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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별신굿 — 바닷가 굿청에서 골매기신께 풍어와 마을 안녕을 비는 축제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부산 기장에서 강원 고성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바닷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이어 온 특별한 잔치가 있습니다. 몇 해에 한 번, 마을 사람들이 바닷가 모래밭에 큰 차일을 치고 며칠 동안 굿을 올리는 '동해안별신굿'입니다. 풍어제, 풍어굿, 골매기당제라고도 불리는 이 굿은 1985년 2월 1일 국가무형문화재 제82-1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지정번호 제도가 바뀌면서 지금은 국가무형유산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오늘은 파도 소리와 장구 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동해안별신굿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 마을을 지키는 골매기신을 모시는 굿

동해안 마을마다에는 '골매기당'이라는 작은 당이 있습니다.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 골매기 서낭신을 모신 곳이지요. 마을 사람들은 1년, 혹은 2~3년이나 3~5년마다 한 번씩 이 골매기신께 마을의 풍요와 다산, 안녕과 번창을 빌며 별신굿을 올립니다. 부산 기장에서는 '벨손', '벨신', '별순'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울산에서는 '벨신굿'이라고도 한답니다.

시기는 마을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봄(3~5월)이나 가을(9~10월)에 많이 열려요. 울산 일산·진하·신암 마을처럼 음력 10월 1일 무렵부터 2박 3일, 길게는 4박 5일 동안 이어지는 곳도 있습니다.

■ 세습무가 이끄는 마을 전체의 정성

동해안별신굿의 가장 큰 특징은 대대로 무업을 이어 온 '세습무(世襲巫)' 집안이 굿을 맡는다는 점입니다. 내륙 지방의 동제와 달리, 김석출 일가를 중심으로 한 동해안별신굿패가 전통을 지켜 왔어요.

굿을 열기 전 마을 사람들은 회의를 열어 제주를 정하고, 제물을 맡아 준비할 도가집을 고르고, 경비를 어떻게 나눌지 의논합니다. 제주로는 걱정거리나 병이 없는 깨끗한 사람을 고르고, 굿날에 맞춰 익도록 미리 술을 담가 제당에 묻어 두었다가 굿하는 날 열어 쓴다고 해요. 그리고 바닷가 선착장 근처 넓은 모래밭에 굿청을 차리고, 신대와 신기를 세워 신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 부정굿에서 거리굿까지, 이어지는 굿거리

굿은 부정한 기운을 씻어 내는 '부정굿'으로 문을 엽니다. 이어 골매기신을 당에서 굿청으로 모셔 오는 '골매기 청좌굿(당맞이)', 신과 사람이 화해하는 '화해굿'이 이어지지요. 그 뒤로 서사무가 「당금아기」를 부르는 세존굿, 조상굿, 집을 지키는 성주신을 위한 성주굿, 「심청전」 이야기를 노래하는 심청굿, 놋동이를 입에 무는 놋동이굿, 바다의 용왕신께 제물을 바치는 용왕굿이 차례로 펼쳐집니다. 마지막 '거리굿'에서는 남자 무당이 훈장, 해녀, 어부 같은 인물을 익살스럽게 흉내 내며 신들을 따라다니는 수비들까지 풀어 먹이며 굿을 마무리합니다.

■ 무속 예능이 모인 바닷마을의 종합예술제

동해안별신굿이 열리는 마을은 축제 분위기로 들뜹니다. 굿 중간에는 마을 청년들과 무녀들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노름굿'도 끼어 있어요. 장구, 징, 꽹과리, 바라 같은 타악기에 태평소 가락이 더해지고, 「중도둑 잡기」나 「도리강관 원놀이」 같은 굿놀이는 한 편의 연극처럼 관중을 열광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동해안별신굿을 마을 단위의 축제이자 무속 예능의 전시장, 곧 종합예술제라고 평가하지요.

거친 바다로 나가는 가족의 무사 귀환과 넉넉한 고기잡이를 함께 빌던 마음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참 따뜻하지 않나요? 혹시 동해안 바닷마을에서 별신굿 소식을 듣게 된다면, 굿청 한쪽에 앉아 그 오래된 정성의 가락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해안별신굿'(encykorea.aks.ac.kr), 디지털부산문화대전 '동해안별신굿'(grandculture.net/busan), 디지털울산문화대전 '동해안별신굿'(grandculture.net/ulsan), 위키백과 '동해안별신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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