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부적·비방

손님굿(호구거리)·별상거리·뒷전거리 뜻과 소지(燒紙) 올리는 법 — 굿판 마지막에 마당에서 잡귀를 풀어 먹이는 이유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통 굿판에서 손님굿(호구거리)은 천연두(마마) 역신을 대접해 배송하는 거리이고, 서울·경기의 별상거리는 뒤주에서 숨진 사도세자 등 비극적 왕실 인물을 모셔 국태민안과 가내 태평을 비는 거리이며, 뒷전거리는 굿의 맨 마지막에 마당에서 잡귀들을 풀어 먹여 돌려보내는 거리입니다. 이때 매 거리의 끝마다 무당은 흰 한지(세로 50센티미터·가로 15센티미터)를 태워 하늘로 올리는 소지(燒紙)로 신의 응답과 길흉을 확인합니다.

굿의 순서나 무속 용어를 살펴보다 보면 손님굿, 호구아씨, 별상님, 뒷전, 그리고 소지 올린다는 말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왜 무서운 전염병이었던 천연두를 손님이라 높여 부르며 굿을 했는지, 왜 굿판의 끝에는 반드시 마당에서 뒷전을 풀어 주어야 하는지, 또 한지를 태우는 소지 불꽃을 어떻게 읽는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손님굿」, 「별상」, 「뒷전」, 「소지」 항목을 바탕으로 상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손님굿(호구거리·손굿·마누라배송)과 「호귀노정기」의 김장자 설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손님굿」 항목은 손님굿을 마마(천연두)를 주관하는 손님신을 모시는 굿거리로 정의합니다. 역병이 두려워 차마 병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귀한 손님이나 마마라 높여 부르며 정성껏 대접해 돌려보내려(배송) 했던 의례입니다. 지역에 따라 서울·중부에서는 호구거리(또는 별상거리), 호남에서는 손굿, 제주도에서는 마누라배송, 동해안에서는 손님굿이라 부르며, 특히 동해안과 호남의 세습무 굿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동해안 손님굿에서 무녀는 쾌자를 입고 종이 술이 달린 신간(神竿)을 메고 부채를 든 채 손님신이 강남 대왕국에서 대한국으로 건너오는 여정을 노래하는데, 이를 중부와 호남에서는 「호귀노정기(胡鬼路程記)」라 부릅니다. 쉰세 분의 손님신 중 세 분이 수많은 강을 건너올 때 대접을 잘못한 뱃사공은 아들 삼형제와 목숨을 잃고, 서울 오두막집 노할머니는 정성껏 대접해 복을 받지만, 부자 김장자는 손님신을 박대했다가 외아들 김철응이를 잃고 뒤늦게 영순생을 통해 지성으로 빌어 아들을 되살린다는 서사무가가 구연됩니다. 서울 호구거리에서는 홍역·천연두신인 호구아씨의 모습에 맞춰 무녀가 고운 원삼에 족두리를 쓰고 춤을 춥니다.

서울·경기 별상거리(別上거리) — 사도세자(뒤주대왕)를 모시는 무속의 역사 기억

종래에는 별상거리를 천연두신인 호구별성과 같은 것으로 혼동하기도 했으나, 백과사전 「별상」 항목은 서울·경기 지역의 전통 무가에서 별상신이 조선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뒤주대왕)를 비롯해 연산군·광해군 등 억울하게 왕위를 잇지 못했거나 폐위된 비극적 왕실 인물을 구체적으로 가리킨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1930년대까지도 서울·경기 굿에서는 별상을 모시는 별상거리와 마마신을 모시는 손굿(호구거리)이 엄연히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18세기 말 사도세자의 비극 이후 서울·경기 지역에서 형성된 별상신은 무신도 속에서 갓에 남철릭·홍철릭이나 곤룡포를 입고 어깨에 화살통(전통)을 메고 양손에 청룡도와 등채(채찍)를 든 채 의자에 앉은 위엄 있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천신굿에서 상산거리와 대감거리 사이에 모셔지며, 이씨별상(조선 왕실)과 홍씨별상(명나라 황실), 뒤주대왕이 내려와 시절이 험난해도 국태민안하고 화재수·도둑수·관재수를 막아 주겠다는 우렁찬 공수를 내립니다.

