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반야심경 뜻과 전문 — 260자에 담긴 '색즉시공 공즉시색', 아제아제 바라아제 해석과 조계종 한글 반야심경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3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원래 이름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고, 뜻을 풀면 '큰 지혜의 완성(반야바라밀다)의 심장이 되는 경전'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경을 "반야 경전의 핵심 사상인 공(空)사상을 요약하여 압축적으로 풀어낸 불교 경전"으로 정의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당나라 현장(玄奘, 602~664)이 한문으로 옮긴 260자 분량의 판본을 주로 독송합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과 마지막 주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가 바로 이 경전에 나오는 구절이며, 한국 불교의 거의 모든 법회와 의식에서 빠지지 않고 읽힙니다.

절에 처음 가 본 분도, 법회나 재(齋) 자리에서 스님의 독경을 들어 본 분도 한 번쯤은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로 시작하는 낭랑한 소리를 들어 보셨을 겁니다. 짧아서 외우기 쉽다고들 하지만, 막상 뜻을 물으면 설명하기 어려운 경전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반야심경」·「반야바라밀다심경」·「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 항목, 대한불교조계종 표준의례 한글 반야심경, 위키백과 한국어·영어판 내용을 바탕으로 반야심경의 뜻과 전문, 핵심 구절 해석, 그리고 우리 역사 속 반야심경 이야기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반야심경 뜻 — 600권 반야경의 '심장'만 추린 경전

제목을 한 글자씩 풀어 보면 뜻이 잘 드러납니다. '마하(摩訶)'는 크다, '반야(般若)'는 지혜, '바라밀다(波羅蜜多)'는 저 언덕에 건너감, 곧 완성을 뜻합니다. 산스크리트어 제목은 '프라즈냐파라미타 흐리다야 수트라(Prajñāpāramitā-hṛdaya-sūtra)'인데, 여기서 '흐리다야(hṛdaya)'가 한자 '심(心)'으로 옮겨졌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심'이 마음이라기보다 일반적으로 심장(心臟)을 의미하며, 방대한 반야부 여러 경전에서 정수를 뽑아내어 응축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영어로도 '하트 수트라(Heart Sutra)'라고 부릅니다.

같은 사전은 반야심경의 뜻을 '지혜의 빛에 의해서 열반의 완성된 경지에 이르는 마음의 경전'으로 풀이하고, 수백 년에 걸쳐 결집된 반야의 중심 사상을 260자로 함축한 불경이라고 소개합니다. 당나라 현장이 번역한 『대반야바라밀다경』이 600권에 이르는 것을 생각하면, 이 짧은 경이 왜 '심장'이라 불리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약칭은 『심경(心經)』입니다.

반야심경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산스크리트본으로 대본(大本)과 소본(小本)이 전하는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두 판본의 내용은 차이가 없고, 대본에는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로 시작하는 서분(序分)과 경을 마무리하며 찬탄하는 유통분(流通分)이 덧붙어 있다는 형식상의 차이만 있습니다. 대본과 소본 모두 일본에서 발견된 사본만 남아 있으며, 일본 호류지(法隆寺)에 전하던 야자잎(패엽) 사본은 도쿄국립박물관이 7~8세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문 번역은 모두 일곱 가지가 있지만 보통 반야심경이라고 하면 현장 번역본(대정신수대장경 제8권 No.251)을 가리킵니다.

반야심경 전문 — 한문 원문과 조계종 한글 반야심경

현장 번역본은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으로 시작해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로 끝납니다.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현장의 정본은 모두 260자이고, 일본과 한국의 일부 판본에는 두 글자가 더 들어간 262자본도 있습니다.

