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작두타기(작두굿)는 신이 내려 무당이 된 강신무가 굿 도중 장군신을 모시는 거리에서 맨발로 쌍날 작두 위에 올라서 춤을 추고 공수(신의 말)를 내리는 굿거리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작두는 엎어 놓은 절구통·쌀 담은 사모말·물동이 위에 얹어 약 150㎝ 높이에 놓으며, 주로 서울·경기와 황해도 등 중부·북부 지역의 무당굿에서 전해집니다.**
텔레비전이나 다큐멘터리에서 무당이 시퍼런 칼날 위에 맨발로 올라서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라신 적이 있으실 거예요. "정말 발이 안 베일까?", "왜 저렇게 위험한 걸 할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점집이나 신점을 보러 갔다가 작두 이야기를 꺼내 보시는 분도 많습니다.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신앙사전』, 국가유산청과 서울역사박물관 자료를 바탕으로 작두타기가 어떤 굿거리인지, 어떤 신을 모시는지, 어떤 굿에서 볼 수 있는지 차근차근 풀어 보겠습니다.
작두타기란 무엇일까 — 신의 영력을 보여 주는 굿거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작두타기를 "무당이 굿할 때 신의 영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맨발로 작두 위에 올라서서 춤을 추고 공수를 내리는 굿거리"라고 풀이합니다. 핵심은 '보여 준다'는 데 있어요. 보통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해 보임으로써, 지금 무당의 몸에 신이 실려 있다는 것을 굿판에 모인 사람들 앞에 드러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작두는 아무 무당이나 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백과사전은 작두를 탈 수 있는 무당은 신이 내려 무당이 된 강신무(降神巫)이고, 그래서 작두를 타는 무당의 분포권도 강신무가 많은 중부·북부 지역이 중심이라고 적습니다. 백과사전은 현재 전승되는 남부 지역 무속에서는 작두타기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적고 있어요. 다만 영남 지역에서도 예전에 무당이 작두를 탔다는 이야기가 무당과의 대담 조사에서 나온 사례가 있다고 함께 소개합니다.
작두는 어떻게 세울까 — 절구통·사모말·물동이 위 150㎝
작두타기에 쓰는 작두는 원래 짚이나 여물을 써는 농기구 작두와 이름은 같지만 모양이 다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작두타기」 항목은 무당이 타는 작두를 길이 50㎝ 가량의 쌍날로, 두 날 사이가 15㎝ 가량이라고 설명해요. 같은 백과사전의 「무구」 항목에서는 작두를 "80㎝ 길이의 쇠 칼날 두 개를 15㎝ 폭으로 그 양 마구리를 고정시킨 쌍 칼날"이라고 적고 있어, 날 길이는 굿판과 무당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두를 놓는 방법도 독특합니다. 먼저 절구통을 엎어 놓고, 그 위에 쌀을 가득 채운 사모말(네모난 옛 말)을 올리고, 다시 그 위에 물을 가득 담은 물동이를 얹은 뒤 맨 위에 쌍날 작두를 올립니다. 이렇게 쌓으면 작두의 높이가 약 150㎝가 된다고 해요. 『한국민속신앙사전』의 「작두장군」 항목에는 황해도 내림굿에서 드럼통 위에 안반·밥상·송판·물동이·양푼 순서로 쌓은 '칠성단' 위에 작두날을 고정하는 사례, 절구통을 뒤집고 쌀 세 가마와 떡판, 용궁단지(물동이), 쌀 담은 모말을 차례로 올리는 사례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무당마다 단을 쌓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지요.
작두에 오르기까지 — 장구 소리, 망아 상태, 그리고 공수
백과사전이 전하는 작두타기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무당은 먼저 작두를 손에 들고 맹렬하게 울리는 장구·징·꽹과리·제금 소리에 맞춰 뛰며 춤을 춥니다. 이때 작둣날로 자기 팔뚝과 허벅지를 찍는 흉내를 내면서 한동안 작두를 '놀린다'고 해요. 그러다 흥분이 절정에 올라 망아(忘我) 상태에 이르면 작두를 맨 위 물동이 위에 올려놓고, 조력자의 부축을 받아 절구통을 딛고 작두 위로 올라갑니다.
맨발로 작두 위에 올라선 무당은 작둣날 위에서 춤을 추면서 공수를 내립니다. 공수란 신이 무당의 입을 빌려 하는 말로, 굿을 의뢰한 집안의 앞날이나 조심할 일을 알려 주는 것이에요. 신점을 볼 때 무당이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전하는 말과 같은 성격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흥미로운 금기도 있습니다. 부정한 것이 끼면 발이 베인다고 하여, 작두를 붙잡고 있는 조력자들은 백지를 접어 입에 물고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요. 또 작둣날이 날카롭지 못하면 오히려 미끄러워서 발이 베이기 때문에, 날이 날카로울수록 신의 영검으로 발이 베이지 않는다는 믿음도 전해집니다. 무서운 칼날을 무디게 하는 대신 더 날카롭게 세운다는 점이 작두타기의 긴장감을 잘 보여 줍니다.
