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주님 세례 축일 뜻 — 2027년 1월 10일, 공현 대축일 다음 주일에 지내는 이유와 월요일 규칙, 요르단강 세례의 의미, 1955·1960·1969년 축일의 역사, 가해·나해·다해 복음과 성탄 시기 마침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6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일을 기념하는 천주교 축일로, 주님 공현 대축일 다음에 오는 주일에 지냅니다. 다가오는 2027년에는 1월 3일 주일이 주님 공현 대축일이므로 주님 세례 축일은 1월 10일 주일이 되고, 이 축일을 끝으로 성탄 시기가 막을 내린 뒤 1월 11일 월요일부터 연중 시기가 시작됩니다. 다만 공현 대축일이 1월 7일이나 8일 주일에 오는 해에는 주님 세례 축일을 다음 날인 월요일로 옮겨 지냅니다. 2024년이 이런 경우였습니다.

1. 주님 세례 축일 뜻 —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내려온 날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장면을 전합니다. 마르코 복음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고, 하늘에서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마르 1,10-11). 마태오와 루카 복음도 같은 사건을 기록하고, 요한 복음에서는 세례자 요한이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와 그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합니다(요한 1,32-34).

교회는 이 장면을 예수님이 누구이신지가 드러난 사건으로 읽습니다. 성부의 목소리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알려 주고,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신 성령은 그분이 기름부음받은이, 곧 메시아로서 사명을 시작하신다는 표지가 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한 장면 안에 함께 드러나기 때문에 예부터 삼위일체가 계시된 사건으로도 소개되어 왔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일미사 해설은 주님 세례 축일이 공현 대축일과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드러내는 축일이라고 설명합니다.

2. 죄 없으신 분이 왜 세례를 받으셨을까

세례자 요한이 베푼 세례는 죄를 뉘우치고 회개한다는 표시였습니다. 그래서 마태오 복음에서는 요한이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 하며 말리려 하자, 예수님께서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하여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하고 답하십니다(마태 3,14-15).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예수님의 세례를 다루는 대목(535~537항)에서, 죄 없으신 분이 죄인들 사이에 끼어 세례를 받으신 것을 당신을 낮추신 겸손과 죄인들과 함께하시려는 연대의 표시로 풀이합니다. 의정부교구 주보 단편교리도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죄를 씻는 세례를 받으신 일이 죄로 물든 인간과 맺은 유대 관계를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은 정화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서 있는 자리로 내려오시고 앞으로 걸어가실 구원의 길을 미리 보여 주시려고 요르단강 물에 들어가셨다는 것입니다.

3. 언제 지내나 — 공현 대축일 다음 주일과 월요일 규칙

주님 공현 대축일은 본래 1월 6일이지만, 이날이 의무 축일이 아닌 한국에서는 1월 2일과 8일 사이에 오는 주일에 지냅니다. 주님 세례 축일은 그다음 주일이므로 날짜가 해마다 바뀝니다. 실제로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발표한 2026년 전례력에서는 공현 대축일이 1월 4일, 주님 세례 축일이 1월 11일이었고, 1월 12일부터 연중 시기가 이어졌습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공현 대축일이 1월 7일이나 8일 주일에 오면 바로 다음 주일을 기다리지 않고 그다음 날인 월요일에 주님 세례 축일을 지냅니다. 성탄 시기를 너무 길게 끌지 않으려는 배려입니다. 2027년은 1월 1일이 금요일이어서 공현 대축일이 1월 3일 주일이 되므로 예외에 해당하지 않고, 주님 세례 축일은 1월 10일 주일에 지내게 됩니다.

4. 축일의 역사 — 1955년 기념일에서 1969년 주일 축일로

예수님의 세례를 기억하는 전통은 매우 오래되었지만, 독립된 축일로 자리 잡은 것은 비교적 최근입니다. 동방 교회에서는 일찍부터 1월 6일 공현 축일의 중심 내용이 주님의 세례였고, 그 전날 저녁 물을 축복하는 예식을 거행했습니다. 서방 교회는 공현 축일에 동방 박사의 경배를 더 강조했고, 주님의 세례는 공현 팔일 축제의 마지막 날인 1월 13일에 기억했습니다.

