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성호경 뜻과 긋는 법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순서, 큰 십자성호·작은 십자성호 차이와 정교회 성호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4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호경(聖號經)은 손으로 십자(十字)를 그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고 바치는 천주교의 가장 짧은 기도입니다. 긋는 법은 왼손을 먼저 가슴에 대고, 오른손 손가락을 모두 펴서 모은 뒤 이마에서 "성부와", 가슴에서 "성자와", 왼쪽 어깨에서 "성", 오른쪽 어깨에서 "령의" 하고 십자를 그린 다음,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며 "이름으로, 아멘." 하고 마칩니다. 이 동작은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십자가로 인류를 구원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내가 천주교 신자임을 드러내는 표시입니다.

성당에 처음 가 본 사람이 가장 먼저 따라 하게 되는 동작이 바로 이 성호경입니다. 미사의 시작과 끝, 식사 전후, 묵주기도를 시작할 때도 신자들은 습관처럼 이마와 가슴, 어깨에 손을 댑니다. 그런데 왜 왼쪽 어깨가 먼저인지, 복음 낭독 전에 이마·입술·가슴에 작게 긋는 것은 무엇인지, 정교회 신자들의 성호는 왜 방향이 반대인지 물으면 선뜻 답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가톨릭 굿뉴스의 『가톨릭대사전』과 용어사전, 바티칸 누리집의 『가톨릭교회 교리서』, 위키백과 「성호경」·「Sign of the cross」 항목을 바탕으로 성호경의 뜻과 긋는 법, 역사와 교파별 차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성호경 뜻 — '십자 성호'를 그으며 삼위일체를 부르는 기도

'성호(聖號)'는 '십자 성호(十字聖號)'의 준말이고, 라틴어로는 signum Crucis, 영어로는 sign of the Cross라고 합니다. 가톨릭 굿뉴스 용어사전은 성호경을 "십자를 그으며 성부 성자 성령(천주 성삼위)을 부르는 기도"라고 풀이합니다. 기도문은 한국어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 전부이고, 라틴어로는 "In nomine Patris, et Filii, et Spiritus Sancti. Amen.", 영어로는 "In the name of the Father, and of the Son, and of the Holy Spirit. Amen."입니다.

이 짧은 기도에는 세 가지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됩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오류동성당 누리집의 교리 안내에 따르면 첫째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 고백이고, 둘째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음을 떠올리는 것이며, 셋째는 이 동작으로 천주교 신자임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가톨릭대사전』도 성호를 "그리스도교 신앙을 나타내는 가장 널리 알려진 상징"이라고 소개합니다.

용어사전은 기도문 속 "…의 이름으로"라는 표현을 '어명(御命)'의 뜻, 곧 그분의 권위를 가지고 한다는 뜻으로 풀이하며 루카복음 10장 17절 "주님, 주님의 이름으로 명령하였더니 마귀들까지도 저희에게 복종하였습니다"를 함께 인용합니다. 그래서 성호경은 짧지만 교회가 정한 '준성사(準聖事)'로 여겨집니다.

성호경 긋는 법 — 큰 십자성호 순서와 손 모양

평소 신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은 '큰 십자성호'입니다. 『가톨릭대사전』에 실린 순서를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왼손을 먼저 가슴에 붙입니다.
2. 오른손 손가락을 모두 펴서 한데 모읍니다.
3. 이마에 대며 "성부와"
4. 가슴에 대며 "성자와"
5. 왼편 어깨에 대며 "성"
6. 오른편 어깨에 대며 "령의"
7. 오른손과 왼손을 가슴에 모아 합장하며 "이름으로, 아멘."

마지막에 두 손을 모을 때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왼손 엄지손가락 위에 십자 모양으로 겹쳐 놓는다고 사전은 설명합니다. 용어사전은 이 마지막 합장이 불교의 합장과는 다른 것이라고 덧붙이고, 십자 모양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으심과 그 고통을 상징하므로 경건한 자세로 할수록 마음과 뜻이 하늘로 들어 올려진다고 적고 있습니다.

