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모든 성인 대축일 뜻 — 11월 1일은 왜 '모든 성인'의 날일까? 핼러윈 어원, 위령의 날·전대사, 한국 천주교 의무 축일 여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든 성인 대축일(라틴어 Sollemnitas Omnium Sanctorum, 영어 All Saints' Day)은 매년 11월 1일, 하늘나라에 있는 모든 성인을 함께 기리는 천주교의 대축일입니다. 특히 전례력에 따로 축일이 정해지지 않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성인들까지 기억하는 날이며, 바로 다음 날인 11월 2일은 세상을 떠난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는 '위령의 날'입니다. 한국 천주교에서는 모든 성인 대축일을 의무 축일로 지내지는 않지만 미사 참여를 권장하고 있고, 2026년에는 11월 1일이 주일이라 주일 미사에서 모든 성인 대축일을 함께 경축하게 됩니다.

해마다 10월 말이 되면 핼러윈 이야기가 넘쳐나지만, 정작 그 이름이 어디에서 왔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핼러윈(Halloween)은 '모든 성인의 날 전야(All Hallows' Eve)'라는 뜻으로, 그 뿌리가 바로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에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례력 안내, 가톨릭 굿뉴스 자료, 위키백과 한국어·영어판을 바탕으로 모든 성인 대축일의 뜻과 유래, 위령의 날과의 관계, 전대사, 세계 여러 나라의 풍습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 뜻 — 숨은 성인들까지 기억하는 날

한국어판 위키백과는 모든 성인 대축일을 '천국에 있는 모든 성인들을 기리는 대축일'로 설명하며,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이라고 소개합니다. 예전 우리말로는 제성첨례일(諸聖瞻禮日) 또는 만성절(萬聖節)이라고 불렀습니다.

가톨릭 굿뉴스 자료실의 설명에 따르면, 교회는 처음에 순교자만 기렸지만 다른 성인들에게까지 축일을 넓히면서 1년 365일만으로는 수많은 성인을 모두 기념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긴 날이 모든 성인 대축일이고, 그래서 이날은 특히 역사 속에서 잊히거나 축일이 없는 성인들을 위한 날이라는 성격을 갖습니다.

매일미사의 '오늘 전례' 안내는 이날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교회는 이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 뒤의 새로운 삶을 바라며 살아가도록 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고, 우리와 천국의 모든 성인 사이의 연대성도 깨우쳐 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이날 성인들의 삶을 돌아보고 그들의 모범을 따르기를 다짐하며, 성인들에게 전구(중재 기도)를 청합니다.

영어판 위키백과는 이 축일의 바탕에 '하늘에 있는 이들(승리의 교회), 지상에 사는 이들(순례하는 교회), 정화를 받고 있는 세상을 떠난 이들' 사이에 강한 영적 유대가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11월 1일에는 하늘의 성인을, 11월 2일에는 정화 중인 영혼을 기억하는 흐름이 바로 이 믿음에서 나왔습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 유래 — 5월 13일에서 11월 1일로

영어판 위키백과에 따르면 4세기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모든 순교자를 함께 기념하는 날이 있었습니다. 에데사에서는 5월 13일, 안티오키아에서는 성령 강림 다음 주일, 시리아 교회에서는 부활 다음 금요일에 지냈다고 합니다. 매일미사 안내 역시 이 축일이 동방 교회에서 먼저 시작되었다고 전합니다.

서방 교회에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609년(일부 자료는 610년) 5월 13일입니다. 성 보니파시오 4세 교황(재위 608~615)이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성모 마리아와 모든 순교자에게 바치는 성당으로 축성하고, 이날을 해마다 기념하도록 했습니다. 굿뉴스 자료는 이것을 모든 성인 대축일의 출발점으로 소개합니다.

