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남해 보리암 — 원효대사가 관음보살을 만난 금산 꼭대기, 이성계의 백일기도와 3대 관음 기도처 이야기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4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보리암은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보리암로 665, 해발 681m 금산 남쪽 봉우리에 자리한 관세음보살 기도 도량으로, 강화 보문사·양양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 기도처로 꼽히는 암자입니다.** 683년 원효대사가 관세음보살을 친견했다는 창건 설화와, 태조 이성계가 기도한 뒤 산 이름이 '보광산'에서 비단 금(錦) 자를 쓴 '금산'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남쪽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위산 꼭대기, 그 바위틈에 기대어 선 작은 암자가 있습니다. 소원 하나는 꼭 들어준다는 기도처로 이름나 1년 내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바로 남해 금산 보리암입니다.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남해군 문화관광 누리집, 남해신문에 실린 자료를 바탕으로 보리암에 얽힌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려드리겠습니다.

원효대사가 관음보살을 만났다는 보광산

남해군 문화관광 누리집은 683년 원효대사가 이곳에 초당을 짓고 수도하면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뒤, 산 이름을 보광산(普光山), 초당 이름을 보광사(普光寺)라고 했다고 소개합니다. '보광'은 보석에서 나오는 빛을 뜻하는 말이라 오래전부터 절과 지명에 많이 쓰였다고 합니다.

다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창건 이야기에 대해 "역사적 신빙성은 거의 없다"고 조심스럽게 적고, 창건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삼층석탑이 전해 온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원효대사 이야기는 사실 기록이라기보다, 오랜 세월 이 산을 찾은 사람들이 품어 온 믿음과 전설로 받아들이시면 좋겠습니다. 보리암 경내에는 원효대사가 좌선했다는 '좌선대' 바위도 남아 있습니다.

이성계의 백일기도와 '비단 산' 금산

보리암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사람이 태조 이성계입니다. 남해신문에 소개된 지역 설화에 따르면, 이성계는 왕이 되기 전 명산을 찾아다니며 기도하다가 보광산 삼불암 아래에서 백일기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왕위에 오르면 산을 비단으로 덮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산 전체를 비단으로 두르기는 어려워 신하들의 청에 따라 비단 금(錦) 자를 써서 산 이름을 금산(錦山)으로 바꿨다는 것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남해금산영응기적비」에 이성계가 보광산 아래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고, 왕위에 오른 뒤 산이 비단으로 둘러쳐진 것 같다 하여 이름을 금산으로 고쳤다는 내용이 있다고 전합니다. 금산 38경 가운데 7경인 '이태조기단'이 그 기도 터로 전해지고, 지금은 그 자리에 비각과 비석 두 기가 서 있습니다. 남해신문 글은 이 백일기도 이야기 역시 후대에 만들어진 설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입니다. 그래도 왕조를 연 사람이 이 바위산에서 간절히 기도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소원을 품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남해군 누리집에 따르면 1660년(현종 1) 현종이 이 절을 왕실의 원당으로 삼으면서 절 이름을 '보리암'으로 바꿨습니다. 그 뒤 여러 차례 고쳐 지으며 오늘에 이르렀고, 남해신문은 보리암을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 쌍계사의 말사로 소개합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해수관음과 3대 관음 기도처

보리암이 가장 널리 알려진 이유는 관세음보살 기도처이기 때문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남해 금산」 항목은 금산 정상에 강화도 보문사, 낙산사 홍련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기도처의 하나인 보리암이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남해신문은 여기에 여수 향일암까지 함께 들며, 이 암자들이 모두 바다를 바라보는 해수관음상을 모시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넓은 바다를 내려다보는 관음보살 앞에서 두 손을 모으는 사람들의 사연은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가족의 건강, 아이의 시험, 새로 시작하는 일. 그 모든 바람을 묵묵히 들어 주는 자비의 보살이 바다 끝을 바라보고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놓이는 곳입니다.

허황후의 파사석 전설이 깃든 삼층석탑

보리암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 두 점이 있습니다.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남해 보리암 삼층석탑」과 17세기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목조관음보살좌상 불감」입니다. 삼층석탑은 1974년 2월 16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지금의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탑에도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 옵니다. 가락국 김수로왕의 왕비 허황후가 인도 아유타국에서 배에 싣고 온 파사석으로, 원효대사가 금산을 연 것을 기념해 이 탑을 세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보리암은 가야불교와 이어진 절로 이야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백과사전은 탑의 양식이 고려 초기의 것이라고 설명하니, 이 역시 전설로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단층 기단 위에 모서리 기둥을 새긴 소박한 화강암 탑으로, 꼭대기에는 보주가 남아 있습니다.

금산 38경과 보리암 가는 길

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의 유일한 산악 공원으로, 화강암 기암괴석이 이룬 '금산 38경'으로 유명합니다. 남해군 누리집은 보리암 근처의 바위굴 '쌍홍문'을 38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고, 보리암이 대장봉·형리암·화엄봉·일월봉·삼불암 같은 바위에 둘러싸여 있다고 소개합니다. 금산을 '남해금강', '소금강'이라고도 부르는 까닭입니다.

걸어서 오르려면 상주면 금산 입구에서 숲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있고, 차로는 이동면 복곡저수지 쪽 도로를 타고 금산 8부 능선까지 갈 수 있다고 남해군은 안내합니다. 하룻밤 묵으며 금산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특히 장관이라 새해 첫날이면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습니다.

가을 단풍이 바위산을 물들이는 요즘,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금산 꼭대기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아 보시는 건 어떨까요. 원효의 수행 이야기, 이성계의 기도 이야기, 허황후의 돌 이야기가 겹겹이 쌓인 보리암은 소원을 빌러 가는 길이자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길이 되어 줄 것입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금산 보리암」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3299 , 「남해 금산」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2274 , 「보리암전 삼층석탑」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3301 , 남해군 문화관광 「보리암」 https://www.namhae.go.kr/tour/00093.web , 남해신문 「금산의 전설과 보리암」 http://www.namhae.tv/news/articleView.html?idxno=58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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