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모든것

넋 뜻 — 혼·혼백·영혼과 같은 말, 무속에서 떠도는 넋을 달래는 이유와 넋건지기굿(수망굿)·넋두리·씻김굿 넋전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3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넋'은 살아 있는 사람의 몸에 깃들어 생명을 지탱해 준다고 믿어 온 기운으로, 혼·혼령·혼백·영혼·얼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우리말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넋」 항목은 넋이 육신이 죽은 뒤에도 그 자체로 존속할 수 있다고 여겨졌고, 신격화되면 '신령'이라 불리며 마을이나 집안의 수호신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무속에서는 특히 죽은 이의 넋, 곧 사령(死靈)을 모시고 달래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넋을 건지는 '넋건지기굿', 굿판에서 망자의 넋이 실려 하는 말인 '넋두리'가 모두 이 믿음에서 나왔습니다.

"넋이 나갔다", "넋두리 좀 그만해" 같은 말은 일상에서 자주 쓰지만, 정작 넋이 무엇인지 차분히 짚어 볼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넋」(김열규), 「영혼관」(이은봉), 「넋건지기굿」(김태곤), 「넋두리」(이부영), 「씻김굿」 항목을 바탕으로 넋의 뜻과 성격, 무속이 넋을 어떻게 다루어 왔는지, 그리고 넋건지기굿과 넋두리의 실제 모습까지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넋 뜻 — 혼·혼백·영혼·얼과 같은 말, 그런데 조금씩 다르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넋은 혼(魂), 혼령(魂靈), 혼백(魂魄), 영혼, 얼과 어느 경우에나 바꿔 쓸 수 있는 포괄적인 말입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쓰임이 조금씩 다릅니다. '혼'은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양쪽에 두루 쓰이지만, '백'은 주로 죽은 이의 신격화된 넋, 예컨대 조상령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신령'은 신으로 여겨지는 영혼, 곧 신격화된 영혼이라는 뜻이어서 신명(神明)과 거의 같은 말로 쓰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영'의 쓰임입니다. 산신령과 산신이 같은 뜻으로 쓰이는 데서 보듯, 자연이 신격화되어 신앙될 때도 신령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사람에게만 쓰는 '혼'과 달리 '영'은 사람과 자연 양쪽에 걸쳐 쓰인다는 것이 백과사전의 설명입니다. 정리하면, 넋은 사람의 생명을 지탱하는 기운이자 죽은 뒤에도 남는 실체이고, 그것이 신으로 받들어지면 신령이 되며, 그 신령에는 산과 물 같은 자연의 영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백과사전은 넋이 대개 코나 입을 통해 육신을 자유롭게 드나든다고 여겨졌고, 때로는 감각적인 형상을 띠고 나타난다고 믿어졌다고 적고 있습니다. "넋이 나갔다"는 표현이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넋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오래된 믿음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생령과 사령, 그리고 조상과 원귀 — 넋을 나누는 방법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영혼관」 항목은 우리나라에서 넓은 의미의 영혼에 해당하는 말로 넋·혼·영·혼령·혼백이 두루 쓰인다고 하면서, 크게 사령(死靈)과 생령(生靈)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사령은 사람이 죽은 뒤 저승으로 가는 영이고, 생령은 살아 있는 사람의 몸속에 깃든 영혼입니다.

생령에 대한 믿음은 생활 속 금기에서 잘 드러납니다. 잠자는 동안 영혼이 몸을 떠나 떠돌아다니는 것이 꿈으로 나타난다고 믿었고, 자는 사람의 얼굴에 수염을 그리거나 천이나 종이로 얼굴을 덮어 두면 돌아온 영혼이 자기 몸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른 데로 가 버려 그 사람이 죽는다고 여겼습니다. 「넋」 항목에도 잠자는 아이 얼굴에 황칠을 하면 빠져나간 넋이 얼굴을 잘못 보고 딴 데로 가 버려 아이가 죽게 된다는 믿음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어릴 때 "자는 사람 얼굴에 낙서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어 본 분이라면, 그 뿌리가 바로 이 넋 관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령은 다시 두 갈래로 나뉩니다. 이 세상을 순조롭게 살다가 저승에 잘 들어간 영혼은 조상, 곧 조령(祖靈)이 되어 선령(善靈)으로 여겨지고, 생전의 원한이 남아 저승에 들지 못한 채 산 사람을 괴롭히는 영혼은 원귀(寃鬼)가 됩니다. 「영혼관」 항목은 선령을 대표하는 신으로 무당이 모시는 '대신'과 '말명'을, 악령을 대표하는 것으로 '왕신', '몽달귀신', '객귀', '영산', '수비'(수부) 등을 들고 있습니다.