날짜가 11월 1일로 바뀐 과정에 대해서는 설명이 조금씩 다릅니다. 굿뉴스 자료는 731년 11월 1일 성 그레고리오 3세 교황(재위 731~741)이 성 베드로 대성당 안의 부속 경당을 사도와 순교자뿐 아니라 모든 성인에게 봉헌하면서 날짜가 바뀌었다고 설명합니다. 영어판 위키백과는 이 견해를 소개하면서도, 그레고리오 3세가 731년 11월 1일에는 성화상 파괴 정책을 단죄하는 시노드를 열었고 경당 봉헌은 732년 4월 12일 성지 주일에 했다는 다른 연구도 함께 싣고 있습니다.

이후 그레고리오 4세 교황(재위 827~844) 때 11월 1일 기념이 교회 전체로 퍼졌습니다. 영어판 위키백과는 835년 카롤루스 대제의 아들 루도비쿠스 경건왕이 교황 그레고리오 4세의 요청과 모든 주교의 동의를 받아 프랑크 왕국 전역에서 11월 1일을 의무 축일로 정했다고 기록합니다. 매일미사 안내도 '처음에는 5월 13일이었는데, 9세기 중엽에 11월 1일로 바뀌었다'고 정리합니다.

굿뉴스 자료에 따르면 1484년 식스토 4세 교황은 이 축일에 성탄이나 부활처럼 8일 동안 이어지는 '8부 축제'를 더했고, 이 8부 축제는 1954년까지 이어졌습니다. 영어판 위키백과는 1955년 비오 12세 교황의 전례 개혁으로 전야제와 8부 축제가 폐지되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오늘날 11월 1일부터 8일까지 이어지는 위령 성월 전대사 기간이 바로 이 8부 축제의 흔적입니다.

핼러윈과 모든 성인 대축일의 관계

영어 'Halloween'은 'All Hallows' Eve', 곧 '모든 성인 대축일 전야'를 줄인 말입니다. 'hallow'는 옛 영어로 '성인(聖人)'을 뜻하고, 영어권에서는 모든 성인 대축일을 'All Hallows' Day' 또는 'Hallowmas'라고도 부릅니다.

영어판 위키백과에 따르면 서방 교회의 전례에서 대축일은 전날 저녁기도부터 시작하므로, 모든 성인 대축일의 전례도 10월 31일 저녁에 시작해 11월 1일 끝기도로 마칩니다. 그래서 10월 31일 밤이 '성인들의 날 전야'가 되었고, 영어권에서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를 묶어 '올핼로타이드(Allhallowtid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서방 교회에서는 이 전야를 전통적으로 단식하는 날로 지켜 왔다고도 합니다.

11월 1일이라는 날짜가 켈트족의 축제 '사윈(Samhain)'에서 왔다는 주장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인류학자 제임스 프레이저가 이런 견해를 대표하지만, 영어판 위키백과는 역사학자 로널드 허턴이 초기 문헌상 사윈은 죽은 이와 특별히 관련된 의식이 없는 수확 축제였다고 반박했다고 함께 소개합니다. 날짜의 기원은 아직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는 문제인 셈입니다. 오늘날 핼러윈은 20세기를 거치며 대부분 세속 행사가 되었습니다.

위령의 날과 위령 성월 전대사 — 11월 1일부터 8일까지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 날인 11월 2일은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입니다. 굿뉴스 자료는 두 날이 서로 이어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성인을, 위령의 날은 앞으로 천국에 들어갈 연옥 영혼을 기억한다는 점에서 둘 다 '성스러운 영혼'을 기억하는 날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10세기 무렵 자리 잡은 위령의 날이 4세기에 시작된 모든 성인 대축일 바로 다음 날로 정해졌습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1030년경 프랑스 클뤼니 수도원장 성 오딜로가 클뤼니 수도회의 모든 수도원이 11월 2일을 위령의 날로 지키도록 했고, 이것이 훗날 11월 한 달을 위령 성월로 보내는 전통으로 발전했습니다. 위령의 날에는 사제가 미사를 세 번 봉헌할 수 있는데, 1915년 베네딕토 15세 교황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전사자가 많아지자 교황령 「제대의 피 없는 제사」를 통해 이를 간곡히 권고했습니다.