한글로 독송하는 사찰이 늘면서 대한불교조계종은 종단 표준의례로 한글 반야심경을 정해 두었고, 2013년 10월 일부를 수정해 공지했습니다. 조계종 표준의례 한글 반야심경의 첫 부분과 끝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너느니라. 사리자여!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수 상 행 식도 그러하니라. 사리자여! 모든 법은 공하여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느니라."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하고 밝은 주문이며 위없는 주문이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음을 알지니라. 이제 반야바라밀다주를 말하리라.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3번)"

여기서 말하는 관자재보살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관세음보살과 같은 분이고, 사리자(사리불, 사리푸트라)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지혜제일'로 불린 제자입니다. 즉 반야심경은 관자재보살이 깊은 지혜를 닦으며 깨달은 내용을 사리자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무슨 뜻일까

반야심경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은 단연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입니다. 여기서 '색(色)'은 빛깔이 아니라 형체가 있는 물질, 우리 몸을 포함해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모든 대상을 가리킵니다. 불교는 사람을 포함한 존재를 색(물질)·수(느낌)·상(생각, 표상)·행(의지 작용)·식(인식)의 다섯 무더기, 곧 오온(五蘊)으로 설명하는데, 반야심경은 첫머리에서 이 오온이 모두 공하다고 선언합니다.

그렇다면 '공(空)'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일까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을 "물질적인 존재는 서로의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것이므로 현상으로는 있어도 실체, 주체, 자성(自性)으로는 파악할 길이 없다"는 뜻으로 설명합니다. 현상은 수많은 원인과 조건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실체가 있을 수 없고, 또 변하기 때문에 현상으로 나타나 우리가 그것을 존재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없음'이 아니라 '고정된 실체가 없음'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형체 있는 것이 그대로 공이고, 공한 이치가 그대로 형체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는 말이 성립합니다.

같은 사전에 따르면 반야심경의 설법은 오온의 공함에서 출발해, 불교의 핵심 교리인 12처·18계·12연기·4제(고집멸도)는 물론 수행의 수단인 지혜와 그 결과로 얻는 경지까지 모두 공하다고 말합니다. 경 가운데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눈·귀·코·혀·몸·뜻도 없고, 빛깔·소리·냄새·맛·감촉·법도 없다)", "무고집멸도 무지역무득(고집멸도도 없고 지혜도 얻음도 없다)" 같은 구절이 바로 그 대목입니다. 이어서 보살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기에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 뒤바뀐 헛된 생각을 떠나 열반에 이르며,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해 최상의 깨달음을 얻는다고 설합니다. 영어 위키백과는 이 대목을 교리 자체가 실재를 가리키는 말일 뿐 실재 그 자체는 아니라는 '이제(二諦)'의 관점으로 읽는 해석이 일반적이라고 소개합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 주문의 뜻

반야심경의 끝을 장식하는 주문은 산스크리트어 "가테 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 스바하(gate gate pāragate pārasaṃgate bodhi svāhā)"를 한자로 소리 나는 대로 옮긴 것입니다. 한자로는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이고, 우리 한자음으로 읽은 것이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입니다. 요즘에는 원래 산스크리트 발음에 가깝게 "가테 가테 파라가테…"로 독송하기도 합니다.

뜻풀이는 번역자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영어 위키백과에 소개된 막스 뮐러(1884)는 "갔네, 갔네, 저 언덕으로 갔네, 저 언덕에 닿았네, 오 지혜여, 스바하!"라는 뜻으로, 에드워드 콘즈(1958)는 "가세, 가세, 저 너머로 가세, 저 너머로 온전히 가세, 오 깨달음이여, 만세!"라는 뜻으로 옮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는 이여, 가는 이여, 저 언덕으로 가는 이여, 저 언덕으로 온전히 가는 이여, 깨달음이여, 영원하여라"라는 풀이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공통된 핵심은 괴로움의 이쪽 언덕에서 깨달음의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자는 것으로, 제목의 '바라밀다(저 언덕에 건너감)'와 그대로 이어집니다.

한편 한문의 '주(呪)'를 주문으로 옮기는 전통적 해석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다른 견해도 나와 있습니다. 대본과 소본을 비교한 국내 연구 가운데는 반야바라밀다를 주문으로 간주하는 한문 번역이 범어 원전에 비추어 보면 오역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 논문이 있고, 영어권에서도 '주'를 최상의 앎(vidyā)으로 읽어야 한다는 해석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만 한국 불교 의례에서는 지금도 이 구절을 세 번 반복해 외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현장과 반야심경 — 관세음보살이 아니라 '관자재보살'인 이유

반야심경의 짧은 판본(소본)을 한문으로 옮긴 것으로는 구마라집 번역과 현장 번역이 함께 전합니다. 보통 두 사람의 번역이 모두 있으면 구마라집 번역이 더 많이 읽히는데, 반야심경만큼은 오로지 현장 번역이 독송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그래서 반야심경은 익숙한 '관세음보살' 대신 현장이 옮긴 이름인 '관자재보살'로 시작하며, 이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일본·대만 등 한문 경전을 쓰는 나라에 공통된 현상입니다.