무속과 넋 — 떠도는 넋을 달래 '복의 넋'으로 만드는 일

「넋」 항목은 넋이 민간신앙에서 매우 큰 구실을 하며, 특히 무속신앙에서는 사령숭배의 비중이 대단히 크다고 설명합니다. 산 사람의 넋이 신앙 대상이 된 예는 거의 없으므로, 영혼숭배는 기본적으로 죽은 이의 넋을 받드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무속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원령(寃靈)'입니다. 원령은 거의 모두 갈 곳을 잃은 넋, 객귀, 나그네 넋처럼 '떠도는 넋'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넋은 육신을 벗어나 저승으로 가야 하는데, 일부는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머물며 이곳저곳을 헤맨다고 여겨졌습니다. 이런 원령은 원한을 풀기 위해 산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고 믿어졌기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고, 굿을 올려 달래고 재앙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같은 항목에 따르면 원령은 어떤 방식으로든 원한을 풀어야만 '복의 넋'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오귀굿은 죽은 이의 넋이 떠돌이 넋이 되기 전에 미리 저승으로 인도하는 예방적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평가됩니다. 「영혼관」 항목도 우리나라에서 악령의 원한을 풀어 저승으로 천도하는 굿이 많이 발달했다며, 서울의 진오기, 동해안의 오구굿, 전라도의 씻김굿을 대표적인 예로 듭니다. 집가심, 자리걷이, 수왕굿, 해원굿, 조상굿처럼 망인의 넋을 불러들이는 굿도 모두 사령에 대한 믿음을 보여 준다고 합니다.

무당과 넋의 관계도 이 대목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넋」 항목은 넋과 산 사람의 관계가 거의 한쪽으로만 흐른다고 설명합니다. 권능을 지닌 넋은 스스로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산 사람은 무당의 힘이나 정성 어린 치성 같은 종교적 장치를 거쳐야만 넋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무당을 영매(靈媒)라고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또 넋이 산 사람에게 실리는 현상을 '신지핌', '넋지핌', '넋실음'이라고 부르는데, 그 사람이 무당이 되면 실린 넋을 '몸주', 보통 사람으로 남으면 일시적으로 붙었다 떠나는 '허주'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넋건지기굿 — 물에 빠진 이의 넋을 건져 저승으로 보내는 굿

넋에 관한 무속의례 가운데 가장 극적인 것이 넋건지기굿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넋건지기굿을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넋을 건져 내 저승으로 보내는 무속의례로 정의하며, 넋건지굿, 혼건지굿, 수망(水亡)굿, 넋굿이라고도 부르고 전국적으로 행해진다고 설명합니다. 먼저 용왕에게 익사자의 넋을 뭍으로 내보내 달라고 빌어 넋을 건진 다음, 일반적인 저승 천도의식처럼 진행하는 것이 기본 구조입니다. 「넋」 항목은 이 넋건지기를 떠난 넋을 불러들이는 초혼(招魂)의 범주에 넣고, 이때 쓰는 바가지나 호리병이 넋이 깃드는 '넋의 집'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백과사전에 소개된 동해안 넋건지기굿의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죽은 사람 집의 부엌에서 조왕굿을, 안방에서 시준굿을 한 뒤 망인이 빠진 물로 나가 혼건지기를 합니다. 이때 준비하는 '넋그릇'은 죽은 사람이 생전에 쓰던 그릇에 쌀을 가득 담고, 사람 모양으로 오린 약 15센티미터 크기의 백지인 '넋'을 올린 다음 다시 쌀 한 줌과 망인의 생시·주소·성명을 적은 종이를 얹고 뚜껑을 닫아 무명으로 싸서 긴 끈으로 묶은 것입니다. '혼대'는 잎이 달린 채 베어 온 5미터가량의 생나무 꼭대기에 망인의 주소와 이름을 적은 한지를 매단 것입니다.

배가 바다 가운데에 이르면 무당은 사방에 재배하며 소금을 뿌리고, 갑판에 밥 세 그릇과 술 석 잔, 나물·과일·전으로 상을 차린 뒤 징을 치며 축원합니다. 넋그릇을 바닷속에 넣고 그 끈을 유족 손에 쥐여 주며, 다른 손에는 망인이 생전에 입던 속옷 한 벌을 들게 합니다. 유족이 속옷을 흔들며 혼을 부르고 통곡하는 동안 장구·징·꽹과리가 고조된 가락으로 울리고, 무당은 용왕신에게 혼을 내보내 달라고 빕니다. 축원이 끝나면 제물을 조금씩 한지에 싸서 바다에 던지는데, 이것을 '용왕밥'이라고 부릅니다. 배가 돌아오면 망인의 집에서 부정굿부터 다시 시작해 천도굿을 이어 가고, 굿이 끝난 뒤 넋그릇을 풀어 머리카락이 있으면 익사자의 것으로 믿었다고 합니다.

