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석거리 뜻은 '큰굿 가운데 제석신을 모시는 굿거리'입니다. 재수굿이나 경사굿 같은 큰굿의 한 거리로, 중부지방에서는 불사제석굿, 동해안에서는 시준굿, 함경도에서는 셍굿이라 부르며 불교적 색채가 가장 강한 거리로 꼽힙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제석굿」).
이 글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제석굿」·「제석」·「시준굿」·「제석본풀이」 항목과 강릉시청 강릉단오제 단오굿 안내에서 확인한 내용만 정리했습니다. 특정 무당이나 점집을 소개하는 글이 아니며, 굿 비용처럼 공식 자료가 없는 숫자는 넣지 않았습니다.
굿을 처음 구경하는 사람은 무당이 갑자기 흰 장삼에 고깔을 쓰고 염주를 거는 장면에서 놀라곤 합니다. 스님처럼 차려입었는데 부처님께 비는 것이 아니라 집안의 자손과 수명, 곡식을 빕니다. 바로 제석거리입니다. 같은 제석거리라도 서울과 경기 남부, 양주, 동해안, 함경도, 호남은 진행 순서와 부르는 노래가 다릅니다. 굿의 종류를 알아보거나 점집에서 재수굿 이야기를 들은 분이라면, 지역별 차이를 알고 보면 굿판이 훨씬 잘 읽힙니다.
사진: 양주소놀이굿 공연 장면(2016년 5월 촬영). 양주에서는 제석거리 후반에 소놀이굿이 이어집니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라이선스 CC BY-SA 2.5 (Wikimedia Commons)
제석거리 뜻 — 큰굿 열두거리 속 제석신의 자리
제석굿은 독립된 굿이라기보다 큰굿을 이루는 하위 거리입니다. 백과사전은 중부지방에서 큰굿 열두거리 가운데 오산은 셋째 거리, 서울은 다섯째 거리에서 제석거리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제석」 항목은 굿판에서 부정과 청배, 곧 신령을 불러 모실 준비 과정이 끝나면 제석이 가장 먼저 모셔진다고 설명합니다. 그만큼 높은 신으로 대접받았다는 뜻입니다.
제석은 이름만 보면 불교의 제석천에서 온 듯하지만, 굿에서 하는 일은 사뭇 다릅니다. 백과사전은 제석을 집안 사람들의 수명과 자손, 운명, 농업을 관장하는 가신으로 정의하고, 무속의 생산신이자 수복을 맡은 신, 곧 복신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제석거리의 축원도 아이를 점지받고 오래 살며 곡식이 넉넉하기를 비는 내용으로 채워집니다.
무당의 차림과 제물 — 고깔·장삼·염주, 그리고 비린 것 없는 상
제석거리에서 무녀는 평소의 굿 옷 위에 흰 장삼을 겹쳐 입고 고깔을 쓰며 염주를 걸고, 손에는 방울과 부채를 듭니다. 「제석」 항목에 따르면 허리에는 홍띠를 맵니다. 황해도 지역의 제석거리에서는 여기에 백팔염주를 목에 걸고 바랑을 메고 육환장을 짚는다고 해서, 차림만으로도 탁발 나선 스님을 떠올리게 합니다.
상차림도 다릅니다. 백과사전은 제석시루와 공양미(고양미), 북어, 삼색과일 등을 올리고, 시루나 공양미 위에는 고깔을 접어 얹어 둔다고 적었습니다. 다른 굿거리와 달리 비린 제물을 쓰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굿상에 고깔 접은 종이가 올라가 있다면 곧 제석거리가 시작된다는 신호로 읽으면 됩니다.
서울과 경기 남부 — 같은 중부인데 노래가 다르다
서울지방에서는 제석신의 내력을 길게 노래하는 무가 「당금아기」를 부르지 않습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서울의 제석거리는 제석청배, 제석노랫가락, 제석공수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신을 청하고, 노랫가락으로 즐겁게 한 뒤, 무당의 입을 빌려 신의 말씀인 공수를 내리는 흐름입니다.
반면 오산과 화성, 안성 같은 경기 남부에서는 제석신의 본을 푸는 「당금아기」를 구연합니다. 그 뒤로 제석공수, 바라팔이, 제석축원 순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중부권이라도 서울은 노래와 공수 중심, 경기 남부는 신화 구연 중심이라는 차이가 생긴 셈입니다. 서울·경기의 다른 굿거리, 예컨대 망자를 보내는 굿이 궁금하다면 서울새남굿과 바리공주 글을 함께 보면 비교가 쉽습니다.
