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몸주신(身主神)은 무당이 신병을 앓고 내림굿을 할 때 강신하여 평생 그 무당에게 영력과 공수를 내려 주는 주된 보호신이며, 무당은 집에 신단(신당)을 차려 몸주신을 그린 무신도(화분·족자)와 신칼·삼지창·언월도 등의 무구를 모십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무신도는 고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도 기록될 만큼 역사가 깊고, 20여 계통 113종의 신격이 전해집니다.
점집에 들어서면 벽면을 가득 채운 원색의 신령 그림(무신도)들과 신단 위에 놓인 칼·창·방울·부채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또 무당마다 자신은 장군신을 몸주로 모신다거나 산신·대신할머니·동자신을 몸주로 모신다고 소개합니다. 무당에게 몸주신이 어떤 존재이기에 평생 신당에 그림과 무구를 모시고 정성을 드리는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몸주」, 「무신도」, 「무구」, 「신당」 항목을 통해 상세히 알아봅니다.
몸주(身主, 보호신)란 무엇인가 — 내림굿에서 결정되는 평생의 주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몸주」 항목은 몸주를 무당이 신병을 앓을 때 강신하여 영력의 주체가 되는 무속 신격으로 정의합니다. 무당이 굿을 하거나 신점을 볼 때 몸에 내려 공수(신탁)를 주고 길흉화복을 예언하게 해 주는 근원적인 힘의 원천으로,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 말하는 샤먼의 보호신과 같은 위상을 지닙니다.
몸주신은 신병을 앓는 과정이나 내림굿(강신제) 자리에서 결정됩니다. 꿈이나 환상 속에 나타난 신령의 모습을 몸주로 모시기도 하고, 환청의 지시로 땅속이나 산속에서 찾아낸 거울(명두)·방울 같은 무구나 스스로 손이 움직여 쓴 신필(神筆)을 몸주의 신체(神體)로 삼기도 합니다. 또한 병굿 도중 벽에 비친 해와 달의 광채를 보고 일광보살·월광보살을 몸주로 모시게 된 사례나, 내림굿 망아경 속에서 외친 신의 이름이 평생의 몸주가 되는 사례도 백과사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무당이 모시는 수많은 신령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한두 분만을 몸주라 부르며, 문헌에는 산신, 최영 장군, 임경업 장군, 일광보살·월광보살, 칠성신, 명도(동자·태주), 작두대신, 신장, 대신할멈 등이 대표 몸주로 등장합니다.
몸주신과 무당의 관계 — 엄격한 부녀지간 같은 위엄과 목욕재계
백과사전 「몸주」 항목은 무당과 몸주신의 관계를 일종의 신성한 결합이자, 가까이하기 어렵고 결코 거역할 수 없는 엄격한 아버지와 딸의 관계처럼 몸주신의 위엄이 절대적이라고 설명합니다. 무당은 몸주신이 몸에 들거나 큰 굿·기도를 앞두고 있을 때는 부부 잠자리를 피하고 목욕재계하며 몸과 마음을 정결히 유지해야 합니다.
만약 신당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부정한 일을 겪으면 몸주신이 노하여 병을 주는 신벌을 내린다고 믿기 때문에, 무당에게 신당은 하루도 정성을 거를 수 없는 성소(聖所)가 됩니다.
무신도(巫神圖, 화분·족자)의 역사와 20여 계통 113종의 신령들
무당이 자신의 몸주신과 제신(諸神)들의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게 그려 신당 벽에 걸어 모신 종교화가 바로 무신도입니다. 백과사전 「무신도」 항목에 따르면 무화(巫畫), 무속화라고도 하며, 무당들 사이에서는 흔히 화분이나 족자라는 말로 불립니다. 고려 고종 때 문인 이규보(1168~1241)의 『동국이상국집』 「노무편(老巫篇)」에 벽에는 울긋불긋 신상을 그려 놓고 칠원과 구요는 액자에 그려 붙였다는 구절이 나오고, 조선 후기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도 목멱산(남산) 국사당의 신상 기록이 남아 있어 최소 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것으로 확인됩니다.