처음 배우는 분들이 자주 헷갈리는 부분은 '성령의'를 '성'과 '령의'로 나누어 양쪽 어깨에 하나씩 대는 대목과, 왼쪽 어깨가 먼저라는 점입니다. 성당 입구의 성수대에서 오른손에 성수를 찍은 뒤 성호를 긋는 경우도 많은데, 위키백과 「성호경」은 『전례사목사전』(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2010)을 인용해 십자표 자체가 세례를 기념하는 축복의 행위이고, 성수를 쓰면 그 의미가 더 강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작은 십자성호 — 복음 전에 이마·입술·가슴에 긋는 이유

성호에는 큰 십자성호 말고 '작은 십자성호'도 있습니다. 『가톨릭대사전』에 따르면 작은 십자성호는 사도 시대에 엄지손가락으로 이마에 긋던 것에서 비롯되었고, 4세기 이후에는 이마, 입술, 가슴에 차례로 작은 성호를 긋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미사 중 복음을 듣기 전에 신자들은 이 작은 십자성호를 긋습니다.

굿뉴스 용어사전은 그 의미를 이렇게 풀이합니다. 주님의 말씀과 행하신 일을 머리에 잘 담아 깊이 생각하며 간직하겠고(이마), 신자로서 남에게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겠으며(입술), 말씀을 마음에 간직해 잘 따르고 실행하겠다(가슴)는 다짐으로 세 번 십자가를 긋는다는 것입니다. 영어 위키백과는 루터교회에서도 복음 낭독 때 신자들이 "주님의 말씀이 제 생각과 입술과 마음에 있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며 이마·입술·가슴에 작은 성호를 긋는다고 소개합니다.

이 밖에 세례성사, 견진성사, 강복과 축성 때에는 사제가 손으로 간단히 십자를 긋습니다. 재의 수요일에 이마에 재를 바르는 것도 작은 십자 모양으로 이루어집니다.

성호경의 역사 — 테르툴리아누스부터 『가톨릭교회 교리서』까지

성호를 긋는 관습은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3세기 초 북아프리카 카르타고의 교부 테르툴리아누스는 『화관에 대하여(De Corona)』 3장에서 "우리의 모든 일에 있어서 방에 들어서거나 나갈 때, 잠자리에서나 식사 때, 밤에 불을 켤 때, 책을 읽거나 책상에 앉을 때, 새로운 일을 하기 전에 우리는 이마에 십자가를 긋는다"고 기록했습니다. 영어 위키백과는 이 글을 204년경의 것으로 소개하며, 3세기 문헌 『사도 전승』이 세례 때의 구마, 정해진 시간 기도 전, 유혹을 받을 때 성호를 쓰라고 권했다고 전합니다.

처음에는 이마에 작게 긋던 성호가 몸 전체에 크게 긋는 방식으로 넓어진 시기에 대해서는 자료마다 설명이 조금 다릅니다. 굿뉴스 자료는 큰 십자성호가 11세기경부터 교회에서 쓰이기 시작했다고 하고, 영어 위키백과는 가슴을 가로지르는 네 지점 동작이 6세기에 발전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오늘날의 큰 성호가 초대 교회의 작은 성호보다 나중에 자리 잡았다는 점은 같습니다.

현대 가톨릭교회의 공식 가르침도 성호경을 신앙생활의 출발점으로 봅니다. 바티칸 누리집에 실린 『가톨릭교회 교리서』 2157항은 "그리스도인은 하루와 기도와 활동을 성호로 시작한다"고 말하며, 세례받은 이는 이렇게 하루를 하느님의 영광에 봉헌하고 구세주의 은총을 청하며, 성호는 유혹과 어려움 가운데서 우리를 굳세게 한다고 가르칩니다. 1235항은 세례 예식 첫머리에 긋는 십자 표시가 그리스도께 속하게 될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인장을 찍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로 얻어 주신 구원의 은총을 드러낸다고 설명합니다. 또 영어 위키백과가 인용한 교리서 1670~1671항은 축복이 준성사 가운데 으뜸이며, 교회는 흔히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 표시를 하면서 예수의 이름을 불러 축복한다고 밝힙니다.

미사와 일상에서 성호를 긋는 때, 그리고 교파별 차이

미사에서 성호를 긋는 대표적인 때는 시작과 끝입니다.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로마 전례 미사에서는 입당 성가가 끝난 뒤 사제와 신자가 함께 성호를 긋고, 마침 강복 때 다시 성호를 긋습니다. 복음 선포 전에는 사제나 부제가 복음서와 자신의 이마·입술·가슴에 작은 성호를 긋고 신자들도 따라 합니다. 『가톨릭대사전』은 이 밖에도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성당이나 방에 들어갈 때, 식사 전후, 위험과 유혹이 있을 때 등 일상의 모든 순간에 성호를 그어 왔다고 설명합니다.

