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를 알린 사건, 곧 '말씀이 사람이 되신 강생의 신비'를 기억하며 하루 세 번, 아침 6시와 낮 12시와 저녁 6시에 바치는 천주교 기도입니다. 성당 종을 세 번씩 끊어 치는 소리를 듣고 바친다고 해서 '삼종'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기도문은 세 번의 주고받는 응답(계응)마다 성모송을 한 번씩 바친 뒤 마침 기도로 끝납니다. 평소에는 무릎을 꿇고 바치지만 주일에는 서서 바치고,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부활 시기에는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로 시작하는 부활 삼종기도를 대신 바칩니다.
밀레의 그림 「만종」을 떠올리면 삼종기도가 어떤 기도인지 쉽게 감이 옵니다. 들판에서 일하던 두 농부가 저녁 종소리를 듣고 일손을 멈춘 채 고개를 숙인 그 장면이 바로 삼종기도를 바치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가톨릭 굿뉴스 가톨릭사전(가톨릭대사전) '삼종기도' 항목, 가톨릭신문 '교회 상식 팩트 체크' 기사, 위키백과 '삼종기도'·'Angelus'·'만종' 항목을 바탕으로 삼종기도의 뜻과 기도문, 바치는 방법과 자세, 유래, 종을 치는 횟수, 그리고 부활 삼종기도까지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삼종기도 뜻 — '안젤루스'와 '삼종'이라는 두 이름
삼종기도에는 이름이 두 가지 있습니다. 라틴어 이름 안젤루스(Angelus)는 '천사'라는 뜻으로, 기도문 첫 구절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에서 따왔습니다. 주님의 기도를 첫 말을 따서 '파테르 노스테르(Pater noster)', 성모송을 '아베 마리아(Ave Maria)'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우리말 이름 삼종(三鐘)은 '종을 세 번 친다'는 뜻입니다. 굿뉴스 가톨릭사전은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낮, 저녁에 종을 세 번씩 치며, 이 종소리를 듣고 바치는 기도라 해서 삼종기도라고 한다고 설명합니다. 위키백과 한국어판은 종을 세 번씩 치는 이유를 예수의 강생과 구속에 관한 도리가 세 가지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이렇게 치면 다른 종소리와 구별되어 삼종기도 시간임을 알리기에도 편리하다고 덧붙입니다. 하루에 세 번 바친다는 뜻까지 겹쳐 '삼종'이라는 이름이 더욱 잘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삼종기도가 기념하는 사건은 루카복음 1장 26~38절에 나오는 성모영보(聖母領報), 곧 가브리엘 천사의 아룀입니다. 천주교뿐 아니라 성공회와 루터교회 일부에서도 이 기도를 바치며,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영국 성공회 안의 앵글로가톨릭 공동체에서는 주일 미사 앞뒤에 삼종기도를 노래로 부르는 전통도 있습니다.
삼종기도문 전문과 구성 — 계응 셋, 성모송 셋, 마침 기도
현재 한국 천주교에서 바치는 삼종기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는 선창, ●는 응답, 굿뉴스 가톨릭사전과 각 본당 주요 기도문 기준).
○ 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
● 성령으로 잉태하셨나이다. (성모송)
○ "주님의 종이오니
●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성모송)
○ 이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 저희 가운데 계시나이다. (성모송)
○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 기도합시다. 하느님, 천사의 아룀으로 성자께서 사람이 되심을 알았으니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은총을 저희에게 내려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구성을 풀어 보면 단순합니다. 첫째 계응은 천사의 알림과 성령으로 잉태하심(루카 1장), 둘째 계응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는 마리아의 응답(루카 1,38), 셋째 계응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는 요한복음 1장 14절입니다. 가톨릭신문은 삼종기도를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가 담긴 세 성경 구절과 성모송, 본기도로 이루어진 기도라고 정리합니다. 각 계응 뒤에 바치는 성모송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입니다.
마지막 기도의 흐름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천사의 아룀으로 시작한 기도가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기를 청하며 끝나기 때문에, 짧은 기도 안에 예수님의 탄생부터 죽음과 부활까지가 모두 담깁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삼종기도를 하느님의 초대, 마리아의 순명하는 응답, 그 결과로 사람이 되신 말씀이라는 '세 권으로 된 그리스도교 서사시'의 요약이라고 표현했다고 영어 위키백과는 전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끝에 영광송을 한 번 또는 세 번 덧붙이기도 합니다.