교황청 내사원이 펴낸 『대사 편람』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8일까지 정성된 마음으로 묘지를 방문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신자는 전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11월 2일 위령의 날에(교구장이 동의하면 그 앞뒤 주일이나 모든 성인 대축일에) 성당이나 경당을 경건하게 방문해 주님의 기도와 신경을 바쳐도 전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받는 전대사는 본인에게 적용할 수 없고 연옥 영혼에게만 양도할 수 있으며, 고해성사와 영성체, 교황의 지향에 따른 기도라는 세 가지 조건을 함께 갖춰야 합니다.

한국 천주교에서 모든 성인 대축일 지내는 법 — 의무 축일일까?

많은 신자가 헷갈리는 부분이 '모든 성인 대축일에 꼭 미사에 가야 하느냐'입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일미사의 '전례력의 이해'에 따르면, 한국 교회의 의무 축일은 모든 주일과 예수 성탄 대축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에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12월 8일), 성 요셉 대축일(3월 1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과 함께 모든 성인 대축일(11월 1일)을 의무 축일로 경축하지 않지만 미사 참여는 권장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교회법 제1246조 2항).

가톨릭대사전의 '의무 축일' 항목을 보면, 보편 교회는 10개의 의무 축일을 정하고 있고 각국 주교회의가 지역 사정에 맞게 그 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을 의무 축일로 지킵니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026년에는 11월 1일이 주일입니다. 같은 전례력 규범은 주일이 매우 중요하지만 대축일과 주님의 축일에는 자리를 내준다고 정하고 있어, 연중 시기 주일과 겹친 올해는 주일 미사에서 모든 성인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게 됩니다. 대축일의 전례 색은 흰색입니다. 입당송은 '주님 안에서 다 함께 기뻐하세. 모든 성인을 공경하며 축제를 지내세'로 시작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모든 성인 대축일 풍습

영어판 위키백과에 따르면 11월 1일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폴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헝가리, 크로아티아, 필리핀, 칠레, 페루 등 여러 나라에서 공휴일입니다. 핀란드·스웨덴·에스토니아는 10월 31일부터 11월 6일 사이 토요일을 공휴일로 지냅니다. 이 시기에는 많은 사람이 묘지를 찾아 꽃과 촛불을 바칩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날을 '라 투생(La Toussaint)'이라 부르며 무덤에 국화나 화환을 놓고, 다음 날 11월 2일은 '죽은 이들의 날'이라 부릅니다. 폴란드에서는 가족이 모여 묘지를 돌보고 촛불을 켭니다. 오스트리아와 바이에른에서는 대부모가 대자녀에게 '알러하일리겐슈트리첼'이라는 땋은 빵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필리핀에서는 '운다스(Undás)'라고 부르며 가족이 조상의 묘를 청소하고 함께 하루를 보내고, 멕시코에서는 '죽은 자의 날(Día de Muertos)' 첫날과 겹칩니다.

개신교 가운데서도 이날을 지키는 교단이 있습니다. 루터교회는 종교개혁 이후에도 이 축일을 교회력에 남겼고, 성공회는 주요 축일로, 연합감리교회는 11월 첫 주일에 지키며 지난 1년 동안 세상을 떠난 교인의 이름을 부르고 촛불을 켜는 곳도 있습니다. 동방 정교회는 날짜가 달라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에 모든 성인을 기념합니다.

정리하면 모든 성인 대축일은 이름이 알려진 성인뿐 아니라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성인까지 함께 기억하고, 그들처럼 살겠다고 다짐하는 날입니다. 이어지는 위령의 날과 위령 성월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과 이웃을 위해 기도합니다. 올해 11월 1일 주일 미사에 가신다면, 이날이 '모든 성인'의 날이라는 사실을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출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일미사 「전례력의 이해」·2024년 11월 1일 오늘 전례, 가톨릭 굿뉴스 자료실 「모든 성인 대축일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대전주보 「위령 성월에 대해서」(2024.11.10), 가톨릭대사전 「의무 축일」, 위키백과 「모든 성인 대축일」(한국어)·「All Saints' Day」(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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