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모든것

푸닥거리 뜻 — 잡귀를 쫓아 잔병을 고치던 작은 무속 의례, 굿과의 차이와 바가지 밥·식칼 푸닥거리 하는 법, 객귀물림·상문풀이·액막이·제주 푸다시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푸닥거리는 잡귀(雜鬼) 때문에 생겼다고 믿은 잔병을 고치려고 잡귀에게 간단한 음식을 풀어 먹인 뒤 칼 따위로 위협해 멀리 쫓아내는 작은 무속 의례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푸닥거리」 항목(최길성)은 이를 "잡귀에 의한 병을 치료하기 위해 행하는 무속의례"라고 정의하고, 여러 무당이 무악을 갖추어 신을 모시고 즐겁게 해 드린 뒤 보내는 '굿'과 달리 푸닥거리는 소규모의 간단한 주술 의례라고 설명합니다. 무당 한 사람이 할 수도 있고, 가벼운 경우에는 집안의 주부나 동네 할머니가 하기도 했으며, 제주도에서는 같은 의례를 '푸다시'라고 부릅니다.

"푸닥거리라도 해야 하나", "한바탕 푸닥거리를 했다"처럼 일상에서도 자주 쓰는 말이지만, 정확히 어떤 의례이고 굿이나 살풀이, 액막이와 무엇이 다른지는 헷갈리기 쉽습니다.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푸닥거리」, 「병굿」, 「객귀」, 「상문」, 「살」, 「액막이」, 「굿」 항목과 디지털제주문화대전 「푸다시」, 디지털여수문화대전 「상문살물리기굿」, 국립문화재연구소 『한국인의 일생의례』를 바탕으로 한 「상문살」 항목, 지역N문화의 경기 지역 상문풀이 자료를 바탕으로 푸닥거리의 뜻과 절차, 비슷한 의례와의 차이를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푸닥거리 뜻 — 굿보다 작은, 잡귀를 '떼어 내는' 치병 의례

백과사전은 푸닥거리를 다른 무속 의례와 비교하며 성격을 분명히 합니다. 홍수막이나 살풀이처럼 앞으로 닥칠 화를 피하려는 의례는 '예방'의 의미가 강한 반면, 푸닥거리는 "전적으로 치료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귀신 때문에 병이 생긴 상태를 '귀책(鬼責)'이라 하는데, 이럴 때 주부나 무당이 푸닥거리로 잡귀를 쫓아야 병이 낫는다고 믿어 왔습니다.

굿과의 차이도 뚜렷합니다. 굿은 대개 서너 명의 무당이 무악을 갖추고 신을 모셔 대접한 다음 돌려보내는 의례입니다. 반면 푸닥거리는 신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잡귀에게 간단한 제물을 주고 주술적인 방법으로 쫓아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거나, 몸에 붙은 잡귀를 떼어 버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백과사전 「굿」 항목(김태곤)도 무속 제의를 규모에 따라 여러 무당이 가무를 곁들여 하는 '굿'과, 무당 한 사람이 간소한 제물을 놓고 앉아서 축원하는 '비손'으로 나누는데, 푸닥거리는 규모로 보면 굿보다 훨씬 작은 쪽에 속합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쫓는다'는 말의 뜻입니다. 백과사전은 귀신을 몸에서 떼어 내거나 쫓는 것이 귀신을 죽여 없앤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혹은 "멀리 십 리 밖으로" 떠나가라는 것이 푸닥거리의 기본 구조라는 것입니다. 푸닥거리는 중병이 아니라 잔병을 일으켰다고 여긴 경우에 하는 의례이며, 위협해서 물리치는 방식이 중심이 됩니다.

푸닥거리 하는 법 — 바가지 밥상과 식칼, 칼끝의 방향

백과사전에 정리된 푸닥거리의 모습은 생각보다 소박합니다. 보통 밥과 나물 정도의 간단한 제물을 바가지에 담아, 소반에 올리지 않고 땅바닥에 놓습니다. 이 음식으로 요기나 하고 어서 떠나라는 뜻입니다. 백과사전은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 잘 대접하면 잡귀가 다시 찾아오기 쉽기 때문에 일부러 간단하게 차린다고 풀이하는데, 잡귀를 멀리하려는 마음이 상차림에 그대로 드러나는 셈입니다.

