는다"는 고백입니다. 현재와 거의 같은 본문은 5세기 리에의 파우스투스가 기록했고, 5세기 후반에는 단어 하나를 빼면 오늘날과 똑같은 판본이 나타납니다. 다만 로마 교회는 4세기부터 7세기까지 고대 로마 신경을 계속 썼고, 8세기 후반 샤를마뉴 대제가 자기 영토 전역에 갈리아 판본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면서 비로소 지금의 사도신경이 서방 교회 표준이 되었습니다. 지금 형태 그대로 온전히 남은 가장 이른 문헌은 710~714년 사이에 쓰인 성 피르미니우스의 저작입니다.

15세기 피렌체 공의회에서 동방 정교회 대표들이 '열두 사도 저작설'에 이의를 제기했고, 인문학자 로렌초 발라도 이 전승이 역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 역시 본문이 사도들에게서 직접 나왔다고 주장하지 않으며, 교리서는 "사도들의 신앙을 충실하게 요약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사도신경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합니다.

사도신경 전문 — 개신교에서 가장 많이 쓰는 번역

한국 개신교 대부분의 교단은 다음 번역을 씁니다. 한국 장로교의 사도신경은 성경이 아니라 찬송가에 실려 있습니다.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성령을 믿사오며,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입니다. 첫 부분은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믿음, 둘째 부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와 탄생, 고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 다시 오심에 대한 믿음, 셋째 부분은 성령과 교회, 죄 사함, 몸의 부활과 영생에 대한 믿음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는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로 시작하는 현대어 '새 사도신조'를 만들어 일부 교회에서 쓰고 있습니다.

개신교·천주교 사도신경 차이 — '장사되어'와 '저승에 가시어'

같은 라틴어 원문을 옮겼지만 한국어 번역에는 눈에 띄는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라틴어 'descendit ad inferos', 영어로 'He descended into hell'(지옥에 내려가셨다)이라는 구절입니다. 천주교는 이 부분을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로, 성공회 기도서(2004)는 "죽음의 세계에 내려가시어"로 옮깁니다. 반면 개신교 번역에는 이 구절이 따로 없습니다. 처음 번역해 들여올 때는 '음부에 내려가사'라는 말이 있었지만, 1908년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사들이 함께 찬송가를 편찬하면서 빠졌고, 매장과 합쳐 "장사한 지 사흘 만에"로 정리되었습니다.

이 구절은 원래 니케아 신경에는 없고, 아퀼레이아의 루피누스(411년 사망)가 남긴 신경에서 처음 보이며, 신약 에베소서 4장 9절 "땅 아래 낮은 곳으로 내리셨던"과 맞닿아 있습니다. 종교개혁 때도 해석을 두고 논의가 많았던 부분으로, 가톨릭은 베드로전서 3장 18~22절을 근거로 그리스도 이전에 죽은 이들의 구원과 연결해 이해합니다.

또 하나의 차이는 'sanctam Ecclesiam catholicam', 곧 '거룩한 보편 교회'입니다. 개신교는 "거룩한 공회", 성공회는 "거룩한 공교회", 천주교는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로 옮깁니다. 여기서 '공회'는 특정 교파가 아니라 온 세상에 열린 보편 교회를 뜻하는데, 배재대 이성덕 교수는 평신도들이 이를 예수를 재판한 유대 산헤드린 '공회'로 오해할 수 있다며 '보편적 교회'로 고치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sanctorum communionem) 역시 천주교에서는 "모든 성인의 통공", 성공회에서는 "모든 성도의 상통"이라고 부릅니다.

사도신경을 외우지 않는 교회도 있다

사도신경은 서방 교회 전통의 신앙고백이라 동방 정교회는 예배에 쓰지 않습니다. 내용에 반대해서가 아니라, 381년 채택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더 완전한 고백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개신교 안에서도 침례교, 재림교, 그리스도의 교회, 플리머스 형제단 등은 성경에 직접 나오는 본문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도신경을 예배에서 고백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개신교회라도 교단에 따라 예배 순서에 사도신경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반대로 사도신경을 중요하게 여기는 전통에서는 세례 예식에 빠지지 않습니다. 천주교 세례 예식에서는 집전자가 성부·성자·성령을 믿는지 차례로 묻고 세례 받는 사람(유아는 부모와 대부모)이 "믿습니다" 하고 답하는 문답 형식으로 쓰이는데, 사도신경이 처음 세례 문답에서 출발했다는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셈입니다. 마르틴 루터는 『소교리문답』 서문에서 십계명, 주기도문과 함께 사도신경을 외우라고 권했고, 1524년에는 사도신경을 풀어 쓴 찬송 「우리 모두 한 하나님을 믿네」를 짓기도 했습니다. 2002년판 로마 미사 경본은 특히 사순 시기와 부활 시기에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대신 사도신경을 바쳐도 된다고 정했습니다.

정리하면, 사도신경은 사도가 직접 쓴 글은 아니지만 사도들의 신앙을 요약했다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고백문이고, 2세기 세례 문답에서 출발해 8세기에 지금의 모습으로 굳어졌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한 주기도문과 함께, 개신교와 천주교가 번역은 조금 달라도 같은 원문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기도문이라는 점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출처: 위키백과 「사도신경」 https://ko.wikipedia.org/wiki/사도신경 / Wikipedia 「Apostles' Creed」 https://en.wikipedia.org/wiki/Apostles%27_Creed (각 항목이 인용한 Oxford Dictionary of the Christian Church, 가톨릭교회 교리서, 대한성공회 성공회 기도서 2004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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