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귀굿은 사람이 죽은 뒤 그 넋을 저승으로 천도(薦度)하기 위해 서울과 한강 이북의 경기 지역, 황해도 등지에서 강신무가 하는 사령굿(죽은 이를 위한 굿)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지노귀굿' 항목은 이 굿을 "서울을 비롯한 한강 이북의 경기지역과 황해도 등지에서 강신무에 의하여 전승되는 사령굿 형태의 무속의례"로 정의하고, 지노귀새남·진오귀굿이라고도 부르며 전라도 씻김굿, 동해안 오구굿과 기능이 같다고 설명합니다. 지역 자료에서는 진오기굿, 망자천도굿, 진혼귀굿, 지로귀굿이라는 이름도 함께 쓰입니다. 아래에서 진오귀굿 뜻과 이름, 진진오기와 마른 진오기의 차이, 평진오기·얼새남·새남굿의 구분, 서울 진오귀굿의 핵심 거리인 사재삼성·말미·도령돌기·베가르기의 의미, 황해도 진오귀굿과의 차이까지 출처에 확인된 내용만 차례로 정리합니다.
진오귀굿 뜻과 여러 이름 — 지노귀굿·진오기굿·새남굿
진오귀굿은 표기와 발음이 여러 갈래입니다. 백과사전 표제어는 '지노귀굿'이고, 본문과 사진 설명에는 '진오귀굿'이 함께 쓰입니다. 디지털남양주문화대전은 같은 굿을 '진오기굿'으로 올리고 지노귀굿, 망자천도굿, 진혼귀굿, 지로귀굿 등으로도 불린다고 적었습니다. 이름은 달라도 가리키는 것은 하나, 곧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고 저승으로 인도하는 굿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사령제' 항목은 죽은 이를 천도하는 굿을 통틀어 사령제, 천도굿, 자리걷이라고 하며,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다고 정리합니다. 평안도는 다리굿, 함경도는 망묵굿, 황해도는 진오귀굿, 서울은 새남굿, 동해안은 오구굿, 남해안은 오귀새남굿, 전라도는 씻김굿, 제주도는 귀향풀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항목에 따르면 평안도·함경도·황해도·서울의 천도굿은 강신무가 맡고, 의례 중에 가족이 망자와 다시 만나 못다 한 말을 나누며 베를 갈라 저승길을 열어 줍니다. 반면 동해안·남해안·전라도의 천도굿은 세습무가 맡고, 망자의 육신을 상징하는 물건을 닦아 주는 방식으로 천도합니다. 진오귀굿이 '넋두리'와 '베가르기'로 기억되고, 씻김굿이 '씻김'과 '고풀이'로 기억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진오귀굿에서 불리는 대표 무가로는 '망자풀이'가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망자풀이를 "진오귀굿에서 구연되는 무가"로 소개하며, 혼령이 명부에 이르는 과정과 이승에서 맺힌 한을 풀고 저승에서 심판을 받는 내용을 담고 있고, 불교의 「회심곡」과 같은 계열의 가사라고 설명합니다. 한이 맺힌 영혼은 안주하지 못하고 인간 세계를 떠돌아 산 사람에게 해를 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죽은 이의 원을 풀어 주어야 후손이 무사하다고 보았다는 것이 이 굿의 바탕에 깔린 생각입니다.
진진오기와 마른 진오기 — 언제 하느냐에 따른 구분
진오귀굿은 굿을 하는 시기에 따라 둘로 나뉩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사람이 죽어 매장한 뒤 곧바로 하는 굿이 '진 지노귀(진진오기)'이고, 탈상 무렵이나 몇 년이 지난 뒤 날을 받아서 하는 굿이 '마른 지노귀(마른 진오기)'입니다. 남양주 자료에서는 묵은 진오기라는 말도 쓰입니다. 갓 돌아가신 분을 위한 굿인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넋을 달래는 굿인지에 따라 이름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서울·경기 지역의 마른 진오기는 일반 재수굿에 망인 천도 내용이 더해진 구조입니다. 먼저 부정, 청배, 가망, 말명, 상산마누라, 별상, 영실, 대감, 제석, 창부, 뒷전이 이어지는데, 영실을 빼면 재수굿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백과사전은 설명합니다. 영실은 무당에게 망인의 넋이 실려 넋두리를 하면서 가족과 친지를 만나 보는 굿입니다. 이렇게 '산 사람의 굿'에 해당하는 앞부분이 끝나면 본격적인 망인 천도 굿이 다시 시작되어 뜬대왕(시왕가망), 중디청배(시왕중디), 시왕말명, 사재삼성, 말미, 도령돌기, 뒷영실, 다리가르기, 지노귀뒷전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참고자료로 공개된 진진오기 조사 논문은 실제 굿판의 순서를 주당물림, 부정청배, 가망청배, 진적, 대안주, 초영실, 창부와 대감, 뜬대왕, 사재삼성, 말미, 도령돌기, 베가르기, 상식, 뒷영실, 시왕군웅, 뒷전으로 정리합니다. 같은 논문은 창부와 대감의 순서가 굿판마다 달랐다며, 서대문 밖 사람들은 '시왕창부'라 하여 창부를 먼저 놀고 동대문 밖 사람들은 창부를 하지 않고 바로 대감을 한다는 서울굿 유파의 차이를 소개합니다.