양주 소놀이굿 — 제석거리가 농사의 신을 모신다는 증거
경기도 양주에서는 제석거리 후반에 소놀이굿이 이어집니다. 백과사전은 이것이 제석거리가 농경생산신에 대한 제향임을 보여 준다고 해석합니다. 소는 농사의 상징이고, 소를 몰고 와 굿판에서 노는 장면은 한 해 농사와 집안 재물이 불어나기를 비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위 사진이 바로 국가무형유산 양주소놀이굿 공연 장면입니다.
제석이 곡식과 닿아 있다는 흔적은 굿 밖에도 남아 있습니다. 백과사전은 시준단지와 제석단지 같은 곡물숭배의 민간신앙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곡식을 담은 단지를 신체로 삼아 집 안에 모셨던 풍속이 굿판의 소놀이와 같은 뜻을 지녔다는 것입니다. 집안 제석 신앙의 자세한 모습은 따로 정리할 만큼 이야깃거리가 많아서, 이 글에서는 굿판의 진행에 집중합니다. 양주소놀이굿은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지금도 공연과 전승 활동이 이어지고 있어, 제석거리와 농경 의례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직접 볼 수 있는 드문 사례입니다.
동해안 시준굿·세존굿 — 중 흉내와 중잡이놀이
동해안에서는 제석거리를 시준굿, 세존굿, 중굿이라 부릅니다. 시준은 세존(世尊)의 와음입니다. 「시준굿」 항목에 따르면 별신굿에서는 화해굿 다음에 시준굿을 하며, 무녀가 장구 반주만으로 장편 서사무가 「당금아기」를 부른 뒤 말없이 중 흉내를 냅니다. 이 대목은 춤도 없이 장구 반주에 말과 노래만으로 길게 이어집니다.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조는 시늉, 하품하고 이를 잡는 시늉, 짚신을 삼는 시늉이 이어집니다.
이어 바닥에 놓인 바라를 입으로 물어 올리는 바라춤을 추고, 제주에게 고깔과 장삼, 염주를 씌워 함께 춤을 춘 뒤 동냥자루를 메게 해 관중에게 걸립을 시킵니다. 마지막으로 남자 무당 둘이 중도둑을 잡는다며 '중잡이놀이'를 벌이고 자루 속 쌀과 팥을 관중석에 뿌립니다. 백과사전은 진행을 청배무가 구연, 중의 흉내, 바라춤, 제주의 걸립, 중잡이놀이, 음복과 제살 여섯 단계로 정리했습니다. 강릉단오제 단오굿 안내에서도 세존굿 마지막에 양중들이 '중도둑잡기' 촌극을 한다고 소개합니다.
함경도 셍굿과 호남 제석굿 — 그리고 굿을 볼 때 확인할 것
함경도에서는 이 거리를 셍굿이라 부르며 「제석풀이」를 비롯한 여러 무속신화를 구연합니다. 호남에서는 이름 그대로 제석굿이라 하고 「제석풀이」를 부른 뒤 축원과 덕담이 이어집니다. 지역마다 이름과 순서는 달라도 고깔과 장삼의 불교적 차림, 그리고 자손과 수명, 곡식을 비는 축원은 공통입니다. 전국 굿의 큰 갈래는 굿의 종류 지역별 정리에 지도처럼 묶어 두었습니다.
백과사전 「제석」 항목은 오늘날 제석거리가 그 신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한 거리로 적당히 놀아지는 경우가 많다고도 지적합니다. 점집이나 무당에게 재수굿을 권유받았다면 어떤 거리를 하는지, 제석거리가 들어가는지, 총비용과 취소 조건은 어떤지를 문자로 받아 두고 바로 결제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제석굿」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1302 , 「제석」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1301 , 「시준굿」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2478 , 「제석본풀이」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1304 , 강릉시청 강릉단오제 단오굿 https://www.gn.go.kr/www/contents.do?key=668 , 사진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C%96%91%EC%A3%BC%EC%86%8C%EB%86%80%EC%9D%B4%EA%B5%BF002.jpg
굿 이야기는 전통문화 참고 자료입니다. 건강 문제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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