작두장군 — 작두 위의 무당에게 영험을 주는 신
작두를 탈 때 무당에게 내리는 신은 주로 장군신입니다. 백과사전은 중부·북부 지역에서 작두타기는 장군신을 청하여 놀리는 과정에서 무당에게 장군신이 내리면 행해진다고 설명해요. 「신장」 항목에서도 무당들이 용맹스러운 장군 신령인 신장의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장군 복장을 하고 작두를 타거나 사슬세우기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황해도 무속에는 아예 '작두장군'이라는 신이 따로 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신앙사전』은 작두장군을 "굿을 연행할 때 작두 위에 서 있는 무당에게 영험을 주는 신장"으로 소개하고, 작두대신·작도대신·작두신장 등으로도 부른다고 합니다. 이 신에 얽힌 이야기도 전해지는데, 중국에 갔던 우리나라 장군이 전쟁이 일어나자 그네 줄에 작두를 매어 타고 백두산을 건너와 작두로 많은 적군을 물리쳐 승리한 뒤 작두장군으로 모셔졌다는 내용입니다. 사전은 이 이야기가 보편적인 것은 아니라고 덧붙이지만, 무당이 작두 위에서 춤출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장군의 영험 때문이라고 믿어 왔다고 해요.
서울역사박물관에는 20세기에 그려진 「무속작두장군도」가 소장되어 있습니다. 박물관 설명에 따르면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장군이 청룡언월도를 들고 맨발로 작두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다른 장군 그림과 달리 작두 위에 서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굿당이나 신당에서 이런 무신도를 보신다면 작두장군을 모신 그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굿에서 볼 수 있을까 — 내림굿·재수굿·철물이굿·만구대탁굿
작두타기는 여러 굿 안에 한 '거리'로 들어갑니다. 가장 상징적인 자리는 내림굿입니다. 『한국민속신앙사전』은 작두장군의 영험이 무당에게만 내려지는 징표이기 때문에 그 영험이 가장 잘 드러나는 굿이 내림굿이라고 설명해요. 황해도 내림굿의 열여섯 번째 거리에서 작두장군을 놀리는데, 신어머니가 먼저 작두 어르는 법을 보여 주면 신입 무당이 작두를 받아 휘두르며 오방신장을 놀리고, 신이 오르면 작두날 위로 뛰어올라 장군이 싸우는 시늉을 한 뒤 사람들에게 공수를 준다고 합니다. 내려와서는 오방신장기를 들고 춤추다가 사람들에게 깃발을 뽑게 하는 기점(旗占)을 치기도 하지요. 새로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 '진짜 무당'으로 인정받는 관문인 셈입니다.
서울·경기 지역의 굿에서도 작두거리를 볼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 「신장굿」 항목은 신장거리가 이 지역 전통 천신(薦新)굿에서 전안거리와 작두거리(또는 장수거리) 사이에 놓인다고 적고 있어요. 황해도의 큰 경사굿인 철물이굿에서는 1.5m 정도 높이로 쌓은 단 위에 맨발로 칼날에 올라서서 모든 장군과 신장에게 도움을 비는 작두거리를 행하며, 이때 무당은 '말애기'라는 투구형 모자와 '장군팔배'라는 갑옷형 옷을 입는다고 합니다. 국가유산청 『월간 국가유산사랑』에 실린 황해도 만구대탁굿 정학봉 보유자 인터뷰에서도, 황해도의 보통 굿이 12거리인 데 비해 만구대탁굿은 감흥거리·작두거리·타살거리 등 24거리라 며칠씩 굿을 한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작두타기를 바라보는 마음
작두타기는 위험해 보이는 '묘기'로만 소비되기 쉽지만, 본래는 굿을 청한 집안과 마을 사람들에게 신이 이 자리에 와 계시다는 믿음과 안도감을 주기 위한 의례였습니다. 장군신의 용맹으로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그 위에서 내린 공수로 앞날의 길을 일러 준다는 것이 작두거리에 담긴 뜻이에요.
요즘 무당 추천이나 점집 후기를 찾다 보면 "작두 타는 무당"이라는 말이 자주 보입니다. 다만 작두를 탄다는 사실만으로 그 무당의 점사가 맞는지 판단할 수는 없겠지요. 굿이나 신점을 알아보실 때는 상담 내용과 비용을 미리 분명히 확인하고, 마음이 편안한 곳을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칼날 위에서 춤추는 무당의 모습 뒤에는, 굿판에 모인 사람들의 평안을 비는 오랜 마음이 함께 서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작두타기」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8126 , 「무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8941 , 「신장」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3329 , 「신장굿」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3331 , 「철물이굿」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6127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신앙사전: 무속신앙』(2009) 「작두장군」(최원오) https://www.nfm.go.kr/user/publbook/home/1232/selectPublBookView.do?publBookIdx=7478 , 서울역사박물관 「무속작두장군도」 https://museum.seoul.go.kr/www/relic/RelicView.do?cdLanguage=KOR&mcseqno1=028929&mcseqno2=00000&mcsjgbnc=PS01003026001 , 국가유산청 월간 국가유산사랑 「황해도 큰무당의 큰굿이야기, 만구대탁굿 정학봉 보유자」 https://www.cha.go.kr/cop/bbs/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1008&nttId=13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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