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백팔번뇌 뜻 — 왜 하필 108일까? 108번뇌 계산법 두 가지와 108염주·108배 방법, 제야의 종이 33번인 이유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4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백팔번뇌(百八煩惱)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고 미혹하게 하는 번뇌를 108가지로 나눈 불교 교리입니다. 숫자를 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가장 널리 알려진 셈법은 눈·귀·코·혀·몸·뜻의 여섯 감각기관(6근)이 대상을 만날 때 생기는 36가지 번뇌에 과거·현재·미래 삼세를 곱해 36×3=108로 보는 방식이고, 교학적으로 오래된 셈법은 98가지 결(結)에 10가지 전(纏)을 더해 108로 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염주는 108알, 절 수행은 108배, 섣달그믐 사찰의 종은 108번을 치는 전통이 생겼습니다. 다만 불교계 스스로도 108은 정확한 개수라기보다 사람이 일으키는 온갖 번뇌를 통틀어 이르는 상징적인 숫자라고 설명합니다.

"백팔번뇌에 시달린다"는 말은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흔히 쓰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108일까요?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백팔번뇌」·「번뇌」·「염주」·「인정」 항목, 불교신문의 불자상식 기사, 대한불교조계종의 예절 안내, 위키백과를 바탕으로 108번뇌의 뜻과 계산법, 108염주와 108배, 그리고 제야의 종 타종 횟수까지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백팔번뇌 뜻 — 번뇌를 108가지로 나눈 불교 교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백팔번뇌를 "번뇌를 108가지로 분류한 불교 교리"라고 정의하고,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고 미혹되게 하는 번뇌를 108가지로 나눈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108결업(結業), 108쟁(諍), 108환이 있으며, 당나라 도세의 『법원주림』에는 108결업을 제거해 위없는 결과를 얻는다는 표현이 나온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번뇌의 대명사'처럼 쓰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번뇌란 무엇일까요. 같은 백과사전의 「번뇌」 항목에 따르면 번뇌(산스크리트어 kleśa)는 혹(惑)·진로(塵勞)·염(染) 등으로도 번역되며, 중생이 사물을 대할 때 욕심내어 소유하려 하고, 그 욕망을 채우려 마음을 애태우며, 경쟁하고 싸우는 과정에서 마음의 평온을 얻지 못해 생기는 정신적인 모순 전체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지혜로 번뇌를 끊어 내는 것을 해탈, 모든 번뇌의 불이 꺼진 상태를 열반이라고 부릅니다. 즉 108번뇌라는 말은 '없애야 할 마음의 괴로움 전체'를 숫자로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108번뇌 계산법 ① — 6근 × 6가지 느낌 × 삼세 = 108

가장 많이 소개되는 계산법은 감각기관에서 출발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은적사의 안내와 불교신문 불자상식 기사에 실린 설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인식의 주체인 6근은 눈(眼)·귀(耳)·코(鼻)·혀(舌)·몸(身)·뜻(意)이고, 그 대상인 6진(6경)은 빛깔(色)·소리(聲)·냄새(香)·맛(味)·감촉(觸)·생각의 내용(法)입니다.

둘째, 6근이 6진을 만날 때마다 좋다(好)·나쁘다(惡)·좋지도 나쁘지도 않다(平) 세 가지로 분별하니 6×3=18가지 번뇌가 생깁니다.

셋째, 같은 순간에 괴로움(苦)·즐거움(樂)·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음(捨)이라는 세 가지 느낌(三受)으로 받아들이니 다시 6×3=18가지 번뇌가 생깁니다.

넷째, 둘을 합한 36가지 번뇌를 과거·현재·미래의 삼세에 배대하면 36×3=108이 됩니다.

위키백과는 이 셈법이 천태종 논서인 『지관보행전홍결』 제5권 등에 근거한 것이라고 소개합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일상의 매 순간이 좋고 싫음, 즐거움과 괴로움으로 갈라지고, 그것이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걱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지금 사람들에게도 직관적으로 와닿는 설명입니다.