옛 기도서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주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 성신으로 잉태하시도다"로 시작하는 문장이 더 익숙할 수 있습니다. 굿뉴스 가톨릭사전은 이 옛 문장과 지금 쓰는 개정 기도문을 함께 실어 두었는데, 뜻은 같고 표현만 오늘날 말투로 바뀌었습니다.
삼종기도 바치는 법 — 시간, 자세, 그리고 종소리
전통적으로 삼종기도는 성당과 수도원에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시에 바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종이 울리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선창하는 사람이 있으면 ○ 부분을 이끌고 나머지가 ● 부분으로 응답하며, 혼자 바칠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외우면 됩니다. 종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 있더라도 그 시간에 맞춰 정성껏 바치면 된다는 것이 가톨릭신문의 설명입니다.
자세에도 정해진 관습이 있습니다. 평소 삼종기도는 무릎을 꿇고 바칩니다. 다만 주일에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의 기쁨을 드러내는 뜻에서 서서 바치고, 부활 삼종기도는 언제나 서서 바칩니다. 또 셋째 계응 "이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 저희 가운데 계시나이다"를 바칠 때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을 굽혀 강생의 순간을 기리는 관습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종기도 종은 몇 번 칠까요? 가톨릭신문 이승훈 기자가 2024년 7월 직접 세어 본 기사에 따르면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과 수원교구 안성성당은 모두 33번을 쳤습니다. 안성성당 종지기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의 나이를 따라 33번을 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대구 계산주교좌성당은 42번을 치고, 대전 주교좌대흥동성당에서 50년 동안 종지기를 한 분은 작은 종, 중간 종, 큰 종을 각각 세 번씩 울린 뒤 20번가량 이어서 치는 방식을 써 왔다고 합니다. 즉 전체 횟수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공통점은 처음 아홉 번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세 번씩 끊어 세 차례 친 다음, 기도를 다 바칠 때까지 길게 이어 칩니다. 굿뉴스 가톨릭사전도 종은 세 번씩 세 번 치되 매번 세 번 치고 나서 잠시 쉬고, 그 뒤 계속해서 친다고 설명합니다.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성금요일과 성토요일에는 삼종기도 종을 치지 않습니다.
삼종기도의 유래 — 저녁 성모송 세 번에서 오늘의 기도문까지
삼종기도의 정확한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굿뉴스 가톨릭사전은 십자군 시대에 교황 그레고리오 9세가 십자군의 승리를 위해 성당 종을 세 번 치면 기도하라고 한 데서 비롯된 것 같다고 소개합니다. 영어 위키백과가 인용한 허버트 서스턴의 가톨릭 백과사전 해설은 11세기 수도원에서 저녁 끝기도 종이 울릴 때 성모송을 세 번 바치던 관습을 시작으로 봅니다.
기록이 분명해지는 것은 13세기입니다. 가톨릭신문은 13세기 무렵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이 저녁 종이 울릴 때마다 성모송을 세 번씩 바쳤고 이것이 신자들 사이에 크게 퍼졌다고 설명합니다. 프란치스코회 총장을 지낸 성 보나벤투라는 1269년 신자들에게도 저녁 종이 울릴 때 성모송을 세 번 바치도록 권했습니다. 굿뉴스 가톨릭사전에 따르면 1318년 교황 요한 22세는 저녁 종이 울리면 평화를 위해 성모송을 세 번 외도록 요청했고, 이 관습은 14세기에 아침, 15세기 무렵에는 낮까지 넓어졌습니다. 처음에는 금요일에만 낮에 바쳤으나 16세기 이후에는 매일 세 번 바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녁 삼종이 가장 먼저, 그다음 아침, 마지막으로 낮 삼종이 생긴 셈입니다.
성경 구절로 된 세 계응이 들어간 완전한 형태는 1560년 베네치아에서 펴낸 교리서에서 처음 확인되고, 17세기에 지금의 형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3세는 1724년 종이 울릴 때 무릎을 꿇고 삼종기도를 바치는 이들에게 은사를 베풀었고, 부활 시기에는 부활 삼종기도(Regina Caeli, 레지나 첼리)를 대신 바치도록 했습니다. 오늘날 교회의 대사 편람은 정해진 세 시간에 삼종기도를 바치는 신자에게 부분 대사를 베풀고 있습니다.
