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계룡산 갑사 — 춘마곡 추갑사의 가을 천년고찰, 승병장 영규대사와 하늘로 솟은 철당간 이야기

신이말했다 운영진조회 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갑사는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 계룡산 서쪽 기슭에 자리한 천년고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입니다. '봄에는 마곡사, 가을에는 갑사'라는 뜻의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이 있을 만큼 단풍으로 이름난 절이에요. 산림청 '2026년 한반도 단풍절정 예측지도'는 계룡산 단풍 절정을 11월 1일 무렵으로 내다봤습니다. 갑사 주차장에서 절까지는 평탄한 숲길이라 누구나 가볍게 걸을 수 있습니다.

갑사에는 국보인 삼신불 괘불탱을 비롯해 철당간, 승탑, 동종, 대웅전, 월인석보 목판까지 보물이 다섯 점이나 있습니다. 디지털공주문화대전은 갑사가 지닌 지정 문화유산을 모두 열여섯 점으로 정리하고 있어요. 임진왜란 때 처음으로 의승군을 일으킨 영규대사가 출가한 절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디지털공주문화대전, 충청남도 누리집, 그리고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단풍만큼 깊은 갑사의 이야기를 천천히 들려 드릴게요.

갑사 창건과 이름 — 아도화상부터 의상대사의 화엄십찰까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갑사는 계룡갑사(鷄龍甲寺), 갑사(岬寺), 계룡사(鷄龍寺)라고도 불렸습니다. 창건에 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함께 전해져요. 420년 아도화상이 세웠다는 설, 556년(진흥왕 17) 혜명이 세웠다는 설, 그리고 아도가 처음 짓고 혜명이 다시 크게 일으켰다는 설이 있습니다. 갑사 누리집은 420년 아도화상 창건을 공식 연혁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절이 크게 번창한 것은 통일신라 때입니다. 679년 의상대사가 절을 고쳐 짓고 '화엄대학지소(華嚴大學之所)'로 삼으면서 갑사는 신라 화엄십찰의 하나가 되었다고 백과사전은 전합니다. 충청남도 누리집은 최치원이 쓴 『법장화상전』에도 해동 화엄의 열 개 큰 절 가운데 갑사가 들어 있다고 소개해요. 화엄사, 부석사, 해인사, 범어사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으니, 적어도 9세기 이전부터 이름난 큰 절이었던 셈입니다.

조선에 들어와서도 갑사의 위상은 이어졌습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나라에서 사찰의 승려 수와 토지를 정할 때, 예조는 계룡사에 원래 있던 100결의 토지에 50결을 더하고 승려 70명이 머물게 하자고 건의했습니다. 불교를 누르던 시절이었는데도 오히려 절의 살림을 늘려 준 것이지요.

영규대사와 표충원 — "조공을 혼자 죽게 할 수 없다"

갑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분이 기허당 영규대사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영규는 공주 출신으로 계룡산 갑사에서 출가했고, 서산대사 청허 휴정의 법을 이었습니다.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그는 사흘 동안 통곡한 뒤 충청도에서 의승 800여 명을 모았다고 해요. 이때 "우리가 떨쳐 일어남은 조정의 명령이 있어서가 아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는 자는 우리 군에 들어오지 말라"고 말했다고 백과사전은 전합니다.

영규의 승군은 의병장 조헌의 의병과 힘을 합쳐 1592년 8월 1일 청주성을 되찾았습니다. 그 뒤 조헌이 관군을 기다리지 않고 금산의 왜군을 치려 하자, 영규는 공격을 조금 늦추자고 말렸어요. 그래도 조헌이 뜻을 굽히지 않자 "우리 공을 혼자 죽게 할 수 없다"며 함께 금산으로 향했다고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은 전합니다. 8월 18일 금산전투에서 조헌의 칠백 의병과 영규의 승군은 한 사람도 물러서지 않고 모두 전사했습니다. 선조가 청주성 승전 소식을 듣고 내린 벼슬과 옷은 영규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도착했다고 해요.

갑사 대웅전 왼편의 표충원은 1738년(영조 14)에 세워진 사당입니다. 이곳에는 서산대사 휴정, 사명대사 유정, 그리고 기허당 영규대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어요. 충청남도 누리집에 따르면 사당 안의 '의승장영규대사기적비'는 정인보가 글을 지어 1973년에 세웠습니다. 절 가까이에는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영규대사 묘도 있습니다.

철당간과 동종 — 벼락과 공출을 견딘 쇠붙이 유산

갑사로 들어서는 길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하늘로 곧게 솟은 철당간입니다. 당간은 절에 행사가 있을 때 '당(幢)'이라는 깃발을 다는 긴 장대이고, 당간지주는 그 장대를 양쪽에서 붙들어 주는 돌기둥이에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공주 갑사 철당간은 통일신라 때 만든 것으로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당간 높이는 15m, 지주 높이는 3m이고, 철당간부터 기단까지 모두 제자리에 남아 있는 귀한 자료라고 해요.

