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주기도문은 예수가 제자들에게 직접 가르쳐 준 기도로, 신약성경 마태복음 6장 9~13절과 누가복음 11장 2~4절에 실려 있습니다. 개신교는 '주기도문', 천주교는 '주님의 기도'라고 부르며, 하나님께 드리는 세 가지 청원과 사람의 필요를 구하는 네 가지 청원, 모두 일곱 가지 청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국 개신교 예배에서 흔히 외우는 마지막 구절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는 후대 일부 사본에 덧붙은 송영(찬양 구절)입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하는 첫 줄은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장례식장이나 결혼식, 졸업식 같은 자리에서도 함께 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위키백과 「주기도문」, 「Lord's Prayer」 항목과 성경 본문을 바탕으로 주기도문의 뜻과 유래, 교파마다 다른 번역, 자주 틀리게 외우는 대목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주기도문은 어디에 나오나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두 가지 본문
주기도문은 신약성경 두 곳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예수가 산 위에서 가르친 이른바 산상수훈 가운데 나옵니다. 예수는 기도할 때 남에게 보이려고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지 말고, 이방인처럼 같은 말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당부한 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며 이 기도를 알려 줍니다. 누가복음에서는 예수가 한곳에서 기도를 마치자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주여,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주옵소서"라고 청하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두 본문은 길이가 다릅니다. 누가복음 쪽이 더 짧고,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와 "악에서 구하소서" 같은 청원은 마태복음에만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회는 예배에서 마태복음 본문을 바탕으로 한 형태를 사용합니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두 본문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인지 지금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다수 학자는 이 기도가 역사적 예수에게서 나왔다고 봅니다. 또 1세기 기독교 문헌인 『디다케』 8장에도 마태복음과 매우 비슷한 형태의 주기도문이 실려 있어, 초기 교회 때부터 이 기도를 함께 외웠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주기도문 뜻 풀이 · 하나님을 향한 세 청원과 우리를 위한 네 청원
주기도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앞의 세 청원은 하나님을 향합니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는 하나님의 이름이 높임받기를, "나라이 임하옵시며"는 하나님의 나라와 다스림이 오기를,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는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실현되기를 구하는 내용입니다.
뒤의 네 청원은 사람의 삶과 맞닿아 있습니다. 먼저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는 그날 필요한 먹을거리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여기서 '일용할'로 옮긴 그리스어 낱말 '에피우시오스'는 성경 밖에서 거의 쓰이지 않아 정확한 뜻을 두고 논란이 있지만, 영어권에서도 'daily(날마다의)'라는 번역이 가장 널리 쓰입니다. 이어서 남을 용서한 것처럼 우리 죄를 용서해 달라는 청원, 시험에 들지 않게 해 달라는 청원, 악에서 구해 달라는 청원이 이어집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주님의 기도를 "복음 전체의 요약"이라고 표현합니다. 성공회대학교 신학과 최영실 교수는 사순절 특강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하느님의 통치로, '필요한 양식'을 자족할 만큼의 양식으로 풀이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신학자 윌리엄 윌리몬과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마지막 송영을 두고, 정치를 맡은 이들이 나라가 자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임을 기억하고 겸손히 다스려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마지막 송영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는 왜 붙었을까
개신교 예배에서는 주기도문 끝에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을 함께 외웁니다. 이 구절은 송영, 곧 하나님을 찬양하는 마무리 구절입니다. 위키백과 영어판은 이 송영이 마태복음의 일부 사본에만 나타나는 후대의 덧붙임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오늘날 학계 표준인 네슬레-알란트판 그리스어 신약성경 본문에는 이 구절이 없고, 옛 비잔틴 계열 사본을 바탕으로 한 번역에 남아 있습니다. 『디다케』의 주기도문도 짧은 송영으로 끝납니다.
그래서 천주교의 '주님의 기도'에는 이 송영이 붙지 않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으로 끝납니다. 반대로 정교회는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이제와 항상 또 영원히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것이나이다"처럼 삼위일체를 고백하는 송영을 붙입니다. 개신교의 '대개'라는 말은 개역한글판 성경 표현을 따른 것으로, 위키백과는 한국 개신교 주기도문이 이 '대개'를 빼면 개역한글판과 일치한다고 설명합니다.
개신교·천주교·성공회·정교회, 한국어 주기도문은 왜 다를까
한국에서는 교파마다 주기도문 번역이 조금씩 다릅니다. 한국 천주교는 1997년 이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로 시작하는 '주님의 기도'를 외우고, 스스로를 '저희'라고 낮춰 부릅니다. 19세기에는 중국 천주교와 같은 한문 기도문 '재천아등부자(在天我等父者)'를 소리 내어 암송했습니다.
대한성공회는 공동번역 성서를 바탕으로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라고 외웁니다. 한국 정교회는 천주교와 비슷한 문장을 쓰는데, 러시아 정교회 대한교구는 2020년부터 개정한 번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신교의 경우 1983년 이전에는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며",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라고 외웠다가 지금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로 바뀌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등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로 시작하는 새 번역을 내놓았지만, 아직 모든 교회에 퍼지지는 않았습니다.
자주 틀리는 부분 · "나라에 임하옵시며"가 아니라 "나라이 임하옵시며"
주기도문을 외울 때 가장 많이 틀리는 대목이 "나라이 임하옵시며"입니다. 위키백과는 여기서 '나라이'가 '나라가'의 옛 표현인데, 많은 사람이 "나라에 임하옵시며"로 잘못 외운다고 짚고 있습니다. 뜻으로 풀면 "하나님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이므로, '나라에'가 아니라 '나라가(나라이)'가 맞습니다.
영어권 주기도문도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1662년 성공회 기도서의 "Our Father, which art in heaven"과 1928년판의 "who art in heaven"처럼 시대에 따라 표현이 달라졌고, 1988년에 나온 영어 공동 예전 문서는 "Our Father in heaven"으로 시작하는 현대어 번역을 제시했습니다. 16세기 이후 주기도문은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언어를 비교하는 자료로 쓰였고, 9세기 그레고리오 성가부터 크리스토퍼 틴이 스와힐리어 주기도문으로 작곡한 「바바 예투」까지 수많은 음악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주님의 기도를 노래한 음반 《Abbà Pater》를 내기도 했습니다.
짧은 몇 줄이지만 주기도문에는 하나님을 높이는 마음, 오늘 하루의 양식을 구하는 소박함, 남을 용서하겠다는 다짐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오늘 하루 천천히 한 구절씩 읽으며 그 뜻을 곱씹어 보시면 어떨까요.
출처: 위키백과 「주기도문」 https://ko.wikipedia.org/wiki/주기도문 , 위키백과(영어) 「Lord's Prayer」 https://en.wikipedia.org/wiki/Lord%27s_Prayer , 성경 마태복음 6장 5~13절, 누가복음 11장 1~4절(개역한글·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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