굿 장소는 바다만이 아닙니다. 무당이 배를 타지 않고 바닷가나 강가, 저수지 같은 큰 물가에서 하기도 하며, 강신무 지역이나 제주도에서는 무당이 망인의 옷을 입고 넋그릇을 든 채 직접 물에 들어가 넋을 건진 뒤 방금 시신을 건진 것처럼 간단한 상례를 치르기도 한다고 백과사전은 전합니다. 이 굿은 물속에서 방황하는 넋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마음, 그리고 영혼이 실재한다는 영혼불멸관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넋두리 뜻 — 굿판에서 망자가 산 사람과 나누는 마지막 대화

요즘 '넋두리'는 불만이나 하소연을 길게 늘어놓는 말로 흔히 쓰이지만, 원래는 무속 용어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넋두리」 항목은 넋두리를 무당이 굿을 할 때 죽은 사람의 넋이 실려서 하는 말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과정에서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껴안고 울며 마음을 나눕니다.

넋이 내리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내림무당, 곧 강신무의 굿에서는 넋이 무당에게 직접 내리고, 무당은 죽은 사람의 옷을 걸치고 넋에 사로잡혀 생전의 괴로움과 슬픔, 회한을 이야기합니다. 단골무당, 곧 세습무의 굿에서는 가족 가운데 한 사람에게 대를 잡게 하고, 무악에 따라 대가 흔들리면 넋이 들어온다고 여깁니다. 넋두리는 어느 굿거리보다 애조를 띠며, 망자는 자신의 슬픈 심정뿐 아니라 살아 있는 가족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습니다. 때로는 산 사람이 망자의 넋을 빌려 다른 가족에게 쌓였던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항목을 쓴 정신의학자 이부영은 넋두리가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함께 한을 나누고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 버리는 계기라며, 현대 정신의학의 기분전환법이나 제반응(除反應) 같은 심리 치료 기술에 비길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넋두리가 오늘날 '하소연'이라는 뜻으로 넓어진 것도, 가슴에 맺힌 말을 쏟아내는 굿판의 장면에서 비롯되었다고 이해하면 자연스럽습니다.

씻김굿의 넋과 넋전 — 넋을 씻기고 길을 닦아 보내는 법

전라도의 씻김굿에서도 넋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씻김굿」 항목에 따르면 씻김을 하기 위해 먼저 죽은 이를 상징하는 신체와 넋을 만듭니다. 돗자리에 망인의 옷을 싸서 말아 몸통을 세우고, 주발에 쌀이나 넋전(혼백)을 담아 머리로 삼고, 그 위에 솥뚜껑을 얹어 갓 모양을 만듭니다. 무녀는 이것을 잡고 무가를 부르며 빗자루에 물을 묻혀 씻기는데, 씻기는 순서는 물, 쑥물, 향물입니다.

씻김에 앞서 바리데기 무가를 부르는 오구물림과, 망인의 가슴에 맺힌 한을 상징하는 무명 매듭을 춤추며 풀어 가는 고풀이를 하고, 마지막에는 깨끗이 씻긴 넋을 저승길을 상징하는 긴 무명필 위에 올려 밀어 가는 길닦음을 합니다. 넋을 달래고, 한을 풀고, 씻기고, 길을 열어 보내는 이 과정이야말로 무속이 넋을 대하는 방식을 가장 잘 보여 줍니다.

정리하면, 넋은 살아 있는 사람의 생명을 지탱하고 죽은 뒤에도 남는다고 믿어진 기운이며, 혼·혼백·영혼·얼과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무속은 저승에 들지 못하고 떠도는 넋을 달래 '복의 넋'으로 보내는 일을 중요하게 여겨 왔고, 그 믿음이 넋건지기굿, 진오귀굿, 씻김굿, 그리고 망자의 넋이 실려 하는 말인 넋두리로 이어졌습니다. 자는 사람 얼굴에 낙서하지 말라는 금기나 "넋이 나갔다"는 말처럼, 넋 관념은 지금도 우리 일상 언어 속에 살아 있습니다. 신내림 증상, 무당 신당, 말명, 세습무 같은 다른 무속 이야기도 신이말했다 무속 게시판에서 함께 읽어 보세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넋」(김열규)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2608, 「영혼관」(이은봉)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7839, 「넋건지기굿」(김태곤)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2609, 「넋두리」(이부영)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2611, 「씻김굿」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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