평진오기·얼새남·새남굿 — 규모와 계층에 따른 세 종류
서울 지역의 망자천도굿은 일반적으로 진오기 또는 진오귀라 부르며, 규모와 제가집(굿을 의뢰한 집)의 사회계층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뉩니다. 문화포털 예술지식백과의 '서울 새남굿' 해설에 따르면 평진오기는 하층민이나 가난한 집안의 망자를 위한 굿, 얼새남은 중류층을 위한 굿, 새남굿은 상류층이나 부유층을 위한 망자천도굿입니다. 진오기굿 조사 논문도 진오기굿이 비용, 시간, 규모, 계층에 따라 평진오기류와 새남류로 다양하게 구분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한 서울 새남굿은 1996년 5월 1일 국가무형유산(당시 중요무형문화재 제104호)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서울 새남굿' 항목에 따르면 새남굿은 전날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노는 안당사경맞이 16거리와, 이튿날 아침부터 하는 새남굿 13거리로 이루어집니다. 새남굿 13거리는 새남부정, 가망청배, 중디밧산, 사재삼성거리, 말미, 도령(밖도령), 영실, 도령(안도령), 상식, 뒷영실, 베째(베가르기), 시왕군웅거리, 뒷전입니다. 전통적으로 만신 5명과 잽이 6명이 참여하고 삼현육각이 동원되며, 불교의 저승신앙과 유교적 예, 궁중 복식이 함께 어우러져 무·불·유의 융화가 잘 드러나는 굿으로 평가됩니다. 이 형태는 조선 후기 17·18세기경 정립되었으리라 추측된다고 백과사전은 적고 있습니다. 기예능보유자 김유감 만신은 2009년에 세상을 떠났고, 현재는 이상순 만신이 보유자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서울새남굿 자체를 더 자세히 다룬 글은 서울새남굿 — 바리공주가 망자를 저승길로 모셔 가는 서울·경기의 천도굿(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764)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재삼성과 말미 — 저승사자를 대접하고 바리공주를 노래하다
진오귀굿의 저승 부분은 저승을 다스리는 열 명의 대왕(시왕)을 모시는 데서 시작합니다. 백과사전은 열시왕을 모시고 조상(말명)을 모셔 들인 다음 망인을 저승으로 데려갈 사재(使者)를 청한다고 설명합니다. 이것이 사재삼성거리이며, 새남굿 해설에서는 망자의 혼을 호위하고 인도하는 저승사자를 놀리는 거리라고 정리합니다. 진진오기 조사 논문에 따르면 이 거리에서는 삼성을 잘 대접하고 상문(喪門)을 막는 의식도 함께 합니다.
이어지는 말미는 진오귀굿의 중심입니다. 백과사전은 말미를 "저승에 가서 약물을 구하여 와 부모를 살린 효녀 바리공주의 일대기를 창하는 것"이라 하고, 이 지역에서 바리공주는 무조신(巫祖神)으로 신앙된다고 밝힙니다. 조사 논문에 따르면 무당은 은하몽두리에 큰머리를 얹은 왕녀 차림으로, 쌀 위에 세발심지를 얹은 말미상을 앞에 두고 장고를 치며 바리공주의 일생을 노래합니다. 일곱째 딸로 태어나 버림받은 바리공주가 저승 여행 끝에 부모를 살릴 약을 구해 오는 이야기로, 그 과정에서 지옥에서 신음하는 영혼들을 천도하게 됩니다. 망자는 이 노래를 들으며 자신이 저승으로 가야 할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노래가 끝나면 말미상의 쌀에 생긴 자국을 보고 망자가 무엇으로 환생했는지를 점치는데, 이를 세발심지확인이라고 부릅니다. 바리공주 이야기는 바리공주(바리데기) 정리 글(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1213)에 더 자세히 있습니다.
