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 때인 1702년 무렵(자료에 따라 1703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은 제주의 풍속을 유교식으로 바꾸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디지털제주문화대전에 따르면 그는 광정당에서의 기도 풍습을 금하고 섬 곳곳의 신당 129곳과 절 두 곳을 불태웠으며, 심방들에게 농사를 짓게 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일이 제주 사람들 사이에서 '영천 이목사'라는 전설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1975년 큰심방 안사인 등에게서 채록된 이야기에서, 이 목사는 섬을 떠나려 할 때 바람 때문에 배를 띄우지 못하고, 바다에 나서자 당신(堂神)들이 뒤쫓아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집니다.
역사 속 목사는 신당을 없앴지만, 전설 속에서는 신들의 분노를 피해 달아나야 했던 셈입니다. 제주 사람들이 자기 마을의 신을 얼마나 아꼈는지 보여 주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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