108번뇌 계산법 ② — 98결에 10전을 더한 108

경전과 논서에서 더 오래 이어진 셈법은 98가지 번뇌에 10가지 '전(纏)'을 더하는 방식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대지도론』은 "가전연자의 아비담에서는 10전과 98결을 합하여 108번뇌라고 한다"는 설명을 전하고, 수나라 혜원도 『대승의장』에서 98사(使)에 10전을 더한 것이 108번뇌라고 하여 이를 따랐습니다. 이 98번뇌설은 설일체유부의 정통적인 번뇌설이라고 합니다.

98가지의 내용은 신라의 원효 스님도 『이장의』에서 정리했습니다. 진리를 처음 보는 단계(견도)에서 끊어야 할 번뇌가 88종, 그 뒤 수행을 이어 가는 단계(수도)에서 끊어야 할 번뇌가 10종이라 합쳐 98종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지는 10전은 마음을 얽어매어 겉으로 드러나는 번뇌입니다. 백과사전은 『구사론』에서 언급되는 여덟 가지로 무참(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음), 무괴(남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음), 질(질투), 간(인색함), 회(후회), 수면(잠), 도거(감정이 들뜸), 혼침(침울함)을 들고, 여기에 분(울화)과 부(잘못을 숨김)를 더해 10가지로 나열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질투, 인색함, 들뜸, 무기력처럼 오늘날에도 누구나 겪는 마음 상태가 그대로 들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밖에 『아비달마대비바사론』은 욕루 41가지, 유루 52가지, 무명루 15가지를 합쳐 108가지를 삼루(三漏)의 체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불교신문 기사는 이런 여러 셈법을 소개한 뒤 "108이라는 숫자에 얽매이지 말고 번뇌를 떨쳐 버리려는 정진을 더하라"고 당부합니다. 즉 계산법은 달라도, 가리키는 바는 '사람이 일으키는 모든 번뇌'라는 점이 같습니다.

108염주 — 108번뇌를 끊고 108삼매를 얻는다는 뜻

108이라는 숫자가 가장 눈에 띄게 남아 있는 물건이 염주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염주」 항목에 따르면 염주는 산스크리트어로 mālā라고 하며 수주(數珠)·송주(誦珠)라고도 부르는데, 염불이나 다라니를 외울 때 횟수를 세기 위해 구슬을 꿰어 만든 도구입니다. 『목환자경』에는 번뇌와 업보를 없애려면 목환자 108개를 꿰어 늘 지니고, 불·법·승 삼보의 이름을 외울 때마다 한 알씩 넘기라는 가르침이 나옵니다.

경전마다 염주 알 수는 조금씩 달라서 『다라니집경』은 108·54·42·21주, 『수주공덕경』은 108·54·27·14과, 『금강정유가염송경』은 1,080·108·54·27과를 듭니다. 그러나 백과사전은 "염주의 수는 108과를 기본으로 한다"며, 이는 108번뇌를 끊고 108삼매를 증득한다는 뜻이고, 1,080과는 108삼매 각각에 10삼매를 갖춘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것도 108염주이며, 재료로는 보리자·목환자·율무·금강자·수정·산호·향나무 등이 쓰입니다. 손목에 차는 짧은 단주는 이 108을 줄인 형태라고 보면 됩니다.

108배 뜻과 방법 — 반배, 오체투지, 고두례 순서

108배는 108번뇌를 하나씩 참회하며 절을 올리는 수행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불교신문의 「108배 수행 유래 및 의미와 효과」 기사에 따르면 절은 부처님께 올리는 최상의 예경이자 스스로를 낮추는 하심(下心)과 참회의 수행입니다. 다만 108배, 1080배, 3000배 같은 수행법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없고, 예배로 참회하는 예참법에서 비롯됐다는 견해가 있다고 합니다. 고려 백련결사를 이끈 요세 스님(1163~1245)이 53불에게 매일 12번씩 절을 올렸다는 기록이 소개되며, 현대에는 해인사를 찾는 이들에게 3000배를 권한 성철 스님이 절 수행을 널리 알린 인물로 꼽힙니다.