진행은 무당 한 사람이 혼자 고리짝을 긁으며 무가를 주문처럼 읊고, 원한을 버리고 가까이 오지 말고 멀리 가라고 타이르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의례마다 세부는 조금씩 다르지만, 간단한 제물을 바가지에 담아 놓고 식칼로 귀신을 위협해 쫓는 것은 공통입니다. 식칼을 환자의 머리 주위로 휘둘러 귀신을 겁주어 내보내는 것이 핵심 동작입니다. 백과사전 「병굿」 항목 역시 잡귀에 의한 병은 귀신을 위협해 쫓는 식으로 다스리며, 푸닥거리나 살풀이는 대부분 조밥과 식칼로 위협하는 방식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객귀」 항목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조밥을 지어 간단한 나물 반찬과 함께 바가지에 담아 놓고, 그것이나 먹고 어서 먼 곳으로 가라고 큰 소리를 치면서 칼로 위협한 다음, 칼을 던져 칼끝이 바깥을 향하면 객귀가 나간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칼을 던져 칼끝이 밖으로 향해야 귀신이 나간 것"이라는 이야기가 바로 이 대목입니다.

병에 따라 달라지는 푸닥거리 — 고뿔, 상문, 삼신

백과사전은 푸닥거리의 형식이 병의 원인에 따라 다양하다고 설명하며 몇 가지 예를 듭니다.

첫째, 고뿔(감기)처럼 가벼운 병입니다. 잡귀 때문에 생긴 병이라 하더라도 가벼운 주술로 잘 달아난다고 여겨, 무당을 부르지 않고 집안 식구가 식칼을 들고 직접 푸닥거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둘째, 상문(喪門)이 붙어 생긴 병입니다. 상문은 백과사전 「상문」 항목(이부영)에 따르면 죽은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사람의 넋을 뜻하는 귀신으로, 죽은 지 얼마 안 된 넋은 위험하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푸닥거리」 항목은 이런 귀신이 붙은 병은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보아, 환자를 밖에 앉혀 놓고 장례에서 매장하는 모습을 흉내 내며 달고질 노래(상여를 묻을 때 부르는 노래)를 부르는 의식을 했다고 전합니다. 그렇게 하면 환자가 액을 면하고 낫는다고 믿었다는 것입니다.

셋째, 삼신(三神)이 노해서 병이 났다고 여길 때입니다. 이때는 미역국을 끓여 바치는 방식으로 달랬다고 합니다.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아이를 돌본다는 삼신에게 미역국을 올리는 것은 출산 풍속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백과사전은 또 무당만이 아니라 장님 독경자나 보살이 주술적인 의례를 하기도 해서, 경문쟁이나 보살이 푸닥거리를 맡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입니다. 「병굿」 항목에는 병이 낫지 않거나 나빠질 때 맹인 무당인 맹격을 불러 『옥추경』 같은 경문을 3일, 5일, 7일, 9일씩 읽게 하고, 마지막 날 귀신을 상징하는 백지를 항아리에 잡아 담아 뚜껑을 덮고 십자로에 묻는 주술을 했다는 기록도 나옵니다.

객귀물림·상문풀이·살풀이·액막이와 무엇이 다를까

푸닥거리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의례가 몇 가지 있는데,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아 차이를 짚어 두면 이해가 쉽습니다.

객귀물림(객귀물리기)은 밖에서 떠돌던 객귀가 들려 갑자기 오한이 나고 입맛이 없어졌다고 여길 때 하는 의례입니다. 백과사전 「객귀」 항목은 이 상태를 흔히 '객귀 들렸다'고 하며, 이를 치료하려고 객귀물림이나 푸닥거리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귀신이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주술로 쫓는다는 점, 무녀만이 아니라 가정주부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푸닥거리와 같은 계열의 의례입니다.

상문풀이는 상갓집에 다녀온 뒤 몸이 불편해졌을 때 상문살을 맞았다고 보고 그 살을 푸는 의례입니다. 백과사전 「살」 항목은 상문살을 사람이 죽은 방위에서 퍼진다는 흉악한 기운으로 설명하고, 이를 없애려고 무당을 불러 상문풀이를 하거나 예전에는 장님 독경자인 판수를 찾아가기도 했다고 적습니다. 경기 지역 사례를 정리한 지역N문화 자료에는 밥 세 그릇과 무나물 세 접시를 차려 내버린 뒤 칼을 던지거나, 밥과 미역국, 소금, 고춧가루를 담은 바가지에 당사자의 머리카락을 칼로 세 번 뜯어 넣고 문밖에 버리며 "귀신은 물러가라"고 외치는 방식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바가지와 칼, 칼끝으로 결과를 보는 방식까지 푸닥거리와 거의 같은 구조입니다. 예방책으로는 상갓집에 다녀와 대문 앞에서 소금을 뿌리거나 짚불을 넘는 풍속이 전국에 퍼져 있었습니다. 전라남도 여수에는 이를 큰 굿으로 꾸민 '상문살물리기굿'이 전하는데, 디지털여수문화대전에 따르면 1996년 제37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민속극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살풀이는 백과사전 「살」 항목에 따르면 태어날 때부터 또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살이 끼어 있다고 판명될 때 무당이 베푸는 치성입니다. 「푸닥거리」 항목이 살풀이를 예방 성격이 강한 의례로 분류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액막이는 백과사전 「액막이」 항목(김승찬)에서 개인이나 가정에 닥칠 질병, 고난, 불행 같은 액운을 미리 막으려고 하는 민속의례로 정의되며, 도액(度厄) 또는 제액(除厄)이라고도 합니다. 대개 정월에 하는데, 삼재가 든 사람이 머리 셋 달린 매 그림이나 부적을 문 위에 붙이거나, 짚으로 만든 제웅에 이름과 생년 간지를 적어 세 갈림길에 버리는 풍속이 대표적입니다. 정리하면 이미 생긴 병을 고치려 잡귀를 쫓는 것이 푸닥거리이고, 앞으로 올 액을 미리 막는 것이 액막이입니다.

