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일주문 뜻 — 절에 들어설 때 처음 만나는 '기둥 한 줄'의 문, 금강문·천왕문·불이문(해탈문) 순서와 각 문의 의미, 합장 반배 예절까지 정리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4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주문(一柱門)은 절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지나는 첫 번째 산문(山門)이고, '기둥이 한 줄로 서 있는 문'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집은 네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지만, 일주문은 일직선 위에 선 두 기둥(혹은 한 줄로 늘어선 기둥) 위에 지붕을 얹습니다. 이 독특한 모양은 일심(一心), 곧 세속의 번뇌로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큰 절에서는 일주문 다음에 금강문, 천왕문(사천왕문), 마지막으로 불이문(해탈문)을 지나야 대웅전 같은 중심 법당에 닿습니다. 각 문 앞에서는 법당 쪽을 향해 합장하고 반배(허리를 굽혀 절반 절)를 하는 것이 기본 예절입니다.

산사에 가면 숲길 끝에서 지붕만 커다랗고 벽이 없는 문을 먼저 만나게 됩니다. 이 문에는 대개 '○○산 ○○사'처럼 산 이름과 절 이름을 적은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일주문', '불이문', '금강역사', '부산 범어사 조계문', '영암 도갑사 해탈문' 항목과 불교신문 기획 '사찰의 구조와 건물 ① 사찰의 문',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의 2024년 보물 지정 자료를 바탕으로 일주문의 뜻과 절의 문 순서, 문마다 담긴 의미와 예절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일주문 뜻 — 왜 기둥을 한 줄로만 세웠을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일주문을 "사찰에 들어서는 산문(山門) 중 첫 번째 문"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름은 기둥이 한 줄로 되어 있는 데서 왔습니다. 사주(四柱), 곧 네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얹는 일반 가옥과 달리 일직선상의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얹는 독특한 형식입니다.

이렇게 특이한 모양으로 첫 문을 세운 이유도 백과사전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첫 문의 형식 자체가 일심을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신성한 가람(절)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맑은 물로 씻어 내고, 한마음으로 진리의 세계를 향해 가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금당(본전)에 모신 부처님의 경지를 향해 가는 수행자라면 먼저 지극한 일심으로 부처와 진리를 생각하며 이 문을 지나야 한다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불교신문 기획 기사도 같은 설명을 합니다. 한 줄의 기둥은 "사바세계의 번뇌로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의미이며, 그래서 일주문에 다다르면 자세를 단정히 하고 합장 반배를 하며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소개합니다. 위키백과 한국어판은 일주문이 절과 절 아닌 곳의 경계를 나타내며, 인도의 문 형식인 토라나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을 함께 싣고 있습니다.

건축 양식은 주로 다포계 맞배지붕이며, 문에 여러 현판을 걸어 절의 격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일주문으로 백과사전은 부산 범어사,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의 일주문을 꼽습니다. 통도사 일주문은 가운데에 '영축산 통도사(靈鷲山通度寺)' 현판을 걸고, 좌우 기둥에 '불지종가(佛之宗家)'와 '국지대찰(國之大刹)'이라는 주련을 붙여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절의 성격을 드러냅니다.

일주문 가운데 가장 특이한 모습으로 꼽히는 것이 부산 범어사의 일주문인 조계문(曹溪門)입니다. 2006년 2월 7일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부산역사문화대전에 따르면 1614년(광해군 6) 묘전 화상이 세웠다고 전하며, 1718년(숙종 44)에 나무 기둥을 돌기둥으로 바꾸었고, 1781년(정조 5)에 다시 지었습니다. 다만 위키백과에 인용된 국가유산청 설명은 창건 기록의 확실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으며, 1993년 실측 조사 때 발견된 묵서명으로 1694년(숙종 20)에 중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조계문은 보통 일주문처럼 기둥 두 개가 아니라, 높이 약 1.45m의 길쭉한 돌기둥 네 개를 한 줄로 세우고 그 위에 짧은 나무 기둥을 올려 정면 3칸을 만든 구조입니다. 이 돌기둥은 원래 기둥이 아니라 주춧돌을 길게 세운 장초석으로, 화려한 지붕이 기둥보다 무거워 보이는 것을 보완하려고 기둥 대부분을 돌로 만들어 시각적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평가됩니다. 가운데에 '조계문', 좌우에 '금정산범어사'와 '선찰대본산' 편액이 걸려 있으며, 일주문을 삼해탈문(三解脫門)이라고도 부른다는 설명도 함께 전합니다.

