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내림

허주굿(허주풀이)과 내림굿 신명상 종지 가리기 — 가짜 신(잡귀)을 벗기고 선신을 가리는 전통 절차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속에서 허주(虛主)는 신병(무병)을 앓는 사람에게 바른 몸주신 대신 달라붙어 정신과 육체를 어지럽히는 온갖 잡귀·잡신을 뜻하며, 이 잡귀를 벗겨 내고 선신(몸주신)을 가려 모시는 절차가 허주굿(허주풀이)과 내림굿의 신명상(神名床) 종지 가리기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1930년대 기록에는 허주제·강신제·집신제의 3단계 입무제가 전해지며, 오늘날에는 내림굿 안에서 추당물림과 신명종지 가리기로 허튼 신을 몰아냅니다.

신내림이나 신병 상담을 알아보다 보면 진짜 신이 온 것이 아니라 허주가 씌었다거나, 내림굿을 하기 전에 허주풀이(가리굿)부터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왜 무속에서는 신병을 앓는 사람을 바로 무당으로 세우지 않고 몸에 든 존재가 허주인지 몸주신인지부터 엄격히 가려내려 했는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몸주」, 「신병」, 「내림굿」 항목을 토대로 사실 그대로 정리해 드립니다.

허주(虛主)와 몸주(身主)의 차이 — 왜 신병 초기에는 잡귀가 섞여 들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몸주」 및 「신병」 항목은 몸주를 무당이 신병을 앓을 때 강신하여 평생 영력의 주체가 되는 보호신으로 정의하면서, 이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허주(虛主)를 설명합니다. 무속 사회에서는 사람이 처음 신병(무병)을 앓기 시작할 때, 비록 그것이 신의 선택을 받은 징조라 할지라도 아직 영적인 문이 정돈되지 않아 온갖 잡귀와 잡신, 즉 허주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로 봅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허주가 씌운 상태에서는 환청이나 환영이 들쑥날쑥하고 말문이 일관되지 않으며 몸과 마음이 극도로 혼란스러워집니다. 따라서 참된 보호신인 몸주신을 선택해 모시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몸에 붙은 허주를 벗겨 내고 내쫓아야 하는데, 이 과정을 무속 용어로 허주풀이라 부릅니다. 허주를 깨끗이 풀어 버려야 비로소 새롭고 바른 신령을 모실 마음과 몸의 준비가 갖추어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1930년대 문헌에 기록된 3단계 입무제 — 허주제·강신제·집신제

백과사전 「몸주」 항목은 1930년대의 민속 조사 기록을 인용해, 과거 강신무가 정식 무당이 되기까지 거쳤던 입무제(入巫祭)가 세 단계로 구분되어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첫 번째 단계가 몸에 달라붙은 잡귀와 허튼 기운을 벗겨 내는 허주제(虛主祭, 허주굿)이고, 두 번째 단계가 참된 몸주신을 몸에 받아들이는 강신제(降神祭)이며, 세 번째 단계가 몸주신과 그 밖의 여러 선신(善神)들을 조화롭게 융화시켜 신단에 모시는 집신제(集神祭)였습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이 세 단계의 경계가 점차 합쳐져, 오늘날에는 내림굿(신굿) 한 판의 절차 속에 허주를 벗기는 과정과 선신을 가려 모시는 과정이 모두 포함되어 진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백과사전은 근래에 이러한 엄격한 허주풀이 원칙이 해이해지거나 내림굿 절차 없이 성급히 점과 굿을 행하는 사례도 늘어났음을 함께 지적하고 있습니다.

내림굿 사흘 전의 걸립과 대문 앞 황토·금줄·추당물림

그렇다면 실제 내림굿에서는 어떻게 부정과 허주를 가려낼까요. 백과사전 「내림굿」 항목에 기록된 서울 지역 내림굿 절차를 보면, 강신자(신내림을 받을 사람)는 굿하기 사흘 전에 마을의 일곱 집이나 스물한 집을 돌아다니며 무조(巫祖)인 대신상에 바칠 떡쌀을 치마 앞자락에 동냥합니다. 이어 굿하기 전날에는 굿할 집 대문 앞에 황토 세 무더기를 놓고 문 위에 금줄을 쳐서 외부의 부정한 기운을 엄격히 가립니다.

