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견진성사 뜻 — 세례와 무엇이 다를까? 견진 예식 순서, 대부모 자격과 견진명, 성령칠은까지 한 번에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견진성사(堅振聖事, Confirmation)는 세례를 받은 천주교 신자가 주교의 안수와 축성 성유(크리스마) 도유를 통해 성령의 특별한 은혜를 받아 세례 때 받은 신앙을 굳건하게 하는 성사입니다. 세례성사, 성체성사와 함께 '그리스도교 입교성사' 세 가지 중 하나이고, 평생 단 한 번만 받습니다. 집전자는 원칙적으로 주교이며, 받는 사람은 세례를 받았고 아직 견진을 받지 않은 신자여야 하고, 될 수 있는 대로 견진 대부(남자)·대모(여자)를 세웁니다. 대부모는 교회법상 만 16세 이상이고 견진성사와 성체성사를 받은 가톨릭 신자여야 하며, 견진을 받을 사람의 부모는 대부모가 될 수 없습니다.

성당에 다니다 보면 "올해 견진 받아요?", "견진 대부 좀 서 줄래?" 같은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세례는 익숙한데 견진은 무엇이 다른지, 꼭 받아야 하는지, 대부모는 누구에게 부탁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분이 많습니다. 오늘은 교회법전(1983년), 가톨릭 굿뉴스의 성사 안내, 가톨릭교회 교리서 해당 조항, 위키백과 한국어·영어판을 바탕으로 견진성사의 뜻과 역사, 예식 순서, 대부모 자격, 성령칠은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견진성사 뜻 — '굳게 한다'는 이름 그대로의 성사

견진(堅振)이라는 한자는 '굳을 견(堅)'에 '떨칠 진(振)'으로, 신앙을 굳게 하고 힘 있게 떨쳐 일으킨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영어 이름 Confirmation 역시 '확인하다, 굳건하게 하다'라는 의미입니다. 한국어판 위키백과는 견진성사를 "주교 또는 주교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사제가 그리스도인에게 거룩한 기름을 바르며 성령이 임하시기를 기도하는 안수기도를 함으로써 믿음을 굳건히 하는 성사"라고 설명하고, 천주교의 칠성사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합니다.

1983년 교회법전 제879조는 견진성사의 효과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견진성사는 세례받은 이들을 굳세게 하고,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신앙을 전파하고 옹호할 의무를 더 단단히 지게 하며, 지워지지 않는 인호(印號)를 새기고, 성령의 선물로 풍요롭게 하며, 교회와 더 완전하게 결합시킨다는 것입니다. 인호가 새겨지는 성사이기 때문에 세례, 성품성사와 마찬가지로 평생 한 번만 받습니다.

가톨릭 굿뉴스의 성사 안내는 가톨릭교회 교리서 1303항과 1316항을 인용해 견진의 효과를 "하느님의 자녀로서 더욱 뿌리를 내리게 하고, 그리스도와 더 굳게 결합하게 하며, 성령의 선물을 증대시키고, 교회와의 유대를 더욱 튼튼히 하고, 교회의 사명에 더 깊이 참여하게 하며, 말과 실천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증거하도록 도와준다"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견진성사를 흔히 '그리스도인의 성숙을 위한 성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만 교리서 1308항은 이 표현을 두고 "신앙의 성숙을 나이의 성숙과 혼동해서는 안 되며, 세례의 은총은 그 자체로 이미 효력이 있어 따로 '추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의를 줍니다.

세례와 견진은 무엇이 다를까 — 원래는 한 번에 받던 성사

굿뉴스의 설명에 따르면 견진은 '세례를 완성하고 확인하는 성사'입니다. 세례로 신앙의 씨앗이 심어졌다면, 견진은 그 씨앗이 싹트고 튼튼한 나무로 자라도록 돕는 성사라는 비유입니다. 교리서 1303항은 견진성사가 성령의 특별한 힘을 주어,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서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전하고 지키며, 그리스도의 이름을 용감히 고백하고 십자가를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해 준다고 말합니다.

성경에서 근거로 드는 대목은 사도행전 8장 14~17절입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들은 예루살렘의 사도들이 베드로와 요한을 보냈고, 두 사도가 이미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만 받은 그들에게 안수하자 그들이 성령을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교리서는 이 장면을 세례와 구별되는 견진성사의 성경적 근거로 봅니다. 또 오순절에 사도들이 성령을 받고 두려움을 떨치고 복음을 선포한 사건(사도행전 2장)이 견진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 준다고 설명합니다.