당간은 지름 50cm의 철통을 이어 붙여 만들었는데, 지금은 24마디가 남아 있습니다. 원래는 28마디였지만 벼락을 맞아 네 마디가 떨어져 나갔다고 해요. 그 시기를 백과사전은 1893년 7월 25일로, 갑사 누리집은 1899년으로 적고 있어 기록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갑사 동종에도 기막힌 사연이 있습니다. 디지털공주문화대전에 따르면 1583년(선조 16) 여진족의 침입으로 나라가 하삼도 사찰의 쇠붙이를 거두어 병기를 만들 때, 갑사의 종도 징발되었다고 해요. 임금의 장수를 비는 큰 절에 종이 없다며 모두 안타까워했고, 이듬해인 1584년에 종을 다시 지었다는 내용이 종에 새겨져 있습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이 종은 높이 131cm, 입지름 91cm로 1968년 보물이 되었어요. 그런데 이 종은 일제강점기에 쇠붙이 공출로 다시 한번 끌려갔습니다. 다행히 광복 뒤 인천의 무기 공장에서 발견되어 갑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디지털공주문화대전은 전합니다.

국보 삼신불 괘불탱과 월인석보 목판

갑사의 보물 가운데 으뜸은 1997년 국보로 지정된 '갑사 삼신불 괘불탱'입니다. 괘불은 큰 법회 때 법당 밖에 내거는 대형 불화예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이 괘불은 1650년(효종 1) 경잠, 화운, 응열 등 화원 여덟 명이 그렸습니다. 비로자나불을 가운데 두고 노사나불과 석가불을 좌우에 앉힌 삼신불 그림이에요. 갑사 누리집은 크기가 길이 12.47m, 폭 9.48m에 이른다고 소개합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유산은 '월인석보 목판'입니다. 『월인석보』는 세종이 지은 찬불가 「월인천강지곡」과 수양대군이 엮은 『석보상절』을 합쳐 1459년(세조 5)에 펴낸 한글 불교 경전이에요. 백과사전에 따르면 갑사에 있는 목판은 1569년(선조 2)에 새긴 권21의 판으로, 모두 46판이 남아 1974년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월인석보』 판목으로는 유일한 것이라고 해요. 한산에 살던 백개만이라는 사람이 자기 집에서 새긴 판으로, 원래 논산 쌍계사에 두었다가 일제강점기에 갑사로 옮겨 왔다고 합니다. 오백 년 전 한글 글자가 나무판에 그대로 새겨져 남아 있다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뭉클해지지요.

이 밖에도 2021년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대적전 앞의 팔각원당형 승탑이 있습니다. 충청남도 누리집은 지금 대적전이 선 자리가 원래 대웅전 자리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해요.

춘마곡 추갑사 — 2026년 갑사 단풍 시기와 오리숲길

'추갑사'라는 이름값은 가을에 가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대전일보 보도에 따르면 갑사 진입로의 단풍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져 여러 빛깔을 내고, 숲길과 경내를 거닐거나 용문폭포까지 걸으며 단풍을 즐길 수 있어요. 같은 기사는 산림청 예측지도를 인용해 계룡산 단풍 절정을 11월 1일로 전했습니다. 다만 단풍은 산꼭대기부터 물들어 내려오기 때문에, 절 주변 숲길은 절정이 며칠 더 늦을 수 있어요.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일정을 잡고, 떠나기 전 국립공원공단 누리집에서 현황을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갑사는 봄에도 아름답습니다. 충청남도 누리집에 따르면 공영주차장 입구 야영장에서 시작하는 생태 길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황매화 군락지가 있어 봄마다 '황매화 축제'가 열려요. 갑사는 공주 10경 가운데 하나로도 꼽힙니다.

갑사 가는 길과 둘러볼 때 알아 두면 좋은 점

공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갑사 방면 시내버스를 타면 30분 남짓 걸리고, 대전 유성에서도 버스가 다닙니다. 노선과 시간표는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에 꼭 확인해 주세요. 체력에 자신이 있다면 갑사에서 연천봉, 관음봉, 삼불봉, 남매탑을 지나 동학사로 넘어가는 종주 코스도 있어요. 국립공원공단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약 10km, 6시간 안팎이 걸린다고 하니 이른 아침에 출발하시길 권합니다. 계룡산 자티고개 구간은 해마다 10월 1일부터 11월 14일까지 탐방로 예약제로 운영되니, 그 길을 지나실 분은 국립공원 예약시스템을 먼저 확인하세요.

붉게 물든 숲길을 지나 철당간 아래에 서면, 벼락과 전쟁과 공출을 견디고 오늘까지 이어져 온 절의 시간이 단풍잎처럼 마음에 내려앉을 거예요. 표충원 앞에서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팔백 의승을 잠시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절은 스님들이 수행하는 공간이니 경내에서는 목소리를 낮추고 법당 예절을 지켜 주세요.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계룡산 갑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0898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공주 갑사 철당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0909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갑사 삼신불 괘불탱」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0905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월인석보 목판」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8920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영규」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7243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금산전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7820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청주전투」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6751 , 우리역사넷 「조헌의 7백 의병과 승려 영규」 https://contents.history.go.kr/mobile/ta/view.do?levelId=ta_p82r_0010_0020_0070_0340 , 디지털공주문화대전 「국보급 불교문화유산의 보고」 http://gongju.grandculture.net/gongju/toc/GC017D020102 , 디지털공주문화대전 「월인석보 목판」 http://www.grandculture.net/gongju/toc/GC01701438 , 충청남도 누리집 「천년고찰 공주 계룡산 갑사」 https://www.chungnam.go.kr/cnportal/media/article/view.do?articleNo=MD0003156481&menuNo=500190 , 계룡산 갑사 누리집 「갑사 소개」 https://gapsa.or.kr/30 , 대전일보 「충청의 가을, 언제 물들까…단풍 따라 떠나는 나들이」 https://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306984 , 위키백과 「갑사 (사찰)」 https://ko.wikipedia.org/wiki/갑사_(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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