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발급받아 코인으로 결제하는 '크립토카드'가 국정감사 테이블에 올랐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크립토카드의 위험성을 묻는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지적하신 여러 위험이 있다"며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크립토카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 같은 가상자산을 일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처럼 결제에 쓸 수 있게 만든 카드다. 이용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중개업자가 법정화폐로 바꿔 가맹점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해외 거래소 등을 통해 발급받으면 은행 계좌로 돈을 옮기지 않고도 결제할 수 있고, 캐시백이나 구독료 할인 같은 혜택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김 의원이 제기한 문제는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소비자 보호다. 그는 "해외 거래소의 카드사 계정 동결, 사업자 파산, 해킹 사고 발생 시 자산 이전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국민이 바로 구제받을 수 있겠나"라며 환불 절차나 부정 결제 대응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관세 회피다. 김 의원은 내국인이 해외에서 크립토카드로 고가품을 사도 국내에서 지출이 파악되지 않아 관세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SNS에서는 해외 물품을 살 때 관세를 피하기 좋다는 내용이 '꿀팁'처럼 공유되고, AI 구독료 6만원 할인이나 월 20달러 캐시백 같은 판촉도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셋째는 자금 흐름이다.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해외 거래소에 옮겨 둔 뒤 국내에서 소비하더라도 지급액은 달러로 외국 카드사에 넘어가기 때문에, 이 같은 소비 지출의 통화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현재 규모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데일리안에 따르면 김 의원은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올해 7월 기준 일평균 2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국 플랫폼이 추정하는 바에 따르면 누적 결제 규모가 100억 달러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며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국내 이용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서 자료 제출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100억 달러는 해외 플랫폼 측 추정을 인용한 주장이어서 공식 통계로 보기는 어렵다.
신 총재의 진단은 비용과 규제 측면에 맞춰졌다. 그는 "크립토카드를 쓰게 되면 중개업자가 다시 새롭게 법화로 전환해서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개 단계가 하나 더 있다"며 "대개 다른 지급수단보다는 수수료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규제 우회가 있고 특히 크립토카드 주체들이 다 외국에 있다"고 덧붙였다. 신 총재는 김 의원의 질의에 "좋은 지적을 해주셨다"고 답하며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과 함께 살펴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혜택만 보고 쓰기에는 수수료 부담과 분쟁 시 구제의 어려움을 함께 따져 봐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같은 국감에서 디지털화폐에 대한 한은의 입장도 분명해졌다. 디지털데일리에 따르면 신 총재는 일반 국민이 직접 쓰는 범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해 "2023년 이후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절대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점을 확실히 밝힌다"고 말했다. 한은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한강'은 범용 CBDC와 다른 사업으로, 은행이 고객에게 예금토큰을 발행하고 한은은 금융기관 간 정산만 맡는 기관용 디지털화폐 구조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감시 우려에는 "한국은행은 그 정보가 없다"며 개별 상업은행이 관리한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민간이 발행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는 "기본적으로는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현재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은 대부분 달러 표시여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얼마나 사용될지는 의문"이라며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 관계 당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요약하자면 크립토카드는 편리함과 혜택이 분명하지만 운영 주체가 해외에 있고 국내 감독의 손이 닿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용을 고민한다면 수수료 구조, 계정 동결이나 해킹 시 보상 규정, 관세 등 국내 법규 준수 여부를 먼저 따져 보는 편이 좋다.
출처: 이데일리 (2026.10.12), 데일리안 (2026.10.12), 디지털데일리 (2026.10.12)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제작자: 신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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