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의 일곱 성사(칠성사)는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 고해성사, 병자성사, 성품성사, 혼인성사입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210항은 "신약 시대의 성사들은 그리스도께서 세우셨으며" 이 일곱 가지가 "그리스도인 생활의 중요한 모든 단계와 시기에 관계된다"고 설명합니다. 일곱 성사는 다시 세 묶음으로 나뉩니다. 세례·견진·성체는 신자가 되는 '입문 성사', 고해·병자는 영혼과 몸을 돌보는 '치유의 성사', 성품·혼인은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친교와 사명을 위한 봉사의 성사'입니다. 이 가운데 세례·견진·성품성사는 지워지지 않는 영적 표지인 '인호'를 새기기 때문에 평생 한 번만 받고, 성체·고해·병자·혼인성사는 필요에 따라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성사 뜻부터 일곱 성사 하나하나의 의미, 집전자와 받는 횟수, 일곱이라는 숫자가 정해진 역사까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성사 뜻 — 눈에 보이는 표징으로 전해지는 보이지 않는 은총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성사(聖事)를 "천주교회에서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 외적 행위로 나타나는 증표로, 하느님의 은총이 인간의 감각적인 형태를 통해 전달되는 종교 예식"이라고 정의합니다. 물로 씻고, 기름을 바르고, 빵과 포도주를 나누고, 머리에 손을 얹는 것처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낄 수 있는 행위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이 전해진다는 뜻입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요약편 224항도 성사를 "그리스도께서 세우시고 교회에 맡기신 은총의 유효한 표징들"이라고 풀이합니다.
같은 백과사전 항목은 성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두 쪽의 조건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성사를 받는 사람은 자유로운 원의(바라는 마음)와 충분한 준비를 갖추어야 하고, 집전자는 정해진 '질료'와 '형상'을 충실히 지키며 성사를 집전할 의향을 지녀야 합니다. 질료는 물이나 기름, 안수 같은 사물이나 동작을 말하고, 형상은 그 동작이 무엇을 뜻하는지 하나로 정해 주는 말, 곧 성사의 말씀을 가리킵니다.
요약편 229항은 성사가 '사효적으로'(ex opere operato, 성사 거행 그 자체로) 효력을 가진다고 설명합니다. 집전하는 사제 개인의 성덕과 관계없이 그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다만 성사가 맺는 결실은 받는 사람의 마음가짐에도 달려 있다고 덧붙입니다.
입문 성사 — 세례성사·견진성사·성체성사
가톨릭교회 교리서 1212항은 세 입문 성사의 관계를 사람의 일생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신자들은 세례성사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고, 견진성사로 굳건해지며, 성체성사로 영원한 생명의 음식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세례성사는 천주교 신자가 되는 관문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집전자가 물로 이마를 씻으며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누구누구에게 세례를 줍니다"라고 말하고, 세례를 통해 원죄와 본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을 얻습니다. 세례는 보통 주교·신부·부제가 집전하지만, 성직자가 없는 위급한 때에는 올바른 의향을 지닌 사람이면 누구나 줄 수 있습니다. 교리서 1213항은 세례를 "다른 성사들로 가는 길을 여는 문"이라고 부릅니다.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의 완성입니다. 이마에 축성 성유를 바르고 안수하며 "성령 특은의 날인을 받으시오"라는 말로 이루어지고, 집전자는 주교입니다. 주교의 허가를 받아 신부가 집전할 때에도 주교가 축성한 기름을 써야 합니다.
성체성사는 미사 때 축성된 빵과 포도주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모시는 성사로, 이를 받아 모시는 일을 영성체라고 합니다. 교리서 1211항은 성체성사를 "성사 중의 성사"라고 부르며, "다른 모든 성사는 마치 자신들의 목적을 향하듯 성체성사를 지향하고 있다"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말을 인용합니다. 세례 받은 신자는 첫영성체 뒤에 미사 때마다 성체를 모실 수 있습니다.
치유의 성사 — 고해성사·병자성사
세례로 깨끗해진 뒤에도 사람은 다시 죄를 짓고, 병들고 늙어 갑니다. 교회는 이런 영혼과 몸의 상처를 돌보기 위해 두 성사를 둡니다.
고해성사는 세례 뒤에 지은 죄를 용서받는 성사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신자가 자기 죄를 뉘우치며 사제에게 고백하면 사제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교우의 죄를 사하나이다"라고 말하여 죄를 용서해 준다고 설명합니다. 용서를 받으려면 진정으로 뉘우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하며, 고백을 들은 사제는 어떤 경우에도 고해의 비밀을 지켜야 합니다. GOODNEWS 자료실의 성사 해설은 고해성사가 하느님과 교회와 화해해 "다시금 새로운 힘을 얻게 하는 성사"라고 풀이합니다. 한국 교회에서는 부활과 성탄을 앞두고 받는 판공성사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병자성사는 병이나 고령으로 고통받는 신자에게 힘과 위로를 주는 성사입니다. 사제가 이마와 두 손에 성유를 바르며 병자가 죄에서 해방되고 병고가 가벼워지기를 기도합니다. 병자가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면 병자성사를 통해 미처 고백하지 못한 죄도 용서받습니다. 트리엔트 공의회 당시에는 '종부(終傅)'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오늘날 '병자성사'라는 이름은 임종 때만이 아니라 중병을 앓는 신자 누구나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친교와 사명을 위한 봉사의 성사 — 성품성사·혼인성사
앞의 다섯 성사가 주로 받는 사람 자신의 구원을 위한 것이라면, 성품성사와 혼인성사는 다른 사람의 구원과 교회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도록 마련된 성사입니다. GOODNEWS 자료실 해설은 이 두 성사를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라고 부릅니다.
