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논산 관촉사 은진미륵 — 땅에서 솟은 바위로 37년 만에 세운 국내 최대 석불, 국보 승격과 '관촉'이라는 이름의 유래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논산 관촉사는 고려 광종 때 승려 혜명이 창건한 절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조불상인 '은진미륵'(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 서 있는 곳입니다. 불상의 높이는 자료에 따라 약 17.8m(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18.12m(위키백과)로 적혀 있고,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가 2018년 4월 20일 국보로 승격되었습니다. 절은 충청남도 논산시 관촉로1번길 25 반야산 기슭에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입니다.

논산이나 계룡 쪽을 지나다 보면 들판 너머 언덕 위로 커다란 얼굴의 석불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셨을 거예요. 큰 머리, 커다란 눈과 입, 몸에 비해 유난히 큰 손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은 "부처님이 맞나?" 하고 고개를 갸웃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국가유산청 자료를 바탕으로, 땅에서 솟은 바위가 어떻게 국보 은진미륵이 되었는지, 그리고 관촉사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고사리 캐던 여인과 땅에서 솟은 바위 — 관촉사 창건 설화

관촉사의 내력은 조선 후기인 1743년에 권륜이 정리해 간행한 『관촉사 사적』에 자세히 전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소개하는 내용에 따르면, 고려 광종 때 한 여인이 반야산에서 고사리를 꺾다가 아이 우는 소리를 듣고 가 보았더니, 아이는 없고 큰 바위가 땅속에서 솟아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바위가 솟은 해는 자료에 따라 968년(광종 19) 또는 969년으로 적혀 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정은 그 바위로 불상을 만들라는 징조로 여기고, 솜씨 좋은 장인을 찾은 끝에 승려 혜명(慧明)에게 일을 맡겼습니다. 혜명은 장인 100여 명과 함께 970년(광종 21)에 공사를 시작해 37년 뒤인 1006년(목종 9)에 불상을 완성했다고 전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논산이 지리적·경제적 요충지였기 때문에 광종이 이 지역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려고 관촉사를 세웠다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관촉사는 신앙의 공간이면서, 고려 초 왕실이 지방을 다스리던 방식을 보여 주는 절이기도 합니다.

모래 놀이에서 얻은 지혜 — 은진미륵을 세운 방법

불상은 다 만들었지만 너무 커서 세울 방법이 없었습니다. 걱정하던 혜명은 어느 날 사제촌(沙梯村)에서 두 동자가 진흙으로 세 토막 난 불상을 만들며 노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이들은 먼저 땅을 평평하게 고른 뒤 맨 아랫부분을 세우고, 그 둘레에 모래를 비스듬히 쌓아 가운데 토막을 끌어올려 얹은 다음, 다시 모래를 쌓아 윗부분을 올리고 마지막에 모래를 파내었습니다.

혜명은 돌아와 똑같은 방법으로 불상을 세웠고, 사람들은 그 동자들이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모습을 바꿔 나타난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국가유산청 안내문에 따르면 이 마을은 훗날 '모래 사다리'라는 뜻으로 사제촌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실제로 위키백과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불상은 허리 아랫부분, 상체, 머리 부분을 각각 따로 조각해 이어 붙였고, 하체는 원래 그 자리에 솟아 있던 바위를 그대로 깎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설화와 실제 구조가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셈입니다.

촛불처럼 빛난 미륵 — '관촉사'라는 이름의 유래

불상이 세워지자 하늘에서 비가 내려 불상을 씻어 주었고, 상서로운 기운이 21일 동안 서렸으며, 미간의 옥호(백호)에서 나온 빛이 사방을 비추었다고 사적은 전합니다. 이 빛을 좇아 중국의 승려 지안(智眼)이 찾아와 예배했는데, 마치 촛불을 보는 것처럼 미륵이 빛난다고 한 데서 '물댈 관(灌)', '촛불 촉(燭)' 자를 쓴 관촉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영험담도 여럿 남아 있습니다. 중국에 난리가 나 적병이 압록강에 이르렀을 때 이 불상이 갈대 삿갓을 쓴 스님으로 변해 옷을 걷고 강을 건너자, 적병들이 강이 얕은 줄 알고 뛰어들었다가 절반 넘게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이때 적장이 칼로 삿갓을 쳐서 불상의 관 한쪽이 조금 깨졌다는 말도 전합니다. 또 나라가 태평하면 불상의 몸이 빛나고, 난리가 나면 온몸에 땀이 흐르며 손에 든 꽃이 색을 잃는다는 전설도 있어, 예로부터 이 불상에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국보 은진미륵, 왜 '못생긴 불상'이 국보가 되었나

