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병자성사 뜻 — 예전 이름 '종부성사'가 바뀐 이유, 누가 언제 받을 수 있는지(교회법 제1004조)와 이마·손에 성유를 바르는 예식, 노자성체·임종 때 순서와 세계 병자의 날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4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병자성사(病者聖事)는 천주교 일곱 성사 가운데 하나로, 병이나 노령 때문에 생명이 위험해지기 시작한 신자에게 사제가 축성된 성유를 이마와 손에 바르며 기도해 주는 성사입니다. 예전에는 '종부성사(終傅聖事)'라고 불러 임종 직전에 한 번만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이름을 병자성사로 바꾸고 큰 수술을 앞두었거나 노쇠가 심해진 경우에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교회법 제1003조에 따라 이 성사는 오직 사제(주교와 신부)만 유효하게 집전할 수 있고, 제1004조 제2항에 따라 회복한 뒤 다시 중병에 걸리거나 같은 병이 더 위중해지면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 입원하거나 큰 수술을 앞두면 신자 가족들은 "신부님을 모셔서 병자성사를 받게 해 드려야 하나, 혹시 돌아가실 때 받는 성사라서 환자가 놀라지 않을까" 하고 망설이곤 합니다. 이 글은 교황청이 공개한 교회법전 제998조~제1007조(병자성사 부분),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1499항~제1532항, 위키백과 「병자성사」·「Anointing of the sick」·「World Day of the Sick」 항목을 바탕으로 병자성사의 뜻과 이름의 변화, 받을 수 있는 사람, 예식 순서, 노자성체와의 관계를 차례로 정리한 것입니다.

병자성사 뜻 — 종부성사에서 병자성사로 이름이 바뀐 이유

병자성사는 영어로 'Anointing of the Sick', 곧 '병자의 도유(기름 바름)'라고 부릅니다. 교회법 제998조는 이 성사를 "교회가 위중한 병을 앓는 신자들을 고통받으시고 영광을 받으신 주님께 맡겨 그들을 낫게 하고 구원해 주시도록 하는 성사"로 설명하며, 성유를 바르고 전례서에 정해진 말씀을 외움으로써 베풀어진다고 규정합니다.

예전 이름인 종부성사는 라틴어 '익스트레마 웅크티오(Extreme Unction)', 곧 '마지막 도유'를 옮긴 말입니다.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이 표현을 처음 쓴 사람으로 알려진 이는 1160년에 세상을 떠난 신학자 페트루스 롬바르두스이고, 12세기 말부터 1972년까지 서방 교회에서 이 성사를 부르는 일반적인 이름이었습니다. 트리엔트 공의회도 이 이름을 썼습니다. '마지막'이라는 말에는 세례·견진·성품 때 받는 도유 다음에 오는 마지막 도유라는 뜻과, 당시에는 주로 임종이 임박한 사람에게만 베풀었다는 사정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1512항도 여러 세기에 걸쳐 이 성사가 점점 더 임종하는 사람에게만 베풀어지면서 '종부성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헌장」 제73항은 이 성사를 "병자의 도유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밝히고, 이 성사가 죽음 직전의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교황 바오로 6세가 1972년 11월 30일 교황령 「병자의 거룩한 도유(Sacram unctionem infirmorum)」를 반포하면서 예식이 새로 정비되었습니다. 한국어 위키백과도 공의회 이후 이름을 병자성사로 바꾸고, 죽음의 위험에 처해 있지 않더라도 큰 수술을 앞두거나 오래 앓아 쇠약해진 경우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정리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병자성사는 '돌아가실 때 받는 성사'라기보다 '아픈 사람을 위한 성사'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환자나 가족이 이 성사를 청하는 것을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로 여겨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경 속 근거 — 야고보서 5장과 마르코복음 6장