성품성사는 교회의 성직자를 세우는 성사로 부제품, 사제품, 주교품의 세 품계가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주교만이 성품성사를 집전할 수 있고, 안수와 축성 기도로 이루어집니다. 예전에는 '신품성사'라고도 불렀습니다.
혼인성사는 남녀가 일생 동안 부부로 살며 서로 화목하고 자녀를 낳아 기르도록 은총을 주는 성사입니다. 흥미롭게도 혼인성사의 집전자는 사제가 아니라 결혼하는 두 사람 자신입니다. 백과사전은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남편으로 맞아들입니다" 하는 두 사람의 합의가 성사의 형상이고, 주례 사제는 교회의 증인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신자와 비신자가 혼인할 때 필요한 관면혼배도 이 혼인성사의 규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번만 받는 성사와 여러 번 받는 성사 — 인호의 의미
일곱 성사를 받는 횟수로 나누면 쉽게 정리됩니다. 요약편 227항은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품성사 때 영적 '인장' 곧 인호(印號)가 주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인호는 하느님의 보호에 대한 약속과 보증이며, 결코 소멸될 수 없으므로 이를 새기는 성사들은 평생에 한 번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교회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세례를 받은 사람이 천주교로 올 때 세례를 다시 받지 않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천주교 밖에서 받은 세례라도 질료와 형상이 올바르게 지켜졌다면 유효한 세례로 인정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반대로 성체성사, 고해성사, 병자성사, 혼인성사는 필요에 따라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성체는 미사 때마다 모실 수 있고, 고해성사는 죄를 지을 때마다 받을 수 있으며, 병자성사는 병이 다시 깊어지거나 새로운 중병에 걸렸을 때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혼인성사는 배우자가 세상을 떠난 뒤 새로 혼인하는 경우에 다시 받게 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평생 한 번만 받는 성사는 세례, 견진, 성품의 세 가지입니다. 다시 받을 수 있는 성사는 성체, 고해, 병자, 혼인의 네 가지입니다. 주교만 집전하는 성사는 성품성사이고, 견진성사도 원래 주교가 집전합니다. 집전자가 사제가 아닌 성사는 혼인성사로, 부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성사를 줍니다.
왜 하필 일곱일까 — 칠성사가 정해진 역사와 개신교와의 차이
일곱이라는 숫자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닙니다. 교회사 자료에 따르면 초대 교회에서 라틴어 사크라멘툼(sacramentum)은 거룩한 일 전반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학자에 따라 성사의 수를 둘에서 열둘까지 다양하게 꼽았습니다. 12세기 신학자 페트루스 롬바르두스가 『명제집』(1147~1151년경)에서 처음으로 일곱 성사의 목록을 정리했고, 성사를 아우구스티누스를 따라 "보이지 않는 은총의 보이는 형태"로 정의했습니다. 이후 1439년 피렌체 공의회가 일곱 성사를 공의회 차원에서 처음 규정했고, 1547년 3월 3일 트리엔트 공의회 제7회기는 성사가 일곱보다 많거나 적다고 말하는 것을 단죄하며 세례, 견진, 성체, 고해, 종부, 성품, 혼인의 일곱 가지를 확정했습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210항은 일곱 성사가 사람의 자연적 삶의 단계와 영적 삶의 단계가 어느 정도 닮았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태어나고(세례), 자라고(견진), 먹고(성체), 다치면 치료받고(고해·병자),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루거나 공동체를 섬기는(혼인·성품) 삶의 흐름이 성사 안에 담겨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개신교회는 성경에서 예수가 직접 명한 것으로 보는 세례와 성찬 두 가지를 성례(성례전)로 지킵니다. 정교회도 일곱 성사를 '신비(미스테리온)'라고 부르며 지키는데, 견진에 해당하는 성사를 '미론(성유 바름)'이라고 하고 세례 직후 바로 베푸는 전통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같은 그리스도교 안에서도 성사를 이해하고 헤아리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 셈입니다.
정리하면, 천주교의 일곱 성사는 세례·견진·성체(입문), 고해·병자(치유), 성품·혼인(봉사)으로 나뉘며, 세례·견진·성품은 평생 한 번, 나머지 넷은 필요할 때마다 받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성사의 중심에는 "성사 중의 성사"인 성체성사가 있습니다. 각 성사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신이말했다 천주교 게시판의 견진성사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catholic/1942), 영성체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catholic/2116), 병자성사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catholic/2134), 관면혼배 뜻(https://sinimalhaetda.com/board/catholic/2151) 글도 함께 읽어 보세요.
출처: 가톨릭교회 교리서 1210~1213항(한국천주교주교회의 번역, GoodNews 가톨릭정보) · 가톨릭교회 교리서 요약편 224~232항(GoodNews)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성사」(박희중, 2023) · GOODNEWS 자료실 「성사풀이1: 하느님께 다가가는 일곱가지 여정」 · 세종로성당 가톨릭교회 기본교리서 「교회의 일곱 성사」 · 트리엔트 공의회 제7회기 성사에 관한 교령(1547.3.3, Wikisource) · churchheritage.org 「The seven sacraments: from Hugh of St Victor and Peter Lombard to the Council of Florence」 · 위키백과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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