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세례명 뜻과 정하는 법 — 수호성인과 영명축일, 교회법 제855조의 기준, 한국 103위 순교 성인 세례명까지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례명(洗禮名)은 천주교에서 세례를 받을 때 새로 받는 이름으로, 대부분 성경 인물이나 교회가 공경하는 성인(聖人)의 이름 가운데 하나를 고릅니다. 그 성인은 평생의 '수호성인'이 되고, 그 성인의 축일이 곧 나의 '영명축일'이 됩니다. 교회법 제855조는 "부모와 대부모와 본당 사목구 주임은 그리스도교 정신에 어긋나는 이름이 붙여지지 않도록 돌보아야 한다"고만 정하고 있어서, 꼭 성인 이름이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은 없고 그리스도교의 신비나 덕(德)을 뜻하는 이름도 가능합니다. 한국 천주교에서는 주민등록상 이름 뒤에 세례명을 붙여 '대건 안드레아', '하상 바오로'처럼 교회 안에서 함께 씁니다.

예비신자 교리를 받다 보면 세례 날짜가 다가올수록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바로 세례명입니다. 대부·대모님이 권해 주는 이름을 받을지, 생일과 가까운 축일의 성인을 고를지, 마음이 가는 성인을 직접 찾을지 망설이게 되지요. 오늘은 『가톨릭교회 교리서』 2156~2159항, 교회법 제855조, 위키백과 「세례명」·「Christian name」·「Name day」 항목, 그리고 「한국의 로마 가톨릭 성인」 항목에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세례명의 뜻과 유래, 정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세례명 뜻 — 세례 때 받는 '그리스도인의 이름'

세례명은 영어로 '크리스천 네임(Christian name)' 또는 '뱁티즘 네임(baptismal name)'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그리스도인이 되었음을 기념해 받는 이름입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2156항은 "세례 때 주님의 이름이 사람을 거룩하게 하고, 그리스도인은 교회 안에서 자기 이름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이어서 그 이름은 성인의 이름, 곧 주님께 모범적으로 충실하게 산 제자의 이름일 수 있으며, 수호성인은 사랑의 본보기가 되어 주고 우리를 위해 전구(轉求, 대신 빌어 줌)해 준다고 가르칩니다. 또 세례명은 그리스도교의 신비나 덕을 표현하는 이름일 수도 있다고 덧붙입니다.

교리서 2158항은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을 그 이름으로 부르신다"며 모든 사람의 이름은 거룩하고, 이름은 그 사람의 표상이므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2159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받은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라고 표현합니다. 세례명이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새로 태어났다는 표시로 여겨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성경에도 이름이 바뀌며 삶이 바뀐 이야기가 여럿 나옵니다. 위키백과 「세례명」 항목은 아브람이 아브라함으로(창세기 17장 5절), 시몬이 베드로로(마태오 복음 16장 18절), 사울이 바오로로 불리게 된 사례를 들며, 새 이름을 받는 일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남을 뜻한다고 설명합니다.

세례명의 유래 — 4세기에 시작해 13세기에 널리 퍼진 관습

처음부터 그리스도인이 모두 새 이름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영어판 위키백과 「Christian name」 항목에 따르면, 1~3세기 로마 카타콤의 비문이나 초기 문헌 속 그리스도인의 이름은 주변 이교도들의 이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바오로 서간에도 헤르메스(로마서 16장 14절), 에파프로디토(필리피서 4장 18절), 포이베(로마서 16장 1절)처럼 원래 쓰던 이름이 그대로 나옵니다.

세례와 새 이름이 연결된 이른 사례로는 331년에 순교한 성 발사무스가 꼽힙니다. 그는 "아버지가 지어 준 이름으로는 발사무스이지만, 세례 때 받은 영적인 이름으로는 베드로"라고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3세기 알렉산드리아의 성 디오니시오도 "신자들의 자녀 가운데 바오로나 베드로라는 이름이 많다"고 기록했습니다. 4세기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아이 이름을 지을 때 성인의 이름을 따르지 않고 등잔불을 켜 놓고 가장 오래 타는 등잔의 이름을 붙이는 풍습을 꾸짖으며, 옛사람들처럼 성인의 이름을 지어 주라고 권했습니다.

한국어판 위키백과 「세례명」 항목은 4세기 무렵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이들이 세례 후 새 이름을 받기 시작했고, 세례 예식 중 사제가 세례자의 이름을 부르는 관습이 생기면서 교회가 성인의 이름을 권장했으며, 13세기 이후 보편화되었다고 정리합니다. 유럽에서는 이 관습이 유아세례와 맞물려 '성(姓)+부모가 지은 이름+세례명'이라는 이름 문화로 굳어졌습니다.

세례명 정하는 법 — 교회법과 교리서가 말하는 기준

현행 1983년 교회법 제855조의 기준은 단순합니다. 그리스도교 정신에 어긋나는 이름만 피하면 됩니다. 교리서 2156항이 같은 조항을 인용하면서 성인의 이름이나 그리스도교의 신비·덕을 나타내는 이름을 예로 든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로 세례명을 고를 때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많이 쓰입니다.

첫째, 본받고 싶은 성인을 고르는 방법입니다. 위키백과는 유아세례를 받지 않은 신자들이 좋아하는 성인의 이름을 택해 일생 동안 그 성인을 수호성인으로 공경하고, 그 품행과 성덕을 본받으려 노력한다고 설명합니다. 성인의 생애를 읽어 보고 마음이 끌리는 분을 정하면 세례명에 대한 애정이 오래갑니다.