20세기에 들어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1974년 사도적 권고 「마리아 공경」 41항에서 삼종기도를 가능한 한 언제 어디서나 계속 바치도록 간곡히 부탁한다며, 말씀이 강생한 신비를 묵상하고 복되신 동정녀께 인사하며 그 전구를 바라는 이 기도가 변함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1959년 성 요한 23세 교황 때부터 교황은 바티칸에 머무는 주일 정오마다 성 베드로 광장의 순례자들에게 짧은 훈화를 한 뒤 함께 삼종기도를 바치고 강복을 줍니다. 이를 흔히 '삼종기도 훈화'라고 부르고, 부활 시기에는 '부활 삼종기도 훈화'가 됩니다.
부활 삼종기도와 밀레의 「만종」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평소 삼종기도 대신 부활 삼종기도를 바칩니다. 라틴어 첫 구절을 따 '레지나 첼리(하늘의 모후님)'라고도 부르며, 기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께서, 알렐루야.
○ 말씀하신 대로 부활하셨나이다. 알렐루야.
● 저희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주소서. 알렐루야.
○ 동정 마리아님, 기뻐하시며 즐거워하소서. 알렐루야.
●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나이다. 알렐루야.
✝ 기도합시다.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온 세상을 기쁘게 하셨으니 성자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의 도움으로 영생의 즐거움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부활 삼종기도에는 성모송을 넣지 않고, 모든 구절이 알렐루야로 끝나며, 부활의 기쁨을 드러내는 뜻에서 늘 서서 바칩니다.
삼종기도를 가장 널리 알린 그림은 장프랑수아 밀레의 「만종(晩鐘, L'Angélus)」입니다. 위키백과 '만종' 항목에 따르면 이 작품은 1857년부터 1859년 사이에 그린 가로 66센티미터, 세로 55.5센티미터의 유화로, 바르비종 들판에서 감자를 거두던 두 농부가 저녁 종소리를 듣고 삼종기도를 바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밀레는 들판에서 일하다가 저녁 종이 울리면 할머니가 늘 일을 멈추고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삼종기도를 바치게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이 그림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원래 제목은 '감자 수확을 위한 기도'였으나 지평선에 교회 첨탑을 그려 넣으며 지금의 제목으로 바꾸었고, 1910년 루브르 박물관 소장품이 된 뒤 1986년부터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걸려 있습니다.
정리 — 삼종기도 한 줄 요약
삼종기도는 가브리엘 천사의 아룀과 마리아의 응답, 그리고 말씀이 사람이 되신 강생의 신비를 세 번의 계응과 세 번의 성모송으로 기억하는 기도입니다.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시에 바치고, 평소에는 무릎을 꿇되 주일과 부활 시기에는 서서 바치며, 부활 시기에는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로 시작하는 부활 삼종기도로 바꿔 바칩니다. 성당 종은 세 번씩 세 차례 끊어 친 뒤 길게 이어 치며, 전체 횟수는 성당마다 다릅니다. 1분 남짓이면 바칠 수 있는 짧은 기도이니, 오늘 정오나 저녁 6시에 한 번 바쳐 보셔도 좋겠습니다. 성호경, 묵주기도, 십자가의 길처럼 다른 천주교 기도 이야기도 신이말했다 천주교 게시판에서 함께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가톨릭 굿뉴스 가톨릭사전 「삼종기도」(가톨릭대사전), 가톨릭신문 「[교회 상식 팩트 체크] 삼종기도를 알리는 종은 몇 번 치는 걸까?」(2024.7.21, 제3402호), 가톨릭 굿뉴스 「부활 삼종 기도」, 위키백과 「삼종기도」(한국어판), 영어 위키백과 「Angelus」(Herbert Thurston, Catholic Encyclopedia 1907 인용), 위키백과 「만종 (그림)」(오르세 미술관 자료 인용), 바오로 6세 사도적 권고 「마리아 공경」 41항
👉 신이말했다 카페 가입하고 새 글 알림 받기: https://cafe.naver.com/910401
신이말했다 사이트: https://sinimalhaetda.com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XrLFX
![[광고] (주)아크 반려동물 사료·간식 위탁생산(주문제작) 010-6298-5336](/static/ads/ark_oem_banner_wide.jpg?v=2)
댓글 0
댓글은 승인된 회원만 쓸 수 있어요. 로그인 ·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