병자성사의 가장 직접적인 근거는 신약성경 야고보서 5장 14~15절입니다. 내용을 풀어 옮기면, 앓는 사람이 있으면 교회의 원로(사제)들을 불러 주님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며 기도하게 하라, 그러면 믿음의 기도가 아픈 사람을 구원하고 주님께서 그를 일으켜 주실 것이며, 죄를 지었다면 용서받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1510항은 이 구절을 인용하며 사도 시대 교회에 병자를 위한 고유한 예식이 있었고, 성전(聖傳)이 이 예식을 일곱 성사 가운데 하나로 인정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마르코복음 6장 13절에는 예수님께 파견된 제자들이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발라 고쳐 주었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교리서 제1511항은 트리엔트 공의회의 가르침을 인용해, 이 거룩한 도유가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신약의 참된 성사로서 마르코복음에서 암시되었고 사도 야고보가 신자들에게 권고하고 공포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교리서 제1503항~제1505항은 병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연민과 수많은 치유를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는 표징으로 설명하면서도, 예수님께서 모든 병자를 고치시지는 않았다는 점도 함께 밝힙니다. 치유는 죄와 죽음에 대한 더 근본적인 승리를 알리는 표징이었고,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고통이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병자성사가 단순한 '병 낫게 해 주는 의식'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그리스도와 하나 되게 하는 성사라고 설명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누가, 언제 받을 수 있을까 — 교회법 제1004조~제1007조

받을 수 있는 사람에 관해 교회법 제1004조 제1항은 이성을 사용할 나이에 이른 신자로서 병이나 노령으로 위험해지기 시작한 사람이라고 정합니다. 교리서 제1514항은 같은 내용을 전례 헌장 제73항에서 인용해 "신자가 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에 놓이기 시작하면 이미 이 성사를 받기에 알맞은 때가 온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위험이 '시작될 때'가 기준이지,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정해져 있습니다. 교회법 제1004조 제2항과 교리서 제1515항에 따르면, 병자성사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사람이 다시 중병에 걸리면 또 받을 수 있고, 같은 병을 앓는 동안 상태가 더 위중해져도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교리서는 특히 큰 수술을 받기 직전에 병자성사를 받는 것이 알맞고, 노쇠가 더 뚜렷해지는 노인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밝힙니다.

판단이 애매할 때의 원칙도 있습니다. 제1005조는 환자가 이성을 사용할 나이에 이르렀는지, 위중한 병을 앓고 있는지, 또는 이미 숨졌는지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이 성사를 베풀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제1006조는 의식이 있을 때 적어도 암묵적으로라도 이 성사를 청했던 환자라면, 지금 의식이 없더라도 베풀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평소 신앙생활을 해 온 부모님이 갑자기 의식을 잃으셨다면 가족이 사제를 청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조항입니다.

반대로 제1007조는 명백한 중죄 가운데 완고하게 머물러 있는 사람에게는 병자성사를 베풀지 말라고 정합니다. 또 교회법 제1001조는 영혼을 돌보는 사목자들과 환자의 가까운 사람들이 알맞은 때에 환자가 이 성사로 위로받도록 마음을 써야 한다고 규정하고, 교리서 제1516항은 신자들이 환자에게 사제를 불러 이 성사를 받도록 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병자성사를 챙기는 일은 사제만이 아니라 가족과 교우들의 몫이기도 합니다.

누가 집전하고 어떤 기름을 쓸까 — 사제와 성유

병자성사의 집전자는 사제뿐입니다. 교회법 제1003조 제1항은 "모든 사제, 그리고 오직 사제만" 병자성사를 유효하게 집전한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부제나 수녀, 평신도 봉사자는 병자를 방문해 함께 기도하고 봉성체를 도울 수는 있어도 병자성사 자체를 베풀 수는 없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영혼의 돌봄을 맡은 사제, 예컨대 본당 신부에게 자기 사목에 맡겨진 신자들에게 이 성사를 베풀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하고, 합당한 이유가 있으면 다른 사제도 적어도 추정되는 동의를 얻어 베풀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위급한 경우를 위해 모든 사제가 축성된 성유를 지니고 다닐 수 있다고 허락합니다.

