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레 하는 이유: 지역 기록에 남은 답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지 않고 먹으면 체하거나 탈이 난다는 속신(디지털안동문화대전), 먹는 사람을 객귀로부터 보호하려는 마음(디지털칠곡문화대전), 그리고 모내기·김매기 때 첫 숟가락을 먼저 바쳐 풍년을 빌던 풍속(디지털김제문화대전)입니다.
[광고] 이 글은 일산 풍동에서 도깨비신을 몸주신으로 섬기며 황해도식 굿과 비방을 맡는다고 소개한 도깨비신당 최도령의 광고 의뢰로 신이말했다 운영진이 작성했습니다. 고수레 내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의 디지털안동·칠곡·김제문화대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고수레」, 표준국어대사전만 근거로 삼았습니다. 최도령이 고수레를 어떻게 하는지, 상담이나 굿 비용이 얼마인지는 공개된 자료가 없어 적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 논둑에서 새참을 먹던 어른들이 밥 한 숟가락을 떠서 허공에 던지며 '고수레!' 하고 외치던 모습을 기억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했는지 물으면 대답이 제각각입니다. 이 글은 '고수레가 무엇인가'라는 뜻풀이보다 '왜 했는가'에 초점을 맞춰, 지역마다 채록된 기록이 꼽는 이유를 하나씩 살펴봅니다. 무당과 점집, 신점 이야기를 자주 다루는 신이말했다에서 고수레를 다시 꺼내는 까닭은, 이 작은 몸짓 안에 굿과 고사의 뼈대가 고스란히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 1911년 출간된 F. H. 킹의 책 『Farmers of Forty Centuries』에 실린 한국의 논 풍경입니다. 산골짜기 논에 모를 내는 중이고, 앞쪽 논에는 산에서 베어 온 풀을 거름으로 깔아 두었습니다. 고수레는 이런 들에서 일하다 밥을 먹을 때 하던 풍속입니다. (촬영자 미상, 퍼블릭 도메인, Wikimedia Commons)
이유 하나 — '안 하면 체한다'는 속신
디지털안동문화대전 「고수레」 항목은 고수레가 '이를 하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체하거나 탈이 난다고 믿는 속신과 결합되어 전국 도처에서 나타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니 많은 사람에게 고수레는 거창한 신앙이라기보다 밥을 무사히 먹기 위한 습관이었던 셈입니다.
같은 항목은 한 걸음 더 들어가 이 행위를 '불양(祓禳)', 곧 귀신에게 빌어 재앙을 물리치는 주술로 해석합니다. 고수레를 하지 않으면 반드시 체하거나 재앙을 받는다는 믿음이 있었으니, 외치고 던지는 행동 자체가 액을 막는 장치로 이해된다는 설명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안전 보장'이라는 표현입니다. 안동 항목은 첫 숟가락이 신에게 바쳐져 감응을 받으면 정화되고, 그렇게 해야 사람이 그 음식을 먹어도 안전하다고 믿었다고 풀이합니다. 들에서 먹는 밥이 탈 없이 몸에 들어가도록 먼저 한 몫을 떼어 준 것입니다.
이유 둘 — 객귀를 막고 복을 부르려고
디지털칠곡문화대전은 고수레를 '불특정의 신에게 고수레라고 외치며 봉헌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그 바탕에 우주 삼라만상이 모두 신과 관련이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누구에게 바치는지 딱 정하지 않고, 주변 어딘가에 있을 존재 모두에게 먼저 나눈다는 뜻입니다.
칠곡 항목이 꼽는 시작 이유는 아주 구체적입니다. 고수레는 공짜 음식이 자주 생기게 해 주고, 먹는 사람을 객귀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객귀는 객지에서 죽어 떠도는 넋을 이르는 말로, 무당이 객귀물리기를 할 때 바가지에 밥을 말아 내던지는 것과 마음이 닮았습니다.
칠곡에서는 들에서뿐 아니라 집에서도 고수레를 했습니다. 이웃에서 제사 음식을 보내오면 음식 일부를 떼어 밖으로 던지며 고수레를 했다고 하니, 남의 집 제사에 왔던 손님 귀신이 따라붙지 않도록 먼저 몫을 나눠 준 셈입니다.
이유 셋 — 첫 숟가락은 신의 몫이라서
안동 항목은 고수레의 구조를 '행동·공희·주언의 삼위일체'로 설명합니다. 던지는 행동, 첫 숟가락이라는 바침(공희), '고수레!'라고 외치는 말(주언)이 함께 있어야 의례가 된다는 것입니다. 큰 굿판의 상차림과 축원을 아주 작게 줄여 놓은 모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첫 숟가락은 첫 수확의 곡식이나 과일처럼 신에게 올리는 제물입니다. 안동 항목은 그것이 만든 채 고스란히 있는 '숫음식'의 형태로 바쳐진다고 적었습니다. 먹던 밥을 덜어 주는 것이 아니라, 손대기 전 가장 먼저 뜬 한술을 올린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고수레」도 같은 마음을 짚습니다. 인간을 위해 준비한 음식이지만 첫술은 우선 신에게 올린다는 공경의 마음이 있고, 음식을 사람만 먹는 것이 아니라 귀신도, 새도, 풀도 먹는다는 전승자의 인식 속에 나눔 의식이 보인다고 풀이합니다.
