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육바라밀(六波羅蜜)은 대승불교의 보살이 닦는 여섯 가지 수행덕목인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반야(般若, 지혜)바라밀을 말합니다. '바라밀'은 산스크리트어 파라미타(pāramitā)를 소리 나는 대로 옮긴 말로 '완성', 또는 번뇌의 이쪽 언덕(차안)에서 열반의 저쪽 언덕(피안)으로 '건너간다(도피안)'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베풀고, 계를 지키고, 참고, 부지런히 닦고, 마음을 고요히 하고, 지혜로 꿰뚫어 보는 여섯 가지 길이며, 이 가운데 반야바라밀이 나머지 다섯을 이끄는 바탕이 됩니다. 여기에 방편·원·역·지 네 가지를 더하면 십바라밀이 됩니다.
절에서 법문을 듣거나 불교 교리 책을 펼치면 가장 자주 만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육바라밀입니다. "바라밀이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팔정도와 육바라밀은 어떻게 다른가요?", "보시에도 종류가 있나요?", "십바라밀은 또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이 꾸준히 나옵니다. 이 글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육바라밀」·「바라밀」·「십바라밀」·「보살도」 항목, 불교신문과 현대불교 기사, 대한불교조계종 사찰의 교리 안내를 바탕으로 육바라밀의 뜻과 여섯 가지 내용, 팔정도와의 차이, 일상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차례로 정리한 것입니다.
육바라밀 뜻 — '바라밀'은 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바라밀」 항목은 이 말의 어원에 대해 두 가지 대표적인 설을 소개합니다. 하나는 '피안의(param)'와 '도달한(ita)'을 합친 말이라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피안에 도달한(parami)'과 '상태(ta)'를 합친 말이라는 설입니다. 보통은 뒤의 설을 따라 '완성'이라고 번역하며, 한문으로 옮길 때는 '도(度)'라고 씁니다. 정확하게 옮긴다고 해서 '바라밀다(波羅蜜多)'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반야심경의 정식 이름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에 들어 있는 바로 그 바라밀다입니다.
현대불교의 「바라밀, 피안으로 가는 길」 기사는 바라밀을 '완성'과 '도피안' 두 가지 의미로 풀이하면서, 수행의 완성이 곧 피안에 이르는 것이므로 두 뜻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사는 차안(此岸)은 탐욕·성냄·어리석음, 곧 탐진치 삼독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괴로움이 가득한 곳이고, 바라밀은 이 번뇌의 언덕에서 괴로움이 사라진 열반의 언덕으로 건너가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같은 기사는 사찰 법당 벽면에서 볼 수 있는 반야용선(般若龍船) 그림을 예로 들어, 지혜라는 선장이 이끌고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이 힘을 합쳐 모든 사람을 함께 태우고 가는 큰 배에 육바라밀을 비유합니다.
바라밀은 여러 갈래로 나뉩니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바라밀은 일반적으로 3종바라밀, 4바라밀, 6바라밀, 10바라밀로 분류합니다. 3종바라밀은 같은 육바라밀이라도 무엇을 위해 닦느냐에 따라 세간바라밀(천상에 나기 위해 닦음), 출세간바라밀(이승이 열반에 들기 위해 닦음), 출세간상상바라밀(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닦음)으로 나눈 것입니다. 4바라밀은 열반의 네 가지 덕인 상(常)·낙(樂)·아(我)·정(淨)을 뜻하며, 보살이 바라밀행을 완성하고 부처가 되었을 때 결과로 갖추어지는 덕입니다.
육바라밀 여섯 가지 — 보시·지계·인욕 바라밀
첫째, 보시바라밀은 베푸는 수행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보시를 재시(財施)·법시(法施)·무외시(無畏施) 세 가지로 나눕니다. 재시는 자비심으로 다른 이에게 조건 없이 물건을 주는 것, 법시는 다른 사람에게 부처의 법을 말해 선근(善根)을 자라게 하는 것, 무외시는 스스로 계를 지켜 남을 침해하지 않고 다른 이의 두려워하는 마음을 없애 주는 것입니다. 돈이 없어도 따뜻한 말 한마디, 두려워하는 사람 곁을 지켜 주는 일이 모두 보시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승불교에서 보시는 공덕을 바라고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은적사의 교리 안내는 『금강경』의 "보살은 마땅히 법에 머묾이 없이 보시할지니, 색·소리·냄새·맛·촉감·법에 머묾이 없이 베풀어야 한다"는 구절을 소개합니다. 이를 흔히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고 부르며, 베풀고도 베풀었다는 생각을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구룡사의 안내는 여기에 더해 보시에는 주는 사람·받는 사람·주는 물건 세 가지가 모두 청정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둘째, 지계바라밀은 계율을 지키는 수행입니다. 백과사전은 지계가 부처가 제자들의 비도덕적인 행위를 막기 위해 정해 둔 법규를 지키고 범하지 않는 데서 출발해, 갖가지 선을 실천하고 모든 중생을 살찌게 하는 행위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합니다. 