병자성사에 쓰는 기름은 '병자 성유'입니다. 영어 위키백과는 바오로 6세의 교황령에 따라 이 기름이 올리브나 다른 식물에서 짜낸 것이어야 하고, 교구장 주교가 성목요일 또는 그 무렵에 거행하는 성유 축성 미사에서 축성한다고 설명합니다. 교회법 제999조는 주교 외에 법률상 교구장 주교와 동등한 사람,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 한해 성사를 거행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사제가 병자 성유를 축성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교리서 제1519항도 기름은 가능하면 주교가 축성한 것을 쓴다고 밝힙니다.

성유를 바르는 방법도 교회법에 나옵니다. 제1000조 제1항은 전례서에 정해진 말씀과 순서, 방식대로 정성껏 도유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이마나 몸의 다른 한 부위에 한 번만 발라도 충분하며 이때 형식문 전체를 외운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집전자가 자기 손으로 직접 바르되, 중대한 이유가 있으면 도구를 써도 된다고 허락합니다. 감염병 환자를 돌보는 상황처럼 직접 손을 대기 어려운 경우를 염두에 둔 조항입니다.

병자성사 예식 순서 — 안수, 기도, 이마와 손의 도유

교리서 제1517항은 병자성사도 다른 성사처럼 전례적이고 공동체적인 거행이어서, 가정이든 병원이든 성당이든, 한 사람의 환자든 여러 환자든 거행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교회법 제1002조는 잘 준비된 여러 환자에게 한꺼번에 공동으로 거행하는 것도 교구장 주교의 규정에 따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1972년 개정된 로마 예식의 환자 사목 예식서에는 미사 밖에서의 도유, 미사 중의 도유, 병원이나 시설에서의 도유라는 세 가지 예식이 실려 있습니다.

미사 밖에서 거행하는 예식은 대체로 다음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사제의 인사로 시작해 필요하면 참석자들에게 성수를 뿌리고 짧게 안내한 뒤, 미사 시작 때와 같은 참회 예식을 합니다. 환자가 고해성사를 원하면 미리 방문했을 때 하는 것이 좋지만, 예식 중에 고해를 하면 그 고해가 참회 예식을 대신합니다. 이어서 성경 말씀을 읽고 짧은 설명과 연도(기도의 응답)를 바친 다음, 사제가 환자 머리에 손을 얹고, 이미 축성된 성유에 대해 감사 기도를 바치거나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기름을 축성합니다.

교리서 제1519항은 예식의 핵심을 세 가지로 요약합니다. 사제가 침묵 중에 환자에게 손을 얹고(안수), 교회의 믿음 안에서 환자를 위해 기도하며(이 성사 고유의 성령 청원), 축성된 기름을 바르는 것입니다. 영어 위키백과에 소개된 공식 영어 형식문을 우리말로 옮기면, 사제는 먼저 이마에 기름을 바르며 "이 거룩한 도유로 주님께서 사랑과 자비를 베푸시어 성령의 은총으로 당신을 도와주시기를" 기도하고, 이어 두 손에 바르며 "당신을 죄에서 풀어 주신 주님께서 당신을 구원하시고 일으켜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환자는 할 수 있으면 매번 "아멘" 하고 응답합니다. 한국어 예식서의 정확한 문구는 본당에서 쓰는 예식서를 따르면 됩니다.

교리서 제1532항이 정리한 병자성사의 은총, 곧 효과는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환자 자신과 온 교회의 선익을 위해 그리스도의 수난과 결합하게 됩니다. 둘째, 병이나 노쇠의 고통을 그리스도인답게 견딜 굳셈과 평화, 용기를 얻습니다. 셋째, 고해성사를 받을 수 없었던 경우 죄를 용서받습니다. 넷째, 영혼의 구원에 도움이 된다면 건강을 회복합니다. 다섯째,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갈 준비를 합니다.