뒷전(마당굿·거리굿·중천멕이·도진) — 잡귀까지 배불리 먹여 보내는 포용의 마무리

모든 큰 신령을 대청과 방 안에서 성대하게 대접한 뒤, 굿의 맨 마지막 순서로 마당에서 행하는 고정된 거리가 바로 뒷전(뒷전거리)입니다. 백과사전 「뒷전」 항목에 따르면 전국 모든 지역의 굿이 처음에 부정굿으로 시작해 마지막에 뒷전으로 끝나는 공통 구조를 가집니다. 지역에 따라 황해도에서는 마당굿, 평안도에서는 뜰덩굿, 동해안에서는 거리굿, 전라도에서는 중천멕이(종천멕이), 제주도에서는 도진이라 부릅니다.

뒷전의 주인공은 정식 신당에 오르지 못한 하위 잡귀들, 즉 생전에 원한을 품고 떠도는 영산(靈山)이나 수비, 상문 등입니다. 무당은 마당에 나물·떡·밥·술을 간소하게 차려 놓고 장구잡이와 함께 장님타령·해산타령 같은 해학적인 촌극과 재담을 펼치며 잡귀들을 달래고, 마을의 액을 담은 허수아비를 치죄해 태우기도 합니다. 이어 제물을 조금씩 떼어 문밖에 던지고 신칼을 마당 밖으로 던져 칼끝이 바깥을 향하면 잡귀들이 배불리 먹고 물러간 것으로 확인합니다.

소지(燒紙) 올리는 법 — 세로 50센티미터 백지 불꽃과 재로 읽는 신의 응답

부정거리부터 뒷전까지 매 거리를 마칠 때마다 빼놓지 않고 행하는 의례가 종이를 태워 올리는 소지(燒紙)입니다. 백과사전 「소지」 항목에 따르면 소지는 희고 깨끗한 새 한지(창호지)를 미리 제단 위에 올려 두었다가 두세 번 접어 세로 50센티미터, 가로 15센티미터 크기로 재단해 사용합니다.

무당이 가족 한 사람씩 이름과 생년을 대며 축원과 덕담을 한 뒤 소지 아랫부분을 잡고 윗부분에 불을 붙이면, 다 타 들어갈 무렵 젓가락으로 집어 끝까지 완전 연소시킵니다. 이때 불꽃이 활활 타오르며 검은 재가 천장이나 하늘 높이 솟구쳐 날아가야 신령이 기원을 기쁘게 받으신 길조로 읽으며, 불이 중간에 꺼지거나 타지 않고 남으면 정성이 부족하거나 운이 막힌 것으로 보아 다시 축원하며 소지를 올립니다. 마을 동제에서도 동네 전체를 위한 대동소지(동소지)부터 가구별 소지까지 올리며 공동체의 안녕을 빌었습니다. 관련하여 서울굿 열두거리 중 대감거리와 창부거리, 굿이란 무엇인가 — 청신·대접·송신, 동해안별신굿과 거리굿 이야기도 함께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유교식 제사의 축문 소각과 무속·동제 소지(燒紙)의 구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소지」 항목은 무속과 마을 동제에서 올리는 소지가 일반 유교식 기제사에서 마지막에 지방(신위)이나 축문을 불사르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도 명확히 짚어 줍니다. 유교 제사에서 축문과 지방을 태우는 것은 제사를 마친 뒤 신성한 글을 정결하게 처리하는 절차일 뿐 그 불꽃으로 길흉을 점치지 않으므로 소지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반면 무속의 굿이나 마을 동제에서 올리는 소지는 깨끗한 한지에 가족이나 마을 사람들의 소망을 담아 불을 붙인 뒤, 불꽃이 위로 힘차게 솟구치고 탄 재가 허공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통해 신령의 응답과 굿의 효험을 직접 확인하는 신앙적 소통이자 점복 행위입니다. 굿판의 첫머리인 부정거리에서 소지 불꽃으로 굿청 안팎을 둘러 부정을 가셔 내고, 매 거리마다 식구 수대로 소지를 올리며, 마지막 뒷전에서 잡귀까지 대접해 보낸 뒤 신칼점으로 마무리하는 일련의 과정은 우리 굿이 얼마나 치밀한 의례적 완결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손님굿」(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0480),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별상」(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3030),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뒷전」(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7089),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소지」(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0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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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참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손님굿」,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별상」,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뒷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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