제주도의 푸다시 — 심방이 북을 치며 말명으로 잡귀를 보내는 굿

제주도에서는 푸닥거리에 해당하는 의례를 '푸다시'라고 부릅니다. 디지털제주문화대전 「푸다시」 항목(강정식)에 따르면 푸다시는 환자의 몸에 잡귀가 들어와 병이 났다고 보고 이를 쫓아내려고 심방(제주 무당)이 벌이는 의례입니다. 귀신이 들어와 병이 났다고 보는 점은 정신 질환을 다스리는 제주의 두린굿과 같지만, 두린굿처럼 환자를 춤추게 하는 절차는 없습니다.

푸다시는 소규모 의례여서 심방이 앉은 자세로 북을 치며 말명(무가 사설)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먼저 베포도업침, 날과 국 섬김, 연유 닦음, 군문 열림, 신청궤처럼 초감제에 해당하는 절차를 차례로 하고, 차려 놓은 제물을 잘 받으라는 추물 공연을 합니다. 이어서 환자의 죄를 풀어 달라는 벌풀이를 세 차례 하는데, 이것이 푸다시의 특징적인 절차입니다. 마지막에는 띠 한 줌의 양쪽을 묶어 그 안에 제물을 조금씩 싼 '끌레기'를 환자의 머리 위로 돌리며 잡귀가 물러나기를 비는 말명을 한 뒤, 끌레기를 바깥에 내다 버리는 끌레기치송으로 마무리합니다. 머리 위로 휘두른 뒤 밖으로 내보낸다는 점에서 육지의 식칼 푸닥거리와 같은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오늘날 푸닥거리를 어떻게 바라볼까 — 마음을 달래는 의례, 치료는 병원과 함께

백과사전 「병굿」 항목은 병을 고치려는 굿이 병자와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는 기능이 컸다고 평가합니다. 아이가 아플 때 하는 굿은 아이의 병보다 오히려 애태우는 부모의 마음을 달래는 신앙적 기능을 했다는 설명도 덧붙입니다. 「상문」 항목 역시 죽은 지 얼마 안 된 넋을 두려워하는 관념이 죽음이 남은 사람에게 주는 충격과 절망, 허탈감을 대변한다고 풀이합니다. 푸닥거리 역시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원인을 알 수 없는 잔병 앞에서 불안을 덜고 일상을 되찾으려던 생활 속 신앙이었던 셈입니다.

다만 오늘날에는 몸이 아프면 먼저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기본입니다. 무속 의례는 마음을 정리하고 가족의 안녕을 비는 전통 문화로 존중하되, 치료를 대신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또 상담이나 의례를 맡길 때는 비용과 절차를 미리 분명히 확인하고, 불안을 지나치게 부추기며 큰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는 경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푸닥거리는 잡귀 때문에 생겼다고 믿은 잔병을 고치려고 바가지에 담은 간단한 밥과 나물을 땅에 놓고 식칼로 위협해 잡귀를 멀리 떠나보내는 작은 무속 의례입니다. 신을 모셔 대접하는 굿과 달리 잡귀를 쫓는 데 목적이 있고, 객귀물림과 상문풀이는 같은 계열, 살풀이와 액막이는 예방 성격이 강한 이웃 의례이며, 제주도에서는 심방이 북을 치며 하는 푸다시로 전해집니다. 넋, 신내림 증상, 무당 신당, 동티 같은 다른 무속 이야기도 신이말했다 무속 게시판에서 함께 읽어 보세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푸닥거리」(최길성)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60301, 「병굿」(최길성)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3080, 「객귀」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1763, 「상문」(이부영)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7087, 「살」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6407, 「액막이」(김승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5234, 「굿」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6765, 디지털제주문화대전 「푸다시」(강정식) https://www.grandculture.net/jeju/toc/GC00702487, 디지털여수문화대전 「상문살물리기굿」 https://yeosu.grandculture.net/yeosu/toc/GC01300535, 일생의례사전 「상문살」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ategoryId=58728&docId=3561310, 지역N문화 「상갓집 다녀오기 전후에 하는 경기지역의 상문풀이」 https://ncms.nculture.org/ceremonial/story/8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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