절의 문 순서 —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불이문

큰 절에 들어갈 때 지나는 문은 보통 세 개, 많으면 네 개입니다. 불교신문은 우리나라 큰 사찰에 처음 만나는 일주문, 가운데 문인 천왕문, 마지막 문인 불이문의 세 문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에 절에 따라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금강문이 하나 더 서기도 합니다.

국가유산청은 2024년 보물 지정 보도자료에서 이 순서를 공식적으로 정리했습니다. 금강문과 천왕문은 조선시대 사찰의 삼문(三門) 체계가 성립되면서 나타난 사찰 진입부의 두 번째와 세 번째 건축물이고, 첫 번째 건축물은 일주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완주 송광사처럼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이 한 직선 축 위에 늘어선 배치가 임진왜란 이후 사찰 진입부의 시대적 특징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일주문: 절의 경계를 알리는 첫 문, 일심(한마음)을 상징
2. 금강문(인왕문): 금강역사 두 분이 지키는 문, 없는 절도 많음
3. 천왕문(사천왕문):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천왕을 모신 문
4. 불이문(해탈문): 본전에 이르기 전 마지막 문, 둘이 아닌 진리를 상징

다만 모든 절이 네 문을 다 갖추지는 않습니다. 위키백과는 금강문을 따로 세우는 대신 천왕문에 금강역사를 그려 두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일부 사찰에서 천왕문 다음에 누각을 세워 불이문을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고 적고 있습니다.

금강문과 금강역사 — '아'와 '훔'으로 입 모양이 다른 두 수문장

금강문은 금강역사(金剛力士)를 모신 문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금강역사는 절이나 불전의 문, 불상 등을 지키는 불교의 수호신으로 '인왕역사(仁王力士)'라고도 하며, 그래서 금강문을 인왕문이라고도 부릅니다. 금강역사는 여래의 온갖 비밀스러운 일을 알고 오백 야차신을 거느리며 천불의 법을 수호한다고 전합니다. 국가유산청 자료도 금강문을 "부처님의 가람과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역사를 모신 문"으로 설명합니다.

보통 문의 왼쪽에는 밀적금강(密迹金剛), 오른쪽에는 나라연금강(那羅延金剛)이 섭니다. 밀적금강은 금강저라는 무기를 들고 늘 부처님을 호위하는 야차신으로, 부처님의 비밀한 행적을 들으려는 서원을 세웠기에 '밀적'이라 합니다. 나라연금강은 천상의 역사(力士)로 힘이 코끼리의 백만 배라고 합니다.

두 금강역사를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입 모양입니다. 나라연금강은 입을 크게 벌려 '아' 하고 소리를 내는 모습이고, 밀적금강은 입을 굳게 다문 모습입니다. 그래서 입을 연 쪽을 '아금강역사', 다문 쪽을 '훔금강역사'라고도 부르는데, '아'는 범어(산스크리트)의 첫 글자, '훔'은 끝 글자입니다. 백과사전은 두 입 모양이 시작과 끝을 잇는 영원과 통일을 상징한다고 설명합니다. 또 우리나라 금강역사상은 중국이나 일본의 것보다 무섭기보다는 악의 없는 순진함이 읽힌다는 특징이 있으며, 석굴암 입구의 금강역사상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소개합니다.

금강문 가운데 보물로 지정된 대표 사례가 완주 송광사 금강문입니다. 국가유산청은 2024년 4월 2일 이 문을 보물로 지정하면서, 1649년(인조 27)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일반적인 산문이 맞배지붕인 것과 달리 다포계 팔작지붕을 얹은 독창적인 건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천왕문 — 사천왕이 지키는 두 번째 관문

천왕문(사천왕문)에는 동서남북 네 방향을 지키는 사천왕을 모십니다. 불교신문은 천왕문이 안으로는 불법을 지키고 밖으로는 삿된 기운을 막기 위해 세워졌다고 설명합니다. 부릅뜬 눈, 크게 벌린 입, 발밑에 마귀를 밟은 무서운 모습은 악귀를 몰아내 도량을 깨끗하게 지키고, 들어오는 사람의 흐트러진 마음을 엄숙하게 하려는 뜻이라고 합니다. 국가유산청도 천왕문을 사천왕상을 모셔 가람을 수호하고, 드나드는 사람들이 모든 악귀가 물러난 청정도량으로 여기게 하려고 세운 건물로 설명합니다.