역사적으로 초대교회에서는 세례와 견진을 한 예식 안에서 함께 거행했습니다. 3세기 초 히폴리토의 『사도전승』에 기록된 세례 예식을 보면, 부활 성야에 물로 세례를 받은 이들이 성당으로 들어오면 주교가 그들에게 안수하고 이마에 성유를 바르고 십자 표시를 한 뒤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굿뉴스는 바로 이 두 번째 도유와 안수가 오늘날 견진성사에 해당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교회가 커져 주교가 모든 세례를 직접 집전할 수 없게 되자, 도유와 안수를 주교에게 남겨 두면서 두 성사가 시간적으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동방 정교회와 동방 가톨릭교회는 세례 직후 곧바로 성유 도유(크리스마티오)를 하고 영성체까지 이어서 하는 옛 전통을 지킵니다. 이 경우 사제가 집전하지만, 쓰는 성유는 총대주교나 주교가 축성한 것이어야 합니다. 반면 라틴 교회(로마 가톨릭)는 세례와 견진을 따로 거행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어판 위키백과에 따르면 한국 천주교에서는 세례를 받은 신자가 보통 1~2년 정도 지나 견진성사를 받으며, 성인 입교자도 세례와 견진을 분리해 거행하는 관행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견진성사는 누가, 언제 받을까 — 나이와 준비 조건

교회법 제889조에 따르면 견진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세례를 받았고 아직 견진을 받지 않은 사람'뿐입니다. 죽을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성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적절히 교육을 받고, 합당한 마음 준비를 갖추고, 세례 때의 약속을 갱신할 수 있어야 합당하게 견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당에서는 견진 교리반을 열고, 견진 전에 고해성사를 보도록 안내합니다.

나이에 관해 교회법 제891조는 "주교회의가 다른 나이를 정하지 않았거나, 죽을 위험이 있거나, 집전자가 중대한 이유로 달리 판단하지 않는 한, 대략 사리를 분별할 나이에 수여한다"라고 정합니다. 영어판 위키백과는 이 '사리 분별 나이'를 일반적으로 7세 무렵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하면서, 나라와 교구마다 실제 견진 나이가 다르다고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일부 지역은 10대 중반, 아일랜드와 영국은 10대 초반에 견진을 주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에는 세례·견진·첫영성체의 본래 순서를 되살리는 교구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교구와 본당마다 견진 대상 나이와 세례 후 경과 기간 기준이 조금씩 다르므로, 정확한 조건은 다니는 본당 사무실에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교회법 제890조는 신자들이 적절한 때에 이 성사를 받을 의무가 있다고 밝히고, 부모와 사목자, 특히 본당 주임 신부가 신자들이 제때 교육받고 견진에 나아가도록 돌봐야 한다고 정합니다. 굿뉴스 역시 "견진성사를 받지 않으면 그리스도교 입교가 미완성의 상태로 남는다"며 견진을 꼭 받을 것을 권합니다. 견진은 보통 교구장 주교가 본당을 방문해 미사 중에 거행하며(교회법 제881조), 주교가 사제에게 권한을 위임할 수도 있습니다(제882조, 제884조). 죽을 위험이 있는 신자에게는 본당 신부나 어느 사제라도 견진을 줄 수 있습니다(제883조).

견진 예식 순서 — 세례 서약 갱신, 안수, 성유 도유

교회법 제881조는 견진성사를 되도록 성당에서 미사 중에 거행하라고 권합니다. 그래서 견진 미사는 말씀 전례가 끝난 뒤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첫째, 견진 후보자 소개입니다. 본당 신부나 담당자가 견진을 받을 사람들을 주교에게 소개하고, 후보자들은 이름이 불리면 일어서서 대답합니다. 둘째, 주교의 강론입니다. 셋째, 세례 서약 갱신입니다. 주교가 악을 끊어 버리겠는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믿는지를 차례로 묻고, 후보자들은 세례 때 했던 약속을 스스로 다시 고백합니다. 견진이 세례와 하나로 이어진 성사라는 점을 드러내는 순서입니다.

넷째, 안수입니다. 주교와 함께 집전하는 사제들이 후보자들 위로 손을 펴고, 주교가 성령칠은을 내려 주시기를 청하는 기도를 바칩니다. 다섯째, 성유 도유입니다. 이것이 견진성사의 핵심입니다. 교회법 제880조는 견진성사가 "손을 얹고 이마에 크리스마 성유를 바르며, 인가된 전례서에 정한 말씀으로" 수여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때 쓰는 크리스마 성유는 사제가 집전하더라도 반드시 주교가 축성한 것이어야 합니다. 대부나 대모는 후보자 뒤에 서서 오른손을 후보자의 오른쪽 어깨에 얹고, 주교는 엄지손가락에 성유를 묻혀 후보자 이마에 십자 표시를 하며 "(견진명), 성령 특은의 날인을 받으시오"라고 말합니다. 견진자는 "아멘"으로 응답하고, 주교가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하면 "또한 주교님과 함께"라고 답합니다.