본격적인 굿이 시작되면 일반 재수굿과 마찬가지로 액과 살, 잡귀를 내쫓는 추당물림을 가장 먼저 행하고, 부정거리·가망거리·말명거리·상산거리에 이어 내림굿 본 의식으로 들어갑니다. 무당이 상산노랫가락을 부른 뒤 강신자에게 마음에 드는 무복을 입히고 양손에 방울과 부채를 들려 빠른 장구와 제금 가락에 맞춰 춤을 추게 하면, 강신자의 몸에 신이 내려 떨면서 자신에게 내린 신명을 대고 처음으로 말문을 열게 됩니다.

신명상(神名床) 아홉 종지 가리기 — 선신(팥·콩·쌀·참깨·물)과 악신(여물·재)

내림굿에서 허튼 신(허주)을 몰아내고 바른 선신을 가려내는 가장 핵심적인 의례가 바로 대신상 앞에 차리는 신명상(神名床) 종지 가리기입니다. 백과사전 「내림굿」 항목에 따르면, 신명상 위에는 똑같은 모양의 종지 여러 개에 각각 팥, 콩, 쌀, 참깨, 물, 여물, 메밀, 재, 돈 등을 따로 담고 그 위를 흰 종이(백지)로 덮어 보이지 않게 늘어놓습니다.

주무(내림굿을 주관하는 스승 무당)가 강신자에게 신명상 위의 종지 하나를 집어 열게 하여 몸에 실린 신령의 정체를 판별합니다. 이때 팥은 서낭신, 콩은 군웅신, 쌀은 제석신, 참깨는 산신, 물은 용신을 뜻하며 이들은 모두 무속에서 정통으로 모시는 선신(善神)을 상징합니다. 만약 강신자가 이 선신의 종지를 집으면 그 안에 든 내용물을 삼키게 합니다. 반대로 잡귀나 도깨비를 상징하는 여물, 또는 부정을 상징하는 재 등 악신(허주)의 종지를 집으면 즉시 부정치기를 하여 잡귀를 쳐내고, 선신의 종지를 집을 때까지 이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황해도 내림굿에서도 신명종지를 여는 의례가 있는데, 만물의 근원인 생명수를 뜻하는 물과 만인을 먹이는 쌀 종지를 열면 장차 큰 무당이 될 길조로 풀이합니다.

신성통과제의(재생 의례)로서의 내림굿과 지역별 차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내림굿」 항목은 내림굿을 평범한 세속의 인간이 신성한 능력자로 전환·재생하는 신성통과제의(initiation rite)로 평가합니다. 현실계와 신성계는 같은 시간과 공간에 그대로 공존할 수 없기 때문에, 입무자는 허주를 벗겨 내고 선신을 맞이하는 내림굿을 통해 어제까지의 세속적 자아를 죽이고 신권적 존재인 무당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역적으로도 내림굿(신굿·명두굿·강신제)은 주로 강신무 분포권인 서울·경기·황해도·평안도 등 중북부 지역에서 정형화된 큰 굿으로 발전해 왔으며, 원래 세습무 분포권이던 영·호남 남부 지방에서는 정통 세습 단골이 아닌 명두·법사·보살 계열의 강신 입무자들 사이에서 행해져 왔습니다.

열두방기떡 나누기와 삼일치성으로 마무리되는 입무 절차

신명상에서 선신을 가려 모신 뒤 강신자는 한바탕 춤을 추고 대신상에 놓인 열두방기떡을 구경꾼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이 떡을 먹으면 일 년 내내 재수가 좋고 병이 없다 하여 다투어 받아 가는 것을 방기떡 판다고 합니다. 이어 별상굿부터 뒷전거리까지 열두거리를 마치고, 사흘 뒤 주무의 신당에 술과 메(밥)를 올리는 삼일치성을 드림으로써 입무 의례가 마무리됩니다.

이처럼 전통 무속에서도 신병과 허주를 가리는 일은 아홉 종지를 거듭 확인하고 부정치기를 반복할 만큼 신중하고 엄격한 과정이었습니다. 따라서 점집에서 덮어놓고 신을 받아야 한다거나 거액의 가림굿·내림굿을 성급히 요구할 때는 반드시 여러 차례 교차 확인을 거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로 신내림 증상과 신병 기록 정리, 신병 초기 증상 5가지와 병원·무당 상담 순서, 신내림 비용 구조와 결제 전 확인할 것을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몸주」(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8766),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신병」(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2997),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내림굿」(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2433),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강신무」(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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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참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몸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신병」,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내림굿」,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강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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