절하는 순서는 조계종 신도교재 내용을 소개한 불교신문 기사와 조계종 영문 안내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108배를 시작하기 전과 마친 뒤에는 서서 합장한 채 허리를 숙이는 반배(합장례)를 합니다.

둘째, 본 절은 오체투지입니다. 이마와 두 팔꿈치, 두 무릎 등 몸의 다섯 부분이 바닥에 닿아야 합니다. 서서 합장 반배를 한 뒤 무릎을 꿇고 앉으며 엉덩이를 발뒤꿈치에 붙이고, 오른발 위에 왼발을 X자로 포갭니다. 양손으로 바닥을 짚을 때는 손끝을 15도 정도 안쪽으로 모읍니다.

셋째, 엎드린 상태에서 손바닥을 위로 뒤집어 귀 옆까지 들어 올려 부처님 발을 받드는 동작을 한 뒤, 일어날 때는 반대 순서로 합장 자세로 돌아옵니다.

넷째, 마지막 절에서는 일어나기 직전 엎드린 채 고개를 들고 얼굴 앞에서 합장하는 고두례(유원반배)를 올립니다. 아무리 절을 많이 해도 부처님께 대한 공경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담은 동작입니다.

같은 기사는 하루 108배를 30일간 한 사람들의 체지방률과 내장비만이 줄었다는 연구, 50일간 절 명상을 한 중년 여성의 스트레스가 줄었다는 연구도 소개합니다. 다만 이는 개별 연구 결과이므로, 무릎이나 허리가 불편하다면 무리하지 말고 횟수를 줄여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야의 종은 왜 33번? — 사찰의 108번 타종과의 관계

연말이면 "제야의 종은 108번이 아니라 왜 33번이냐"는 질문이 꼭 나옵니다. 연합뉴스와 불교신문에 따르면 제야의 종은 본래 섣달그믐(제석)에 중생의 백팔번뇌를 없앤다는 뜻으로 각 사찰에서 종을 108번 치던 불교 행사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제야의 종'이 널리 알려진 것은 1929년 경성방송국이 정초 특집으로 제야의 종소리를 생방송한 것이 시초였다고 합니다.

반면 서울 보신각의 33번 타종은 조선시대 도성의 통행 제도에서 왔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인정」 항목에 따르면 조선은 매일 밤 10시경 종을 28번 쳐서 성문을 닫는 인정(人定), 새벽 4시경 33번 쳐서 통행금지를 푸는 파루(罷漏)를 시행했습니다. 28번은 하늘의 28수 별자리에 고하는 것이고, 33번은 제석천이 다스리는 하늘인 33천(도리천)에 고해 나라의 태평과 백성의 평안을 기원하는 것으로, 두 숫자 모두 불교 교리와 관계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12월 31일 자정 보신각에서는 33번을 치고, 일본의 사찰 등에서는 지금도 108번을 치는 풍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108번뇌는 감각과 마음이 만들어 내는 온갖 괴로움을 108이라는 숫자로 묶은 불교의 가르침이고, 108염주와 108배, 섣달그믐의 108번 종소리는 모두 그 번뇌를 하나씩 내려놓겠다는 다짐을 몸과 소리로 표현한 것입니다. 정확한 개수를 외우기보다, 하루 한 번이라도 내 마음을 괴롭히는 생각을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백팔번뇌」(김천학, 2024)·「번뇌」·「염주」·「인정」, 불교신문 「불자상식-백팔번뇌란 무엇인가」·「절의 공덕과 방법」·「108배 수행 유래 및 의미와 효과」·「제야의 종은 부처님 나투심」, 대한불교조계종 은적사 「108번뇌의 의미」, 대한불교조계종 영문 안내(jokb.org) 「Significance of Prostration and its Merit」, 연합뉴스 「[포켓사전] 제야의 종 타종」(2021.12.27), 위키백과 「백팔번뇌」·「제야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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