둘째, 생일이나 세례일과 가까운 축일의 성인을 고르는 방법입니다. 영어판 위키백과 「Christian name」 항목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아이가 태어난 날 축일을 맞은 성인의 이름을 붙이는 관습이 흔했다고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성 요셉은 3월 1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는 6월 29일, 소화 데레사는 10월 1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10월 4일이 축일입니다.

셋째, 한국 순교 성인의 이름을 고르는 방법입니다. 위키백과 「세례명」 항목은 각 나라에서 순교한 이들의 이름도 세례명으로 쓸 수 있다며 대건 안드레아(성 김대건), 하상 바오로(성 정하상), 정혜 엘리사벳(성녀 정정혜), 효주 아녜스(성녀 김효주)를 예로 듭니다.

넷째, 대부·대모나 본당 신부님께 추천을 받는 방법입니다. 위키백과는 대부모 제도가 신앙을 지켜 줄 '두 번째 부모'를 정하는 전통이며, 대부모가 세례명을 함께 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고민이 길어진다면 교리 담당 수녀님이나 대부모와 상의해 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수호성인과 영명축일 — 세례명이 정해진 뒤에 달라지는 것

세례명을 받으면 그 성인의 축일이 나만의 '영명축일(靈名祝日)'이 됩니다. 영어판 위키백과 「Name day」 항목에 따르면 성인 이름을 받은 신자가 그 성인의 축일을 기념하는 관습은 중세부터 가톨릭과 정교회 지역에서 이어져 왔고, 교회는 한때 이교적 풍습으로 여겨진 생일보다 영명축일 기념을 장려했습니다. 지금도 크로아티아·불가리아·체코 등에서는 생일과 영명축일을 함께 축하하며, 불가리아에서는 아이들이 영명축일에 학교에 사탕과 초콜릿을 가져가는 풍습이 있다고 소개됩니다.

세례명을 정했다면 그 성인의 축일을 달력에 표시해 두고 해마다 기억해 보세요. 또 같은 세례명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에 축일에 따라 '어느 성인의 안드레아인지'를 구분해 두면 좋습니다. 안드레아라는 이름만 해도 사도 성 안드레아와 성 김대건 안드레아처럼 서로 다른 성인을 가리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103위 순교 성인 — 우리말 세례명의 보물 창고

한국 순교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고르고 싶다면 103위 성인 명단을 살펴보면 됩니다. 위키백과 「한국의 로마 가톨릭 성인」 항목에 따르면 한국의 성인은 모두 103명으로, 조선 정부의 박해로 순교한 신자들입니다. 이 가운데 79위는 1839년 기해박해와 1846년 병오박해의 순교자로 1925년 7월 5일 교황 비오 11세가 시복했고, 나머지 24위는 1866년 병인박해의 순교자로 1968년 10월 6일 교황 바오로 6세가 시복했습니다. 103위 모두는 1984년 5월 6일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맞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여의도에서 시성했으며, 103위 한국 순교 성인 대축일은 9월 20일입니다.

명단을 보면 김효임 골룸바, 유소사 체칠리아, 권진이 아가타, 김업이 막달레나, 김제준 이냐시오, 조신철 가롤로, 정국보 프로타시오처럼 다양한 세례명이 나옵니다. 최연소 순교자로 기록된 성 유대철 베드로도 이 명단에 있습니다. 같은 '베드로'라도 한국 성인의 삶을 떠올리며 받는 이름은 또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개신교·성공회·정교회의 세례명은 어떻게 다를까

위키백과 「세례명」 항목에 따르면 한국의 정교회·천주교·성공회는 일반 이름과 세례명을 함께 쓰는 관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성공회에서는 세례명을 '신명(信名)'이라 부르고, 교회 신문에서 사제와 신자를 소개할 때 이름 옆에 신명을 붙입니다. 반면 한국 개신교는 선교 초기 감리교회에서 세례명을 주기도 했지만(한국 최초 여성 의사 김점동이 받은 '에스더'가 대표적입니다), 점차 한국식 이름만 쓰는 방향으로 바뀌어 지금은 세례명을 따로 붙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참고로 세례 외에 견진성사 때 새 이름을 받는 전통도 있습니다. 영어판 위키백과는 중세 유럽에서 견진 때 새 이름을 받은 사례로 프랑스 왕 앙리 3세를 들며, 세례명은 에두아르 알렉상드르였지만 견진 때 받은 이름 앙리로 왕위에 올랐다고 소개합니다.

정리하면, 세례명은 '정답이 정해진 이름'이 아니라 내가 평생 함께 걸어갈 신앙의 길잡이를 고르는 일입니다. 성인의 생애를 한두 분이라도 읽어 보고, 대부모·본당과 상의해 마음에 와닿는 이름을 고르시길 권합니다.

출처: 『가톨릭교회 교리서』 2156~2159항(교황청 누리집), 교회법 제855조(교황청 누리집), 위키백과 「세례명」·「한국의 로마 가톨릭 성인」(한국어), 「Christian name」·「Name day」(영어)

👉 신이말했다 카페 가입하고 새 글 알림 받기: https://cafe.naver.com/910401
신이말했다 사이트: https://sinimalhaetda.com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XrLFX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댓글 0

댓글은 승인된 회원만 쓸 수 있어요. 로그인 · 회원가입

[광고] 수원 청소업체 더원클린 010-9982-6805
광고 · 우리 사이트에 업체를 홍보하고 싶다면 카톡으로 광고 문의
💬 카톡 1:1 상담+ 카톡 채널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