1955년 교황 비오 12세 때 예부성성이 발표한 교령은 공현 팔일 축제를 폐지하면서 1월 13일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 기념일'로 정했습니다. 1960년 요한 23세 교황이 공포한 새 전례 법규는 이를 2급 축일로 올렸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뒤 1969년 바오로 6세 교황이 반포한 새 로마 전례력은 이 축일을 1월 6일 다음 주일로 옮겼습니다. 이때 함께 정리된 것이 성탄 팔일 축제 안 주일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성탄, 성가정, 천주의 성모 마리아, 공현, 주님 세례로 이어지는 성탄 시기의 흐름이 완성되었습니다.

5. 미사 독서와 전례 — 가해·나해·다해 복음

주님 세례 축일 미사의 제1독서로는 주로 이사야서 42장 1-4절과 6-7절, 곧 '주님의 종 첫째 노래'가 봉독됩니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내 영을 주었으니"라는 말씀이 요르단강의 장면과 겹쳐집니다. 제2독서인 사도행전 10장 34-38절에서는 베드로가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셨다고 설교합니다. 나해와 다해에는 다른 독서를 고를 수 있는 선택지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복음은 3년 주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해에는 마태오 복음 3장 13-17절, 나해에는 마르코 복음 1장 7-11절, 다해에는 루카 복음 3장 15-16절과 21-22절을 읽습니다. 2026년 대림 제1주일(11월 29일)부터 시작하는 전례력은 나해이므로, 2027년 1월 10일 주님 세례 축일에는 마르코 복음을 듣게 됩니다. 미사 감사송은 아버지께서 요르단강에서 새로운 세례의 신비를 드러내시고, 비둘기 모양으로 성령을 보내시어 주님의 종 그리스도에게 기쁨의 기름을 바르셨다고 노래합니다. 많은 본당에서는 이날 미사 시작 때 성수 예식을 하며 신자들에게 성수를 뿌리고, 매일미사 해설에 따르면 이날 저녁 미사를 마친 다음 성탄 구유를 치웁니다.

6. 우리의 세례와 연결되는 축일 — 이날을 보내는 법

교회는 주님 세례 축일을 통해 신자들이 자신이 받은 세례를 다시 떠올리도록 이끕니다. 세례성사로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고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데, 요르단강에서 들린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말씀이 세례받은 모든 이에게도 건네지는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교황이 이 축일에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에서 아기들에게 직접 세례를 주는 관례가 이어져 온 것도 같은 뜻에서입니다.

신자들이 이날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으로는 자신의 세례일과 세례명을 확인해 보기, 대부모나 대자 대녀에게 안부를 전하기, 성당 입구에서 성수를 찍으며 세례 때의 약속을 되새기기, 성탄 시기를 마무리하며 연중 시기의 신앙 계획을 세우기 등이 자주 권해집니다. 세례를 준비하는 예비신자라면 이 축일의 복음을 미리 읽어 두면 세례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리하면,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시고 성부의 목소리와 성령의 강림으로 하느님의 아드님, 메시아이심이 드러난 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공현 대축일 다음 주일에 지내며 2027년에는 1월 10일이고, 이날로 성탄 시기가 끝나고 연중 시기가 시작됩니다. 1955년 기념일로 시작해 1960년 축일로 올라갔고, 1969년 새 전례력에서 지금처럼 주일 축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출처: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 단편교리 '주님 세례 축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일미사 '주요 전례'와 '2026년 전례력 이동 축일', 굿뉴스 자료실 '2026년의 전례력 소개', 경향잡지 2001년 1월호 나기정 신부 기고(가톨릭홈링크), 예부성성 교령 Cum nostra hac aetate(1955), 요한 23세 Rubricarum instructum(1960), 가톨릭 교회 교리서 535~537항, 성경 마르 1,7-11·마태 3,13-17·루카 3,21-22·요한 1,32-34·이사 42,1-7·사도 10,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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