성호는 천주교만의 것은 아닙니다. 위키백과 「성호경」은 로마 가톨릭교회, 동방 정교회, 성공회, 루터교 등에서 성호경을 쓴다고 소개합니다. 다만 모양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동방 정교회와 비잔틴 전례 동방 가톨릭교회 신자들은 엄지·검지·중지 세 손가락 끝을 모으고 나머지 두 손가락은 손바닥에 붙인 채,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어깨 순서로 긋습니다. 세 손가락은 삼위일체를, 접은 두 손가락은 예수의 신성과 인성 두 본성을 뜻합니다. 반면 라틴 교회(로마 가톨릭)와 서방 루터교, 성공회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긋습니다. 교황 인노첸시오 3세(재위 1198~1216)는 "그리스도께서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셨기 때문에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긋는다고 설명한 기록이 있는데,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큰 성호가 아니라 이마나 물건 위에 긋는 작은 성호를 말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17세기 니콘 총대주교의 개혁 이전까지 두 손가락으로 성호를 긋는 관습이 있었고, 세 손가락 방식을 강제한 것이 '구교도(Old Believers)' 분열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라틴아메리카 일부 가톨릭 지역에서는 엄지와 검지로 작은 십자를 만들어 성호를 마친 뒤 엄지에 입을 맞추는 풍습도 있습니다. 개신교 가운데 루터교는 루터의 『소교리문답』에서 아침·저녁 기도 전에 성호를 긋도록 하고 있고, 영국 성공회는 종교개혁기 1552년 기도서에서 성직자의 성호 사용을 세례 때 한 번으로 줄였다가 20세기 들어 성호에 대한 반대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교파마다 쓰임은 다르지만, 성호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삼위일체 신앙을 고백하는 몸짓이라는 점에서는 뜻이 같습니다.

정리 — 하루를 여는 가장 짧은 신앙 고백

정리하면, 성호경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라는 한 문장과 함께 이마-가슴-왼쪽 어깨-오른쪽 어깨 순서로 십자를 긋고 두 손을 모으는 기도입니다. 복음 전에 이마·입술·가슴에 긋는 작은 십자성호는 말씀을 생각과 입과 마음에 간직하겠다는 다짐이고, 큰 십자성호는 삼위일체와 십자가의 구원을 고백하는 몸짓입니다. 3세기 테르툴리아누스가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마에 십자가를 긋는다"고 쓴 그 관습이 오늘날 교리서의 "하루와 기도와 활동을 성호로 시작한다"는 가르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당에 처음 가는 분이라면 성수대 앞에서, 혹은 식사 전에 천천히 한 번 따라 해 보시길 권합니다. 짧은 동작 하나에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출처: 가톨릭 굿뉴스 『가톨릭대사전』 「성호」 https://maria.catholic.or.kr/dictionary/term/term_view.asp?ctxtIdNum=1869&gubun=01 / 굿뉴스 용어사전 「성호경」 https://maria.catholic.or.kr/dictionary/term/term_view.asp?ctxtIdNum=5835&gubun=02 / 천주교 서울대교구 오류동성당 「십자 성호」 http://www.oryucatholic.org/religious/religious02_view.php / 『가톨릭교회 교리서』 1235항·2157항(바티칸 누리집 영문판) https://www.vatican.va/archive/ENG0015/__P7K.HTM / 위키백과 「성호경」 https://ko.wikipedia.org/wiki/성호경 / Wikipedia 「Sign of the cross」 https://en.wikipedia.org/wiki/Sign_of_the_cross

👉 신이말했다 카페 가입하고 새 글 알림 받기: https://cafe.naver.com/910401
https://sinimalhaetda.com
http://pf.kakao.com/_XrLFX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댓글 0

댓글은 승인된 회원만 쓸 수 있어요. 로그인 · 회원가입

[광고] (주)아크 반려동물 용품 OEM 생산 010-6298-5336
광고 · 우리 사이트에 업체를 홍보하고 싶다면 카톡으로 광고 문의
💬 카톡 1:1 상담+ 카톡 채널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