2024년 4월 2일에는 보은 법주사, 양산 통도사, 순천 송광사, 구례 화엄사, 영광 불갑사, 포항 보경사, 김천 직지사의 천왕문(사천왕문) 7건이 완주 송광사 금강문과 함께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보은 법주사 천왕문은 정면 5칸, 측면 2칸으로 현존 천왕문 중 가장 크고, 2018년 연륜연대 분석에서 기둥 연대가 1619~1620년으로 측정되었습니다. 양산 통도사 천왕문은 1713년(숙종 39) 화재로 불탄 뒤 이듬해인 1714년에 다시 지었다는 기록이 남아 건립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보기 드문 산문입니다. 국가유산청은 이 문들 상당수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폐허가 된 절을 다시 일으킨 벽암 각성(1575~1660) 스님과 그 문파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천왕 각각의 이름과 들고 있는 물건은 이 게시판의 '사천왕 뜻' 글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불이문(해탈문) — 둘이 아님을 깨닫고 들어서는 마지막 문

불이문(不二門)은 절로 들어가는 세 문 가운데 본전에 이르는 마지막 문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불이'가 진리 그 자체를 달리 표현한 말로, 본래 진리는 둘이 아님을 뜻하며 유마거사의 불이법문이 유명하다고 설명합니다. 이 문을 지나야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가 펼쳐진다는 의미가 있어, 문을 지나면 금당(본전)이 바로 보이는 자리에 세운다고 합니다. 불이의 경지에 이르러야 부처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에서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부릅니다.

불교신문은 불이를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며, 미혹과 깨달음, 선과 불선 같은 모든 상대적인 것이 둘이 아니라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또 조계종 전계대화상을 지낸 일타 스님이 "사찰에 여러 개의 문을 둔 까닭은 무명의 껍질을 한 겹 한 겹 벗겨내 진아(眞我)를 회복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일주문에서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불이문에서 둘이 아님을 깨닫는 흐름이 곧 절에 들어가는 길 자체에 담긴 수행의 순서인 셈입니다.

대표적인 해탈문은 국보인 영암 도갑사 해탈문입니다. 국가유산청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이 문은 1960년 해체 수리 때 나온 상량문으로 1473년(성종 4)에 세워진 사실이 밝혀졌고, 도갑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입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집으로 가운데 칸은 통로이고 좌우 칸에는 금강역사상을 모셨으며, 앞쪽에는 '월출산도갑사', 반대쪽에는 '해탈문'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1962년 12월 20일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백과사전은 이 밖에 1963년 보물이 된 춘천 청평사 회전문과 강원 고성 건봉사 불이문, 그리고 대들보 없이 코끼리와 범이 서로 머리를 맞대어 지붕 무게를 받치는 독특한 양산 통도사 불이문을 함께 소개합니다.

일주문부터 법당까지, 꼭 알아 둘 사찰 예절

여러 불교 매체가 공통으로 소개하는 기본 예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주문 앞에서는 복장이 단정한지 살핀 뒤 법당 쪽을 향해 합장하고 반배합니다. 불교신문은 일주문에 들어서면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신발을 질질 끌거나, 뒷짐을 지고 걷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둘째, 금강문, 천왕문, 불이문 앞에서도 각각 합장 반배를 합니다. 한국불교방송(KBB)은 시간이 허락하면 천왕문 안의 사천왕에게도 하나씩 합장으로 예를 올린다고 소개합니다.

셋째, 경내에서는 조용히 다닙니다. 큰 소리로 떠들거나 음주, 흡연을 하지 않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음에 산사를 찾으시면 일주문 현판의 산 이름과 절 이름을 먼저 읽고, 금강역사의 입 모양, 사천왕의 지물, 불이문 너머로 보이는 법당을 차례로 살펴보세요. 문을 하나 지날 때마다 마음을 한 겹씩 내려놓으라는 옛 스님들의 뜻이 훨씬 가깝게 느껴질 것입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일주문'(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7321), '불이문'(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5018), '금강역사'(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7550), '부산 범어사 조계문'(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2589), '영암 도갑사 해탈문'(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5490) / 불교신문 '사찰의 구조와 건물 ① 사찰의 문'(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361) /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2024.4.2 보도자료 「완주 송광사 금강문」 등 9건 보물 지정, 2024.2.16 보물 지정 예고 /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영암 도갑사 해탈문', '부산 범어사 조계문' / 부산역사문화대전 '부산 범어사 조계문' / 위키백과 '일주문', '금강문', '범어사 조계문' / KBB한국불교방송 '사찰의 구조 문(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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