이 마지막 평화의 인사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있습니다. 영어판 위키백과에 따르면 예전 로마 주교 예식서에서는 주교가 "Pax tecum(평화가 너와 함께)"라고 말하며 견진자의 뺨을 가볍게 쳤고, 이를 신앙을 용감히 지키라는 '그리스도의 군사'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1971년 견진 예식이 개정되면서 이 동작에 대한 언급은 빠졌고, 지금은 평화의 인사로 바뀌었습니다. 견진을 받은 사람의 이름과 집전자, 부모와 대부모, 날짜와 장소는 견진 대장에 기록되고, 세례를 받은 본당의 세례 대장에도 견진 사실이 기재됩니다(교회법 제895조).

견진 대부모 자격과 견진명 정하는 법

교회법 제892조는 "될 수 있는 대로 견진을 받을 사람에게 대부모가 있어야 한다"라고 정하고, 대부모는 견진자가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 살며 견진성사에서 오는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돌보는 사람이라고 설명합니다. 대부모 자격은 세례 대부모 조건(교회법 제874조)을 그대로 따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견진자 본인이나 부모, 또는 본당 신부가 지정한 사람이어야 하고, 그 역할을 맡을 뜻이 있어야 합니다.
2. 만 16세 이상이어야 합니다(교구장이 다른 나이를 정했거나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
3. 견진성사와 성체성사를 이미 받은 가톨릭 신자로, 신앙과 맡을 직무에 맞는 생활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4. 합법적으로 부과되거나 선고된 교회법상 형벌에 묶여 있지 않아야 합니다.
5. 견진을 받을 사람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아니어야 합니다.

교회법 제893조 2항은 "세례 때 대부모였던 사람을 견진 대부모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권합니다. 세례와 견진의 연결을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한국 본당에서는 보통 남자는 대부, 여자는 대모를 세우며, 본당마다 대부모가 소속 본당의 확인을 받아 오도록 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견진명은 견진 때 새로 정하는 세례명 같은 이름입니다. 세례명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많고, 견진을 계기로 본받고 싶은 다른 성인의 이름을 고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당 안내에 따라 다르므로 견진 교리반에서 함께 정하면 됩니다.

성령칠은 — 견진으로 받는 성령의 일곱 가지 은혜

교회는 전통적으로 견진성사를 통해 '성령칠은(聖靈七恩)', 즉 성령의 일곱 가지 은혜가 주어진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이 목록은 이사야서 11장 2절에서 메시아에게 머무를 영을 묘사한 대목에서 나왔습니다. 굿뉴스 안내에 실린 일곱 가지는 슬기, 통달, 의견, 굳셈, 지식, 효경, 두려워함(하느님께 대한 경외심)입니다. 최근 교리 교재에서는 같은 은혜를 슬기(지혜), 깨달음(통찰), 일깨움(의견), 굳셈(용기), 앎(지식), 받듦(효경), 두려워함(경외)처럼 풀어 쓰기도 합니다.

가톨릭신문의 예비자 교리 연재는 이 가운데 몇 가지를 이렇게 풀이합니다. 굳셈은 신앙생활을 가로막는 죄악과 세속적 유혹에 맞서 용감히 싸우고 순교까지 할 수 있게 하는 은혜, 지식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믿어야 할 것과 믿지 말아야 할 것을 분별하게 하는 은혜, 효경은 하느님을 참 아버지로 알아 자녀답게 사랑하게 하는 은혜, 두려워함은 죄를 지어 하느님을 거스르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라는 설명입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303항 이하가 인용하는 성 암브로시오의 말처럼, 견진을 받은 이는 "지혜와 슬기의 영, 의견과 굳셈의 영, 지식과 효경의 영,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영"이라는 영적 날인을 받았으니 받은 것을 잘 간직하라는 당부를 듣게 됩니다. 성령의 열매로는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에 나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를 함께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로 견진은 천주교만의 예식은 아닙니다. 한국어판 위키백과에 따르면 정교회도 이를 성사로 거행하고, 성공회는 견진예식, 루터교회는 견신례라는 이름으로 지키며, 한국 개신교 장로회 일부 교회와 감리교회도 입교예식이나 견신례를 행합니다. 이름과 신학적 의미는 교회마다 다르지만, 세례받은 이가 공동체 앞에서 신앙을 스스로 다시 고백하는 예식이라는 점은 닮아 있습니다.

정리하면, 견진성사는 세례로 시작된 신앙에 성령의 힘을 더해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성사입니다. 세례를 받은 지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견진을 받지 않았다면, 다니는 본당에 다음 견진 일정과 교리반 시작 시기를 문의해 보세요.

출처: 교회법전(1983) 제874조·제879~896조(교황청 누리집), 가톨릭 굿뉴스 성사 안내 '견진성사', 가톨릭교회 교리서 1285·1303·1308·1316항, 가톨릭신문 예비자교리 42 '견진성사', 위키백과 '견진성사'·'Confirmation in the Catholic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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