은적사 안내에 따르면 불교인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계는 불살생·불투도·불사음·불망어·불음주의 오계이고, 출가한 비구와 비구니에게는 각각 250계와 348계의 구족계가 있습니다. 다만 계를 지킨다는 부담감이나 자만심이 있어서는 안 되고, 자연스럽고 자율적인 준법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셋째, 인욕바라밀은 참는 수행입니다. 백과사전은 인욕을 온갖 모욕과 번뇌를 참고 어려움을 극복해 안주하는 것, 특히 일상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성나고 언짢은 마음을 참고 견디는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인욕에는 네 단계가 있습니다. 성나는 마음을 먼저 눌러 다스리는 복인(伏忍), 참기를 거듭해 역경이나 순경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유순인(柔順忍), 모든 것이 인연으로 모였다 흩어진다는 진리를 깨달아 성낼 것도 참을 것도 없어지는 보살의 무생인(無生忍), 본래 적멸한 열반의 경지에 선 부처의 적멸인(寂滅忍)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괴로운 역경만이 아니라 마음을 즐겁게 하는 순경도 참아야 한다는 대목입니다. 역경을 못 참으면 분노로 다투게 되고, 순경을 못 참으면 유혹에 빠져 몸과 마음을 버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인욕의 대표적인 예로는 『금강경』에 나오는 가리왕 이야기가 자주 인용됩니다. 은적사 안내가 소개한 구절에서 석가모니는 전생에 가리왕이 자신의 몸을 마디마디 잘랐을 때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있었다면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났겠지만 그러한 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보살도」 항목도 왕의 분노를 사 사지가 잘리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원한을 품지 않은 인욕보살 이야기를 인욕바라밀의 예로 듭니다.
육바라밀 여섯 가지 — 정진·선정·반야 바라밀
넷째, 정진바라밀은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수행입니다. 백과사전은 정(精)을 순일무잡(섞임 없이 한결같음), 진(進)을 용맹무퇴(용감하게 나아가 물러서지 않음)로 풀이합니다. 정진에는 몸과 입으로 부지런히 착한 일을 배우고 실행하는 것과, 뜻을 늘 진리에 머물게 하는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또 한번 결심한 일은 목적을 이룰 때까지 힘쓰는 사정진(事精進)과, 악한 생각을 없애고 선한 마음을 일으켜 나와 남 모두에게 이로운 일을 끝까지 해내는 이정진(理精進)으로도 나눕니다. 은적사 안내는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 때 "방일하지 말라, 나는 불방일로써 정각에 이르렀다"고 당부한 내용을 정진의 근거로 소개합니다.
다섯째, 선정바라밀은 마음을 고요히 하는 수행입니다. 백과사전은 선정을 수행인이 반야의 지혜를 얻고 성불하기 위해 마음을 닦는 것, 생각을 쉬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현실의 삶이 불만과 고통으로 가득한 까닭은 잡다한 생각을 쉬지 못하고 어리석게 집착하기 때문이며, 선정은 망념과 사념, 허영심과 분별심을 버리게 하는 공부라는 것입니다. 「보살도」 항목에서는 이를 정려(靜慮)바라밀이라고도 부르며 전통적인 네 단계의 선정(4정려)을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여섯째, 반야바라밀은 지혜의 수행입니다. 백과사전은 반야를 모든 사물과 이치를 밝게 꿰뚫어 보는 깊은 슬기로 풀이하면서, 지식이 대상을 나누어 아는 분별지라면 지혜는 분별을 넘어선 무분별지라고 구분합니다. 반야바라밀은 '모든 부처의 어머니'라 불리며 다른 다섯 바라밀을 이루는 바탕이 됩니다. 반야는 다시 부처가 설한 경·율·논 전체인 문자반야, 그 글을 통해 진리를 알고 수행하는 관조반야, 부처가 체득한 진리 그 자체인 실상반야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은적사 안내는 『소품반야』를 인용해 대지에 씨앗을 뿌려도 땅에 의지하지 않으면 자랄 수 없듯 다섯 바라밀도 반야바라밀 속에 머물러야 자란다고 설명합니다.
팔정도와 육바라밀의 차이 — 보시와 인욕이 더해진 이유
앞서 이 게시판에서 다룬 사성제와 팔정도는 초기불교의 핵심 수행법입니다. 그렇다면 대승불교는 왜 육바라밀을 따로 세웠을까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육바라밀」 항목은 자기 인격을 완성하는 데는 사제와 팔정도로 충분하지만, 팔정도는 자기완성을 위한 항목만 담고 있어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利他)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대승불교는 보시와 인욕처럼 사회를 향한 항목을 포함한 육바라밀을 보살의 수행법으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같은 항목은 육바라밀이 팔정도의 내용을 모두 품고 있으면서 팔정도에 없는 보시와 인욕을 더했고, 이 두 가지가 바로 이타적인 대승불교의 특질을 보여 준다고 정리합니다. 보시를 맨 앞에 둔 까닭도 사회의 모든 사람이 서로 돕는 보시와 자선을 행하는 것이 대승불교에서 가장 필요한 정신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대불교 기사도 육바라밀이 근본불교의 삼학(계·정·혜)이나 팔정도를 대승의 입장에서 계승하고 재해석한 것이어서 정신은 다르지 않지만, 보시나 인욕처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수행을 보강했다고 설명합니다.