은진미륵이라는 이름은 관촉사가 있던 옛 지명 은진면 관촉리에서 나왔습니다. 위키백과에 정리된 수치로는 높이 18.12m, 둘레 9.9m에, 귀 길이만 1.8m, 입 너비가 1.06m에 이릅니다. 조선 후기 사적기에는 높이 55척 5촌, 둘레 30척으로 적혀 있습니다. 머리에는 높은 원통형 보관을 썼고, 두 손으로 청동으로 만든 꽃을 들고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불상이 몸에 비해 머리와 손이 지나치게 크고 비례가 맞지 않으며, 부풀어 오른 볼과 이중 턱이 세속인을 떠올리게 한다고 솔직하게 평가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국보 승격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우아한 이상미를 추구한 통일신라 조각과 전혀 다른 파격적이고 대범한 미적 감각을 보여 주며, 한국 불상 가운데 가장 독창적인 미의식을 만든 대표 사례라고 설명합니다. 고려 말 승려 무외의 「용화회소」, 『신증동국여지승람』(1530), 이색의 시 등에 기록이 남아 있어 고려 왕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뛰어난 조각장이 참여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미륵은 석가모니가 열반한 뒤 56억 7천만 년이 지나 이 세상에 내려와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래의 부처입니다. 평야가 내려다보이는 나지막한 언덕에 서 있어 들판에서 일하는 농부나 길 가던 행인 누구나 올려다볼 수 있었다는 점도, 이 불상이 서민들에게 친근한 기도처가 된 까닭으로 꼽힙니다. 국가유산청 기록에 따르면 1968년 얼굴과 머리 부분 복원, 2007년 보존처리, 2022~2023년 보존처리가 이어졌습니다.

높이 5.45m의 고려 석등과 경내의 다른 문화유산

불상 앞에는 보물로 지정된 논산 관촉사 석등이 서 있습니다. 높이 5.45m로, 불상과 같은 968년 무렵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디지털논산문화대전은 남한에서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 다음으로 큰 규모라고 소개합니다. 평면이 네모난 전형적인 고려식 석등으로, 불을 밝히는 화사석이 2층으로 되어 있고 지붕돌 네 귀에 큼직한 꽃 장식이 달려 있습니다. 8각 석등이 일반적이던 신라 양식과 달라 석등 양식의 변화를 보여 주는 자료로 꼽힙니다.

이 밖에도 연꽃 세 송이를 새긴 길이 204㎝의 배례석(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과, 두 돌기둥 위에 넓은 판석을 얹은 독특한 모양의 석문(충청남도 문화유산자료)이 있습니다. 석문은 창건 때 몰려드는 참배객을 막으려 성을 쌓고 사방에 낸 문 가운데 동문만 남은 것이라고 전합니다. 법당과 정문은 1386년(우왕 12)에 처음 지어졌고, 1581년, 1674년, 1735년에 차례로 고쳐 지었으며, 1740년에는 마을 노인들이 직접 석축을 고쳤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미륵전, 대광명전, 삼성각, 명부전, 반야루, 사천왕문, 일주문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관촉사 가는 길과 둘러볼 때 알아 두면 좋은 점

관촉사 주소는 충청남도 논산시 관촉로1번길 25(관촉동)이고, 논산시 관광 안내에 적힌 전화번호는 041-736-5700입니다. 논산 시내에서 가까운 반야산 자락에 있어 접근이 어렵지 않습니다.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석등과 은진미륵이 한눈에 들어오니, 시간을 넉넉히 잡고 천천히 올라가 보시길 권합니다.

둘러볼 때는 불상의 얼굴만 보지 말고 보관 위의 이중 덮개, 손에 든 꽃, 팔찌, 그리고 앞쪽의 석등까지 한 줄로 이어서 보시면 고려 초 사람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설계했는지가 잘 보입니다. 땅에서 솟은 바위를 깎아 37년 동안 다듬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천천히 걸어 보면, '못생겼지만 정이 가는 부처님'이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 자연스럽게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반야산 관촉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5022, 「논산 관촉사 석조 미륵보살 입상」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5026, 「혜명」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63586, 「관촉사 사적」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5024, 「논산 관촉사 석등」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5025 /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 디지털논산문화대전 「논산 관촉사 석등」 / 위키백과 「관촉사」,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 논산시 문화관광

👉 신이말했다 카페 가입하고 새 글 알림 받기: https://cafe.naver.com/910401
사이트: https://sinimalhaetda.com
카카오채널: http://pf.kakao.com/_XrLFX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댓글 0

댓글은 승인된 회원만 쓸 수 있어요. 로그인 · 회원가입

[광고] (사)충남장애인정보화협회 보령시지회 무료 정보화교육·사랑의 PC 수리 및 후원 안내 (농협 301-0342-4668-31, 예금주: 사단법인 충남장애인정보화협회, 문의 041-934-0157)
광고 · 우리 사이트에 업체를 홍보하고 싶다면 카톡으로 광고 문의
💬 카톡 1:1 상담+ 카톡 채널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