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식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리기 전날 밤 제자들과 나눈 최후의 만찬을 따라, 교회가 떡(빵)과 잔(포도주)을 함께 나누며 주님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예식입니다. 개신교는 이 성찬식과 세례, 단 두 가지만을 성례전으로 지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장로교·감리교·성결교 등 대부분의 한국 개신교회는 성찬식을 1년에 4회 혹은 2회 정도 시행하며, 세례받은 교인만 참여할 수 있고 집례는 목사만 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성찬식의 뜻과 성경 근거, 예식의 흐름, 참여 자격, 그리고 교파마다 해석이 다른 이유까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성찬식 뜻 — 성찬·성만찬·주의 만찬, 이름이 여러 개인 이유
성찬식(聖餐式)은 글자 그대로 '거룩한 식사의 예식'이라는 뜻입니다. 같은 예식을 가리키는 말이 여럿 있어서 처음 교회에 나온 분들은 헷갈리기 쉽습니다. 한국어판 위키백과는 성찬, 성만찬, 성찬례, 성찬식, 주님의 만찬, 성체성사, 영성체, 감사제 등을 모두 같은 예식을 부르는 다양한 표현으로 소개합니다. 개신교회에서는 주로 성찬식, 성만찬, 주의 만찬이라는 말을 쓰고, 천주교에서는 성체성사, 성공회에서는 감사성찬례라는 이름을 씁니다.
영어로는 커뮤니언(Holy Communion), 로드 서퍼(Lord's Supper), 유카리스트(Eucharist)라고 합니다. 유카리스트는 '감사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동사 에우카리스테오에서 나온 명사 에우카리스티아에서 온 말로, 직역하면 '감사 예식'이라는 뜻입니다. 예수께서 떡을 들고 감사 기도를 드리신 데서 나온 이름입니다. 커뮤니언은 '함께 나눔, 교제'라는 뜻으로, 성도가 그리스도와 그리고 서로와 하나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성찬식을 이해하려면 먼저 '성례전'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성례전을 '비가시적인 신의 은총을 가시적인 매체와 상징 행동을 통해 전달하는 기독교 의례'라고 정의합니다. 물을 매개로 하는 의례가 세례, 빵과 포도주를 매개로 하는 의례가 성만찬입니다. 즉 성찬식은 말로 듣는 복음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게 하는 예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찬식의 성경 근거 — 고린도전서 11장과 최후의 만찬
성찬식의 근거는 신약성경 네 곳에 나옵니다. 마태복음 26장 26~29절, 마가복음 14장 22~24절, 누가복음 22장 19~20절, 고린도전서 11장 23~26절입니다. 위키백과는 이 가운데 기록 시기가 가장 이른 것이 사도 바울의 고린도전서라고 설명합니다.
개역개정 성경 고린도전서 11장 23~26절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주께서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이 본문에서 성찬식의 핵심 세 가지가 드러납니다. 첫째는 '기념'입니다. 예수께서 직접 "나를 기념하라"고 명하셨기 때문에 교회는 성찬을 예수께서 친히 제정하신 예식으로 지킵니다. 둘째는 '새 언약'입니다. 잔은 그리스도의 피로 세운 새 언약의 표지입니다. 셋째는 '선포와 소망'입니다. 성찬은 과거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주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으심을 전하는,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예식이기도 합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이 말씀을 쓴 배경에는, 예배 때 가난한 교우들이 함께하는 식사에서 소외되는 불평등이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를 주님의 몸을 욕되게 하는 일로 엄하게 꾸짖었습니다. 성찬이 처음부터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식사'였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최근 연구에서는 기독교가 식사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만큼 초기 교회에서 식사가 공동체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였고, 이것을 의례로 만든 것이 성만찬이라고 설명합니다.
개신교가 성례를 세례와 성찬 두 가지만 지키는 이유
천주교와 정교회는 세례, 견진, 성체, 고해, 병자, 성품, 혼인의 일곱 성사를 지킵니다. 반면 개신교는 세례와 성찬 두 가지만 성례전으로 인정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성례전」 항목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하나는 성경에 따르면 예수께서 직접 제정하고 행하신 의식이 이 두 가지뿐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 회중 전체가 참여하는 의식만을 성례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례의 효과를 보는 관점도 다릅니다. 같은 사전에 따르면 천주교는 성사의 의식 자체가 효과를 낸다는 자효성을 강조하고, 그래서 사제의 축성과 성체성사가 예배의 중심이 됩니다. 개신교는 성례에 참여하는 신자의 믿음이 중요하다고 보며, 예배의 중심은 설교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개신교」 항목도 프로테스탄티즘의 원리를 요약하며 '성사는 성만찬과 세례만을 인정한다'는 점을 첫머리에 듭니다.
이 차이 때문에 한국 개신교의 주일 예배는 보통 기도, 찬송, 성경 봉독, 설교를 중심으로 드리고, 성만찬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같은 절기, 또는 교회가 정한 날에 따로 거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예배」 항목도 특별한 절기인 부활절, 성탄절 등에는 성만찬을 포함한다고 기록합니다.
성찬식 순서와 참여 자격 — 누가, 언제, 어떻게
성찬식은 교회와 교단마다 예식서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뼈대는 고린도전서 11장의 말씀을 그대로 따릅니다. 집례하는 목사가 주께서 떡과 잔을 나누신 제정의 말씀을 읽고, 떡과 잔을 위해 감사 기도를 드린 뒤, 떡을 떼어 나누고, 이어서 잔을 나눕니다. 성도들은 이 말씀을 들으며 함께 떡을 먹고 잔을 마십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세례와 성찬의 집례는 목사만 할 수 있고, 장로는 목사를 도와 떡과 잔을 나르는 일을 합니다.