이렇게 현장 번역이 자리 잡은 배경에 대해, 현장 번역 반야심경의 유행 내력을 다룬 국내 논문은 현장의 제자 규기 등의 기록을 듭니다. 현장이 인도로 떠날 때 국경을 벗어나기 전 병든 승려로 나타난 관세음보살에게서 범어 반야심경을 전해 받았고, 구법 여행 도중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이 경을 외워 위험을 벗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영어 위키백과가 인용한 현장의 전기에는 사천 지방 사람에게서 이 경을 배웠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사연이 널리 알려지면서 짧은 반야심경이 크게 애송되었고, 명나라 때 소설 『서유기』에도 현장(삼장법사)이 반야심경을 전수받는 장면이 실렸습니다.

현장 번역본이 현장 생전에 이미 돌에 새겨졌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연대가 확인되는 가장 오래된 반야심경은 661년에 새긴 중국 방산석경(房山石經)의 석비로, 현장이 세상을 떠나기 3년 전 것이며 "삼장법사 현장이 황제의 명을 받들어 번역했다"는 글귀가 함께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 역사 속 반야심경 — 원측의 주석부터 세조의 한글 언해까지

반야심경은 일찍부터 우리나라 스님들의 연구 대상이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한문 반야심경의 주석서는 모두 77부가 있는데, 신라 출신으로 당나라에서 활동한 원측(圓測)의 『반야바라밀다심경찬』이 대표적이며, 영어 위키백과는 원측과 규기의 7세기 주석을 현존하는 가장 이른 반야심경 주석으로 소개합니다. 원효의 「반야심경소」도 있었지만 원문은 전하지 않고, 1972년 최범술이 흩어진 글을 모아 합본 형식으로 복원했습니다.

고려 시대 사람들도 반야심경에 간절한 바람을 담았습니다.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과 법보전의 비로자나불좌상 안에서 발견된 복장유물 가운데 반야심경 두 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의 끝에는 국자학생 사유직(史柔直)이 정해년 9월 아버지의 무병장수를 빌며 찍어 냈다는 묵서가 남아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정해년을 1167년으로 추정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한글로 풀이한 반야심경이 나왔습니다. 1464년(세조 10) 간경도감은 『금강경언해』와 함께 『반야바라밀다심경언해』를 간행했는데, 한계희의 발문에 따르면 구결은 세조가 달고 번역은 한계희 등이 맡았습니다. 효령대군과 한계희가 왕명으로 당나라 법장의 『반야심경약소』와 송나라 중희의 『현정기』를 국역한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언해)』는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본이 1984년, 동두천 자재암 소장본이 1994년 각각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초기 한글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 책들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설명처럼 반야심경은 오늘날에도 한국 불교의 모든 의식 때 독송되는 경전입니다. 예불 때 읽는 경전으로 예불문·천수경 등과 함께 꼽히며, 임권택 감독의 1989년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는 제목을 이 경의 주문에서 따왔습니다. 2003년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는 노스님이 제자에게 마음을 가라앉히라며 절 마루에 반야심경 글자를 새기게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처음 외워 보려는 분이라면 조계종 표준의례 한글 반야심경으로 뜻을 먼저 익힌 뒤 한문 독송을 따라 해 보시길 권합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반야심경」·「반야바라밀다심경」(해인사 복장유물)·「반야바라밀다심경」(언해)·「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언해)」, 대한불교조계종 종단 표준의례 「한글 반야심경」(2013년 10월 수정), 위키백과 「반야심경」·「Heart Sutra」, 「현장 역 『반야심경』의 성행 내력」·「대·소본 『반야심경』의 비교를 통한 반야바라밀다주 고찰」(학술 논문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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