도령돌기·뒷영실·베가르기 — 저승문을 지나 길을 갈라 주는 마지막 과정
말미를 마친 무당은 그 복식 그대로 도령을 돕니다. 조사 논문은 '도령'이 불교의 도량(道場)에서 온 말로, 가시문을 세우고 그 주위를 도는 것이며 유족은 망자의 사진이나 옷을 들고 무당 뒤를 따른다고 설명합니다. 도령돌기에는 바리공주가 앞장서서 망자가 가야 할 저승길의 장애물을 헤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무속학계 연구(서울진오기굿 '도령돌기'의 성격과 의미)에 따르면 도령돌기는 말미거리와 베가르기 사이에 연행되며 넋노랫가락, 대신만수받이, 손도령, 한삼도령, 부채도령, 칼도령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넋노랫가락은 망자의 넋을 불러오고, 대신만수받이는 바리공주 무가의 축약판으로 도령을 도는 무당에게 바리공주의 권능을 위임하는 역할을 하며, 칼도령에서 칼은 저승문을 여는 열쇠의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새남굿처럼 규모가 큰 굿에서는 도령이 밖도령과 안도령으로 나뉩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밖도령은 마당에서 하며, 왕녀 복장의 만신이 지장보살을 모신 연지당 앞에 세운 저승문 앞을 돌고 문을 지키는 문사재와 이야기를 나눈 뒤 문을 통과합니다. 안도령은 바리공주가 저승의 12대문을 안전하게 통과하려 애쓰는 대목입니다.
그다음 유족이 유교식 제사상에 술을 올리고 메를 떠 물그릇에 놓는 상식을 하고, 뒷영실에서는 망자의 혼이 무당에게 실려 유족에게 마지막 당부를 전합니다. 이어 무당이 무명과 베를 몸으로 가르는 베가르기(다리가르기)를 합니다. 무명과 베는 이승과 저승으로 가는 길을 상징하며, 백과사전은 이 의례가 저승 가는 길을 똑바로 인도한다는 뜻과 함께 이승과 저승을 확연히 갈라 이제부터 망자는 이승에 머물 수 없음을 암시한다고 풀이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승 십대왕을 호위하는 신장들에게 망자의 보호를 비는 시왕군웅거리와, 굿판에 따라온 잡귀까지 대접해 보내는 뒷전으로 굿을 마칩니다. 굿의 끝거리인 뒷전은 뒷전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2361), 굿의 첫 거리는 부정굿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2378)에서 정리했습니다.
황해도 진오귀굿과 씻김굿·오구굿과의 차이
백과사전은 영실, 시왕, 사재, 말미, 도령, 다리가르기를 진오귀굿 특유의 요소로 요약하면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황해도 진오귀굿에도 공통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황해도 진지노귀굿은 초부정, 수왕제석, 사재, 넋대내림, 맑은혼맞기, 시왕가르기, 뒷전으로 진행됩니다. 수왕제석은 열시왕을 모시는 굿이고, 사재는 서울의 사재삼성과 같으며, 시왕가르기는 다리가르기와 같은 의례입니다. 넋대내림과 맑은혼맞기는 황해도 특유의 절차로, 무당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지가 대를 잡아 망인의 넋을 받는다는 점이 서울의 영실과 다릅니다. 그리고 황해도에는 바리공주 무가가 전승되지 않습니다. 홍태한의 연구(무가로 살펴 본 황해도 진진오기굿의 의미, 『한국무속학』 42집, 2021)는 황해도 진진오기굿이 철저히 망자에 초점을 맞춘 굿으로 망자가 스스로 저승으로 떠나며, 이 점이 서울굿에 있는 바리공주 무가가 없는 연유이자 서울굿보다 불교 세계관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는 황해도 굿의 길가르기를 망자가 저승으로 떠나감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전라도 씻김굿, 동해안 오구굿과 비교하면 목적은 같지만 방법이 다릅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진오귀굿에서는 무당이 죽은 이의 넋을 올려 넋두리하며 한을 풀고, 오구굿에서는 친지가 넋을 올리는 강신너름이 이를 대신하며, 씻김굿에서는 고풀이와 씻김이 죽은 이의 한을 풀고 깨끗하게 합니다. 진오귀굿의 도령과 길가름은 씻김굿·오구굿의 길닦음처럼 망인을 저승으로 보내는 굿입니다. 어느 굿이든 망인은 생전의 한을 풀고 저승으로 가고, 산 사람은 죽음의 부정에서 벗어나 이승에 남는 생사의 분리로 마무리된다는 점은 같습니다. 씻김굿은 씻김굿 정리 글(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737), 떠도는 넋에 대한 무속의 생각은 넋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all-about/2017)에서 함께 읽어 보시면 진오귀굿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지노귀굿」·「서울 새남굿」·「사령제」·「망자풀이」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참고자료 「진오기굿의 제차와 구조 - 진진오기를 중심으로」 · 문화포털 예술지식백과 「서울 새남굿」 · 디지털남양주문화대전 「진오기굿」 · 한국무속학 「서울진오기굿 '도령돌기'의 성격과 의미」(KCI) · 홍태한, 「무가로 살펴 본 황해도 진진오기굿의 의미」(『한국무속학』 42집, 2021) · 중앙일보 1996년 서울 새남굿 중요무형문화재 제104호 지정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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