참여 자격도 중요합니다. 같은 사전은 세례받은 교인만 성만찬을 받을 수 있고, 교회로부터 치리(징계)를 받고 있는 동안에는 성만찬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위키백과도 성찬에 참여할 수 있는 신도를 '배찬회원'이라고 부르며, 개신교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세례를 받은 성인, 또는 유아세례를 받은 뒤 자라서 신앙고백(입교)을 한 사람을 뜻한다고 소개합니다. 아직 세례를 받지 않은 분이 성찬식이 있는 예배에 참석했다면, 떡과 잔은 받지 않고 자리에서 함께 기도하며 지켜보면 됩니다.
다만 최근에는 변화도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2000년 이후 공동체의 환대라는 의미를 강조해,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에게도 성만찬을 나누는 '개방 성만찬(open communion)'을 허용하는 개신교회도 있다고 소개합니다. 또 위키백과에 따르면 성공회는 개신교·천주교·정교회 어디서든 세례를 받은 기독교인이라면 성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니 다른 교회의 성찬식에 참석하게 된다면 그 교회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성찬식에 참여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바울은 고린도전서 11장 28절에서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라고 권합니다. 그래서 많은 교회가 성찬식 전에 회개 기도나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습니다.
빈도는 교회마다 다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천주교·정교회·성공회는 매 예배마다 성찬을 행하지만, 장로교·감리교·성결교 등 대부분의 개신교회는 1년에 4회 혹은 2회 정도 시행합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예배 갱신 운동으로 성만찬의 기원과 의미가 다시 조명되면서, 개신교 예배에서도 성찬식이 이전보다 더 자주 행해지는 추세라고 같은 사전은 덧붙입니다. 위키백과는 감리교회가 18세기부터 매주 성찬을 권고해 온 교단이라고 소개합니다.
루터·칼뱅·츠빙글리, 성찬 해석이 다른 이유
성찬식에서 가장 오래되고 깊은 논쟁은 '떡과 잔에 그리스도가 어떻게 함께하시는가'라는 질문입니다. 같은 성경 본문을 두고도 교파마다 해석이 다릅니다.
천주교는 화체설(실체변화)을 따릅니다. 사제의 축성으로 빵과 포도주의 겉모습은 그대로지만 그 실체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한다는 가르침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개신교는 이런 물질의 실체 변화를 부인하고, 떡과 포도주를 은총의 징표로 여깁니다.
개신교 안에서도 견해는 세 갈래로 나뉩니다. 같은 사전은 이렇게 정리합니다. 마르틴 루터는 화체설을 거부하면서도, 성만찬의 떡과 포도주에 부활한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실재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흔히 공재설이라 부르며, 루터는 그리스도가 떡과 포도주 '안에, 함께, 아래에' 계신다고 표현했습니다. 장 칼뱅은 떡과 포도주는 예수의 죽음을 기념하는 재료이지만 성례 때 그리스도가 영적으로 임재해 신자를 감화하는 은총을 내린다고 보았는데, 이를 영적 임재설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 견해는 울리히 츠빙글리로 대표되는 기념설(상징설)로, 떡과 포도주는 상징이고 성찬은 예수의 희생적 죽음을 기억하는 예식이라고 봅니다.
이 해석 차이는 오늘날 교단별 성찬 이해로 이어집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루터교회는 공재설, 장로교와 개혁교회는 칼뱅의 영적 임재설을 가르치고, 침례교회는 성찬을 '주의 만찬'이라 부르며 기념과 상징으로 이해합니다. 감리교회는 성찬을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수단으로 중요하게 여깁니다. 위키백과는 오늘날 한국 장로교회가 영적 임재를 가르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기념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입니다.
교파 간 차이를 넘어서려는 노력도 있었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1982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 직제위원회 회의에서 성찬의 의미와 순서에 대한 공동의 기준인 '리마 예식'이 마련되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1986년 이를 『리마예식서』로 펴냈습니다. 서로 해석은 달라도 성찬이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감사하며 하나 되는 예식이라는 점에는 모든 교회가 공감한다는 뜻입니다.
성찬식이 오늘 성도에게 주는 의미
정리하면 성찬식은 다섯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나를 기념하라"고 하신 명령을 따르는 순종, 십자가의 은혜를 감사하는 고백, 떡과 잔으로 세워진 새 언약의 확인, 한 떡을 함께 나누는 성도의 교제, 그리고 "주께서 오실 때까지" 기다리는 소망입니다. 위키백과는 개신교의 '기념'이 단순히 옛일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어 아남네시스가 뜻하듯 온몸과 마음으로 그 사건을 다시 경험하고 그 자리에 함께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성찬식이 있는 주일에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예배에 나와 마음을 준비하는 성도가 많습니다. 내가 받은 은혜를 돌아보고, 미워하던 사람과 화해하고, 한 몸 된 이웃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바로 성찬의 준비입니다. 처음 성찬식에 참여하는 분이라면 떡과 잔의 맛보다, 그것이 가리키는 십자가의 사랑과 공동체의 하나 됨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성찬식 뜻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예수께서 친히 정하신 떡과 잔의 식사를 통해 그분의 죽으심을 기념하고 다시 오심을 기다리며 성도가 한 몸임을 확인하는 개신교의 두 성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세례, 사도신경, 주기도문, 부활절과 오순절처럼 교회 생활과 관련된 다른 글도 신이말했다 개신교 게시판에서 함께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대한성서공회 개역개정 성경(고린도전서 11:23~28, 마태복음 26:26~29, 마가복음 14:22~24, 누가복음 22:19~20),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성례전」·「개신교」·「예배」, 위키백과 「성찬」(한국어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리마예식서』 1986 인용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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