「보살도」 항목에 따르면 보살도는 혼자 깨닫는 아라한이 아니라 석가모니 붓다와 같은 깨달음(무상정등정각)을 목표로 하며, 자기를 이롭게 하는 자리행과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행을 함께 닦습니다. 그 대표적인 수행 방법이 육바라밀이고 수행 단계로는 십지설이 대표적입니다. 『본생담』에서 가장 강조된 것은 보시·인욕·지계바라밀로, 자기 몸까지 내어준 시비왕 이야기와 손님을 대접하려고 스스로 불에 뛰어든 토끼 이야기가 보시바라밀의 예로 전해집니다.
십바라밀 뜻 — 방편·원·역·지 네 가지를 더한 열 가지 길
십바라밀은 육바라밀에 방편(方便)·원(願)·역(力)·지(智)를 더한 것입니다. 현대불교 기사와 「보살도」 항목은 『화엄경』 계통 경전에서 이 십바라밀을 강조한다고 설명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십바라밀」 항목에 따르면 방편은 보시·지계·인욕바라밀을, 원은 정진바라밀을, 역은 선정바라밀을, 지는 반야바라밀을 돕는 관계에 있으며, 이 네 가지는 반야바라밀이 나뉘어 생긴 것이면서도 각각 독자적인 기능을 지닙니다.
방편은 중생의 근기(가르침을 받아들이는 능력)에 맞게 여러 수단과 방법을 쓰는 것이고, 원은 반드시 이루려는 서원으로 처음 발심하는 발심원부터 법과 중생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는 대원까지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역은 수도를 방해하는 것을 막는 힘으로 지혜로 사물을 바르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택력과 육바라밀을 닦는 정진력인 수습력이 있고, 지는 옳고 그름과 삿됨과 바름을 분별하고 판단하는 마음의 작용입니다. 현대불교 기사는 반야바라밀이 모든 분별이 끊어진 지혜라면, 지바라밀은 그 무분별의 지혜를 생활 속에서 살려내는 지혜라고 풀이하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말을 예로 듭니다.
우리나라에서의 흐름도 백과사전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십바라밀은 신라시대 이래 유가법상종과 화엄종을 중심으로 그 실천이 크게 강조되었지만, 조선시대에는 선(禪) 중심의 불교가 육바라밀만을 중심으로 채택하면서 나머지 네 바라밀은 크게 중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 불교에서는 육바라밀이 보살행의 기본으로 가장 널리 이야기됩니다.
일상에서 육바라밀 실천하는 법 — 자주 묻는 질문
육바라밀은 출가 수행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불교신문 어린이 교리 코너 「육바라밀이 무엇입니까?」는 보시를 이웃을 위해 베푸는 것, 지계를 계율을 지키는 것, 인욕을 분한 마음과 번뇌를 참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 정진을 게으름 없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선정을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잡다한 생각을 쉬는 것, 지혜를 삿된 소견을 버리고 사물을 밝게 꿰뚫어 보는 슬기로 풀이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합니다.
이를 생활의 말로 옮겨 보면 이렇습니다. 가진 것을 나누고 좋은 말과 도움을 건네는 것이 보시, 오계를 기준으로 생명을 해치지 않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며 거짓말을 삼가는 것이 지계, 화가 치밀 때 한 번 숨을 고르는 것이 인욕, 정한 기도나 공부를 하루도 거르지 않는 것이 정진, 하루 몇 분이라도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선정,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내가 했다'는 집착 없이 바르게 보는 것이 반야입니다. 현대불교 기사가 말하듯 지혜가 깊어져야 보시와 인욕이 잘 실천되고, 반대로 다른 바라밀을 잘 닦으면 지혜도 더욱 깊어진다는 점에서 여섯 가지는 따로가 아니라 함께 굴러가는 수행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육바라밀의 순서는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반야이며, 반야를 지혜바라밀이라고도 부르고 선정을 정려바라밀이라고도 부릅니다. 바라밀과 바라밀다는 같은 말을 옮긴 차이일 뿐 뜻은 같습니다. 팔정도가 자기완성의 길이라면 육바라밀은 남과 함께 건너가는 보살의 길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이고, 십바라밀은 육바라밀에 방편·원·역·지를 더한 확장판입니다. 절의 법당에서 반야용선 그림을 보게 된다면, 지혜의 선장과 다섯 참모가 함께 저 언덕으로 노를 젓는 육바라밀의 모습을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육바라밀」(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2096)·「바라밀」(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0468)·「십바라밀」(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3993)·「보살도」(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3385), 현대불교 「바라밀, 피안으로 가는 길」(https://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03571), 불교신문 「육바라밀이 무엇입니까?」(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77185), 대한불교조계종 은적사·구룡사 교리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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