노자성체와 임종 때 순서, 세계 병자의 날까지

병자성사와 자주 함께 이야기되는 것이 '노자성체(路資聖體)'입니다. 노자(路資)는 길 떠날 때 쓰는 노잣돈이라는 뜻으로, 라틴어 '비아티쿰(viaticum)' 역시 '여행을 위한 양식'이라는 뜻입니다. 죽음을 앞둔 신자가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모시는 성체를 가리킵니다. 교리서 제1517항은 상황이 허락하면 병자성사 앞에 고해성사를 하고 뒤에 성체성사를 거행할 수 있으며, 그리스도의 파스카 성사인 성체가 지상 여정의 마지막 성사, 곧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가기' 위한 노자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영어 위키백과는 임종하는 사람에게 베푸는 고해성사, 병자성사, 노자성체를 함께 묶어 '마지막 예식(last rites)'이라 부르고, 보통 순서는 고해성사, 병자성사, 노자성체 순이라고 정리합니다. 환자가 몸이 너무 약해 고해를 할 수 없으면 통회를 전제로 사죄경을 주고, 성체를 모실 수 있는 상태라면 마지막에 노자성체를 모십니다. 그러니 가족은 환자의 의식이 또렷할 때 미리 사제를 청하는 편이 환자가 고해와 성체까지 온전히 받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병자성사를 청하려면 환자가 다니는 본당 사무실이나 담당 신부님께 연락해 환자의 상태와 위치를 알리면 됩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교회법은 본당 사제에게 이 성사를 베풀 의무와 권리를 두고 있고, 다른 사제도 합당한 이유가 있으면 베풀 수 있습니다. 교리서 제1516항은 환자 스스로도 사목자와 교회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좋은 마음가짐으로 성사를 준비하라고 권합니다.

한편 가톨릭교회는 해마다 2월 11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지냅니다.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2년 5월 13일 제정했고, 첫 세계 병자의 날은 1993년 2월 11일이었습니다. 2월 11일은 루르드의 성모 기념일과 겹치며, 교황은 첫 담화에서 이날을 기도와 나눔, 고통을 교회의 선익을 위해 봉헌하는 날, 그리고 아픈 형제자매에게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도록 일깨우는 날로 설명했습니다. 이 무렵 여러 본당에서 환자들을 위한 미사와 공동 병자성사를 거행하기도 합니다.

다른 교파와 비교해 보면, 한국어 위키백과는 정교회가 이 성사를 '성유성사'라고 부르며 성사로 지키고, 대한성공회는 '조병성사'라고 불러 오다가 2004년 기도서 개정 이후 '조병예식'으로 이름을 바꾸어 성사가 아닌 성사적 예식으로 본다고 설명합니다. 일곱 성사를 모두 인정하는 천주교와 정교회에서 병자성사가 성사로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병자성사는 '임종 성사'가 아니라 병과 노쇠로 위험해지기 시작한 신자 누구나 사제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치유와 위로의 성사입니다. 큰 수술을 앞둔 가족이나 기력이 눈에 띄게 약해지신 부모님이 계신다면, 두려워하기보다 미리 본당에 연락해 신부님을 모시는 것이 교회가 권하는 방법입니다.

출처: 교황청 『교회법전』 제998조~제1007조(병자성사),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1499항~제1532항(병자성사), 위키백과 「병자성사」, 영어 위키백과 「Anointing of the sick」·「World Day of the Sick」

👉 신이말했다 카페 가입하고 새 글 알림 받기: https://cafe.naver.com/910401
https://sinimalhaetda.com
http://pf.kakao.com/_XrLFX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댓글 0

댓글은 승인된 회원만 쓸 수 있어요. 로그인 · 회원가입

[광고] (주)아크 반려동물 사료·간식 위탁생산(주문제작) 010-6298-5336
광고 · 우리 사이트에 업체를 홍보하고 싶다면 카톡으로 광고 문의
🟢 네이버 카페 바로가기📗 공식 블로그 꿀팁 보기💬 카톡 1:1 상담+ 카톡 채널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