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발행할 것인가를 둘러싼 정부와 한국은행의 논의가 '은행 주도 컨소시엄' 방식으로 좁혀졌다. 은행이 컨소시엄 지분의 과반을 쥐는 구조로, 그동안 정부와 한국은행, 업계 사이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발행 주체 문제가 한 단계 진전된 것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해 "일단 합의된 대로 은행 주도형 컨소시엄"이라고 밝혔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입장을 묻자 신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은 기본적으로 발행하는 것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정부와의 협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정부안이고, 정부와의 합의안"이라고 했다. 컨소시엄 내 은행 지분에 대해서는 "은행이 일단 50%+1"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이 지분 50%에 1주를 더한 과반을 보유한다는 의미다. 은행이 과반 지분으로 경영권을 갖고, 핀테크와 정보기술(IT) 기업 등이 나머지 지분에 참여하는 형태가 제도 설계의 기본 방향으로 제시된 셈이다.
그동안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통화·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은행 중심의 발행 구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비은행 기업의 참여를 폭넓게 허용해야 혁신과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은행 주도 컨소시엄 방식이 도입되면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체계와 고객확인 절차, 내부통제 역량을 활용하면서 민간 기술기업의 블록체인 인프라와 결제 서비스를 결합하는 사업 모델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번 발언으로 모든 것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관련 법률과 하위 규정에 발행 주체, 준비자산 관리, 상환 의무, 감독 권한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금융안정 위험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신 총재는 은행 중심으로 발행하더라도 환율 상승이나 자본 유출, 대규모 환매 등에 따른 위험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는 임 의원의 지적에 동의했다.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실제 발행·유통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대부분이 달러 기반 자산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발행 단계부터 한국은행에 협의권이나 동의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는 "저희는 항상 같이 협의하고 있고, 처음부터 챙기겠다"고 답했다.
입법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관련해 "이미 내용은 다 준비해 놓았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제도화가 늦어지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발행 주체와 라이선스 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결론은 내놓지 않았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의 핵심 축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규율과 사업자 인가 체계, 시장질서 규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라이선스와 중개업 분리, 토큰화 주식과 실물연계자산(RWA), 가상자산 파생상품 허용 여부 등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그러나 발행사의 준비자산 관리나 시장 신뢰에 문제가 생기면 대량 환매가 몰릴 수 있고, 해외 블록체인과 연결돼 유통될 경우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은행 과반 지분 요건이 최종 법안에 그대로 반영될지, 비은행 기업의 참여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될지는 향후 입법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컨소시엄 구성과 지분 배분이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의 사업 준비에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출처: 테크M(2026.10.12), 뉴스웍스(2026.10.08), 데일리한국·이투데이 국정감사 관련 보도 종합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제작자: 신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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