현재 학계에 보고된 한국의 무신도는 신의 계통으로 20여 종, 세부 종류로는 무려 113종에 이릅니다. 천신·일신·월신·성신(칠성)·지신·산신·수신·화신·용신·방위신 같은 자연신부터 장군신(최영·관운장·임경업)·왕신(공민왕·태조)·대감신·별상신·호구아씨·창부신·무조신(바리공주)·불교신(삼불제석)·명부신(시왕·사자)까지 한국인의 신관념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무당이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나면 자신이 평생 모시던 무신도와 무구를 신딸에게 물려주거나 산속 당집·굿당에 봉안하고 소각하는 엄격한 예법을 따릅니다.
도검류 무구(신칼·삼지창·언월도·작두)의 치수와 의례적 기능
무신도 앞 신단과 굿판에서 신령의 위엄을 드러내고 잡귀를 물리치는 도구가 도검류 무구입니다. 백과사전 「무구」 항목에는 중부 지역 무당이 쓰는 네 가지 도검류의 규격과 용도가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첫째, 신칼(대신칼)은 길이 20센티미터 정도의 쇠칼(또는 대나무 칼)에 길이 40센티미터가량의 흰 종이 술(백지 오리)을 여러 갈래 잡아맨 도구로, 잡귀를 물리치며 축원할 때 양손에 들고 휘젓습니다. 특히 굿을 모두 마친 뒤 신칼을 땅에 던져 칼끝이 바깥쪽을 향하면 신령들이 굿을 흡족하게 잘 받고 돌아간 것으로 점치는 칼점 도구로도 쓰입니다.
둘째, 언월도(청룡도)는 길이 70센티미터 나무자루에 50센티미터의 반달형 쇠날이 박힌 큰 칼이고, 셋째, 삼지창은 80센티미터 나무자루 끝에 30센티미터 길이의 세 갈래 쇠창살이 박힌 창입니다. 언월도와 삼지창은 장군거리나 신장거리, 대감거리에서 장군신의 위엄을 과시하며 춤출 때 쓰이며, 특히 삼지창은 굿의 효험 여부를 판결하기 위해 삶은 돼지머리나 소머리를 창끝에 찍어 거꾸로 세우는 사슬세우기 의례에 사용됩니다. 넷째, 작두는 길이 80센티미터 쇠 칼날 두 개를 15센티미터 간격으로 고정한 쌍날 작두로, 무당이 맨발로 올라서서 영험을 보이고 공수를 내리는 작두타기에 쓰입니다.
다섯 갈래 신당(국사당·무당집 신당·용신당·산신각·동제당)과 무악기의 신성성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신당」 및 「무구」 항목에 따르면, 민간에서 신을 모시는 신당은 크게 다섯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는 인왕산 국사당이나 할미당처럼 도심 인가에서 떨어진 산속에 지어 굿판을 벌이는 굿당이고, 둘째가 무당이 자기 집 방이나 별채에 무신도·무구·무복을 모셔 둔 개인 신당이며, 셋째는 약수터나 우물가의 용신당, 넷째는 산신도를 모신 산신각, 다섯째는 마을 공동체의 동제당(서낭당·당산·부군당)입니다.
특히 무당 개인의 신당에서는 무신도와 도검류뿐만 아니라 장구·징·꽹과리·제금(제팔이) 같은 무악기 자체도 신장(神將)이라 부르며 매우 신성하게 모십니다. 영동 지역의 사례에서 보듯 무당은 굿을 하러 집을 나서기 전이나 굿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 반드시 신당의 악기 앞에 술 한 잔을 올리며 예를 갖추었습니다.
신당과 무구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
이처럼 무당의 신당에 모셔진 몸주신과 무신도, 그리고 신칼과 삼지창 하나하나에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의례적 규칙과 상징이 담겨 있습니다. 무속의 도구와 성소 이야기가 더 궁금하시다면 무당 방울과 부채의 의미 — 칠성방울과 삼불선, 작두타기(작두굿)의 유래와 작두장군 이야기, 인왕산 국사당의 국가민속문화유산 무신도 28점 이야기를 함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몸주」(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8766),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무신도」(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9111),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무구」(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8941),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신당」(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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