이유 넷 — 벼농사의 풍년을 빌려고
디지털김제문화대전 「고시레」 항목은 이 풍속이 대개 봄철 모내기나 여름철 김매기 때 행해졌으니 벼농사와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들에서 일하다 먹는 밥, 곧 들밥과 새참 자리가 고수레의 무대였던 이유입니다.
김제 지역에서는 진묵대사 어머니 고씨 부인의 묘가 논 한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농부들이 새참을 먹을 때 '고씨네도 드시오' 하고 밥 한술씩을 던져 주었다고 전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고수레는 논 주인 같은 존재에게 먼저 대접해 한 해 농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인사가 됩니다.
김제 항목은 이를 미신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추수 뒤 벼이삭을 남겨 가난한 이의 양식으로 삼게 하거나, 과일나무에 까치밥을 몇 개 남겨 두는 것과 같은 나눔 정신으로 읽고, 조상을 존경하고 은혜에 보답하는 애니미즘적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적었습니다.
제사·동제 뒤의 고수레 — 짚 끝에 담아 내놓던 제물
고수레는 들밥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디지털칠곡문화대전은 명절 차례를 지낸 뒤, 마을 제사나 개인 제사를 지낸 뒤에도 고수레를 했다고 기록합니다. 각 가정에서 기제사를 지내고 나서 음식을 조금씩 떼어 문 앞에 내놓는 것도 고수레라고 불렀습니다.
칠곡 항목이 인용한 『경상북도 세시풍속』(국립문화재연구소, 2002)에 따르면 왜관읍 매원2리에서는 마을 동제를 마치면 일부 제물을 조금씩 떼어 동단 앞에 두고 왔습니다. 『한국의 가정신앙』 경상북도 편에는 가산면 가산1리 북창마을에서 가을 고사를 지낸 뒤 짚 끝에 제물을 조금씩 담아 밖에 내놓는다는 사례가 실렸습니다.
굿을 해 본 분이라면 익숙한 장면일 겁니다. 굿의 마지막에 이름 없는 잡귀잡신까지 먹여 보내는 절차가 있는 것처럼, 고사와 제사 뒤에도 초대받지 못한 존재의 몫을 따로 챙긴 것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고수레를 두고 풍년을 기원하는 작은 의례라고 정리했고, 표준국어대사전 역시 고수레가 들밥 자리만이 아니라 굿판에서도 행해졌다고 적고 있습니다.
고수레가 궁금하다면 — 지금 알아 둘 것과 도깨비신당 최도령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고수레가 현재는 단절되어 더 이상 전승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니 '고수레를 안 해서 일이 꼬였다'는 식으로 겁을 주는 말은 기록과 거리가 멉니다. 고수레의 뜻과 이칭, 『무당내력』·『해동가요』 같은 옛 문헌 기록은 신이말했다의 고수레 뜻 정리 글에 따로 모아 두었습니다.
집안의 탈이나 객귀가 걱정되어 무당이나 점집을 찾아갈 생각이라면, 먼저 무엇을 묻고 싶은지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처음 신점을 보는 분은 점사 처음 보는 사람을 위한 안내에서 준비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깨비신당 최도령의 신당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경의중앙선 풍산역 가까이에 있습니다. 최도령은 도깨비신을 몸주신으로 받들며 황해도 이북굿과 비방을 전문으로 한다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유튜브 채널 「도깨비신당 최도령」에 점사와 의례 영상을 올리고 있으며, 신당 위치와 예약 방법은 일산 최도령 찾는다면 — 풍동 신당 위치·예약·유튜브 점사 영상에, 전화 점사 카드는 신이말했다 상담 페이지에 있습니다. 상담과 굿은 유료이며 금액은 공개되어 있지 않으니 예약할 때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디지털안동문화대전 「고수레」 https://andong.grandculture.net/andong/toc/GC02402304 , 디지털칠곡문화대전 「고수레」 https://chilgok.grandculture.net/chilgok/toc/GC02301635 , 디지털김제문화대전 「고시레」 https://www.grandculture.net/gimje/toc/GC02601554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고수레」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3770 , 표준국어대사전 「고수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pageSize=10&searchKeyword=%EA%B3%A0%EC%88%98%EB%A0%88 , 유튜브 「도깨비신당 최도령」 https://www.youtube.com/@dokebi77
사진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Farmers_of_forty_centuries_-_Korean_rice_fields_being_transplanted.jpg (Farmers of Forty Centuries, 1911, 촬영자 미상, 퍼블릭 도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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